1.

조류 인플루엔저가  오리나 닭을 집단 사육하는

농가에 발생하면 대부분 조류들이 죽게 됩니다.

조류들은 이미 소비 수요에 맞추어 같은 형질로 개량되였고  

이에 따라 조류본성의 면역력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도 몇 마리 살아남은 조류들이 있는데

이 조류는 다른 형질을 가진 조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 조류 또한 방역원들의 살처분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사람사회도 사는 지역에 따라 고유한 삶의 방식이 있는데

세상은 천편일률적으로 같아지고 경제조차도 단일화 되어갑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하니 사람의 마음도 베품과 호혜의 심성에서

투기욕망이라는 같은 형질로 개량되고, 빚을 내서 과소비를 하여

‘죽어있는 돈 많이 쌓기’가 유일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는 사람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질병으로 이어진 듯싶습니다.

거품의 돈 굴리기 세상은 마치 햇볕이 내리쬐면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녹아내림에도 불구하고...

3년 전 어느 한 신문 국제란 기사에 이런 게 실렸습니다.

“미국 남부의 한 부동산 투자자는 고급아파트를

42만 달러에 계약해서 즉석에서 되팔아 10만달러의 차익을 챙겼다고

그리고 단독주택 값이 5년 새 135%로 올랐다고”

3년 후 2008년, 8조 달러의 주택 거품이 꺼지면서

서브프라임 인플루엔저가 미국을 휩쓸자

세계 경기가 마비될 정도로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거품붕괴의 영향을 덜 받는 나라는

첨단금융기법이라는 항생제를 투여하며

요리조리 거품 돌려막기의 귀재였던

미국의 영향력을 덜 받은 나라들입니다.

또 야생 조류나 토종닭 같은 온전한 생명력을 갖춘

가난한 사람을 위한 소액대출인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은

이 욕망 덫에 걸리지 않고 끄떡없이 잘 굴러갑니다.

이런 차이는 대체 어디에서 연유가 될까요?

2.

만약 농부는 올해 쌀농사로 8백만 원 해냈고

주식 투자자는 주식으로 똑같은 돈을 벌었다고 가정하고

이 양자를 비교하면

현상적으로는 동일한 액면가이기에 같습니다.

그러나 내면의 가치를 비교하면 질적으로 다릅니다.

주식은 남이 돈을 잃어야만 그 돈이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이고

쌀은 농부의 노동과 자연의 혜택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산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름에도

눈먼 현대 경제는 같은 액면가로 봅니다.

동남아 3세계 국가에 여행 간 선진국 국민들이 여행하면서

하루에 쓴 돈이 그 나라 한 가족이 쓸 1년 치 돈에 맞먹기도 합니다.

도대체 달러의 힘이 얼마나 세고,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은

많은 부를 어떻게 쌓아 올렸기에 이러한 터무니없는

격차가 나는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공산품에 비해 후려치는 농산물 가치의 부등가 교환과

3세계 국민들의 낮은 임금의 희생 몫은 어디로 빨려 가는지,

또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 펀드에 투자 했던 개미투자들의 

날아가 버린 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지

읽어 내기도 싶지 않습니다.

3. 

교육, 의료, 주택, 금융이

사람됨, 치료, 주거공간, 신용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잃고 모두 이윤상품이 되어

평범한 사람들도

아무런 금융에 대한 시민감시단체도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모 아니면 도’ 인 돈 굴리기 시장에 부나비처럼 뛰어듭니다.

개인의 욕망과 유혹에 빠져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세상은 이미 거품의 가수요로 일상생활의 비용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여기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서는 고액의 과외가 따르고

집값을 근로소득으로 장만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기에

돈을 빌려 투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식에서 일탈된 세상말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지난 30년간 성장이라는

다람쥐 쳇바퀴를 정신없이 굴렸습니다.

쳇바퀴의 크기는 선진국 바퀴만큼 점점 커졌고

바퀴 도는 속도가 핑핑 돌 정도로

사람에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퀴 속도에 맞추어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파이의 크기가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분배되는지,

자연 생태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따질 겨를도 없는 것이지요.

또 이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 행복하다는,

소비를 많이 해야 선진사회라는 경제교육도

우리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경제라는 쳇바퀴가 

세상과 사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이윤의 추구의 도구로 전락될 때

마치 뱀이 이슬을 먹으면 독이 되듯이

살림의 경제가 아닌 파괴의 경제가 되는 것을

공황위기가 닥쳐야 알아차릴 뿐입니다.

경제 금융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닌 수단이자 도구일 뿐입니다.

어떻게 쓰는가는 전적으로 사람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사람을 고치지 않고 병을 고칠 수 없고

사람을 고치면 병은 저절로 낫듯이

돈벌이 경제가 우리시대의 종교가 되어버린

가치전도 현상을 바로잡고,

근본적인 성찰이 뒤따르지 않으면

이번 금융위기도 땜질식 항생제 투여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더욱 더 깊은 어둠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성일 : 2008-11-16 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