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민주주의가 '거짓' 민주주의라는 표현은 다소 이상적 입니다.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 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하는것은 여전히 우리의 숙제 이고 그런까닭에는 일말 우리의 책임도 있습니다.  
현실의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는 그 사회가 도달한 민주주의의 한계이자 구성원의 한계입니다. 민주주의는 구체적인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전진하기 때문입니다.
대의민주주와 직접 민주주의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대립시키는 것은 인텔리의 관념이며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편향된 이해입니다.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는 중우정치입니다.
중우정치의 한계때문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철인정치'를 주장하기도 했던것입니다.
시대의 맥락에서 역사의 흐름속에서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보입니다. 당파적 사고와 운동적 패권주의가 몰락해가는 시대에 주권자인 우리는 그 폐허위에 어떤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할까요?
그 벅차고 즐거운 경험을 우리는 무엇으로 나눌수 있을까요 ?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내리지 않는 대의민주주의는 설령 진보신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위선의 엘리트 권력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촛불정치에 대한 몇 가지 의문

어제 춘천시 당원모임에서 한재천 선생님의 ‘촛불시위’에 대한 발제(윗 글)가 있었다. 한 선생님은 촛불시위에 대해 네 가지 의미를 부여하였다. 무리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촛불시위는 고시철회를 넘어 민영화반대, 공영방송지키기, 노동문제, 이명박정부 퇴진 등으로 이슈가 확장되고 있다.

둘째, 촛불시위는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직접민주주의의 실험장이며 기존의 틀에 갇힌 ‘낡은, 거짓된’ 대의민주주의, 엘리트 민주주의(나아가 지도와 헤게모니를 강조하는 자기중심적 운동권)에 대한 도전이자 대안이다.

셋째, 촛불시위는 노동해방, 계급 등 거대담론과는 다른 새로운 담론, 즉 생명담론과 생활정치를 기반으로 한 저항이다.

넷째, 따라서 진보신당은 이 촛불 속에 녹아들어가야 한다. 그 요지는 진보신당이 대의민주주의보다는 직접민주주의, 계급담론과 의회정치 보다는 생명담론과 생활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의회정당 보다는 사회운동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선생님의 문제제기를 단순화하여 보면 진보신당이 (계급문제와 그 해법으로 의회정치를 강조하는) 근대적 문제설정에서 벗어나 (생명문제와 그 해법으로 직접행동을 강조하는) 탈근대적 문제설정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러한 한 선생님의 주장에 대해 근대적 문제설정을 가진 사람들의 의문과 문제제기가 있었다. 첫째, 촛불시위가 한 선생님의 기대만큼 이슈가 확장되고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일 수 있는가? 둘째, 촛불시위는 계급담론에서 생명담론으로의 전환이라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상황에 대한 분노이며 저항이라는 것이다. 셋째, 따라서 진보신당은 촛불시위의 열기가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있는 정당이 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이상의 당일 토론을 두 가지 흐름으로 단순 무식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근대적 문제설정과 탈근대적 문제설정

	근대적 문제설정	탈근대적 문제설정
한국사회의 특성	계급사회	위험사회
한국사회의 핵심 문제	계급문제 (양극화, 미약한 사회복지 등)	생명문제 (안전 위기, 생태 위기 등)
문제해결의 방향	민주주의의 내용 전환 - 절차(정치)민주주의를 넘어서서 실질(사회/경제)민주주의로...	민주주의 방식 전환 - 대의(의회)민주주의를 넘어서서 직접민주주의(생활정치)로...
진보정당 운동의 방향	의회정당 중심 + 사회운동정당 부차적	사회운동정당 중심 + 의회정당 부차적
주창자 (그냥 추정입니다)	허성민, 이상규 등 사민주의자	한재천 등 아나키스트

* 조세훈은 왔다리 갔다리로 추정됨. 의회정당 강조하다 요새 촛불시위를 보며 68혁명을 가능성을 점치기도...그 근거를 좀 더 제시했으면...(-^-^-).

나는 이 토론이 적극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과거 민노당 시절 사민주의자들의 제도정치, 의회정치를 강조하는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민넷 등 사민주의 주창자들(대표적으로 최병천)은 전진을 포함한 민노당 내 주요세력이 지나치게 ‘사회운동정당’을 강조한 반면 ‘의회정당’을 무시하는 관성으로 인해 민노당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하였다. 즉 투쟁만을 강조하면서 의회를 매개로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했고, 겸직 금지로 단병호,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공직대표가 당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여 자주파를 득세하는 결과를 낳았고, 불법적인 지구당 운영과 부정회계 문제가 불거지는 데 공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사회운동정당’에서 벗어나 현재의 제도적 틀을 인정하고 제도정치, 의회정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사민주의자들의 주요 요지였다. 지금 시점에도 이 주장이 타당한지 사민주의자들은 답해야 할 것이다. 사실 사민주의자들은 은근히 사회운동정당의 위상을 지나치게 폄하하면서 ‘전진’ 그룹을 과도하게 비판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요새 촛불잔치에 편승하여 힘을 얻고 있는 아나키스트들도 자신의 주장을 보다 잘 제시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중요한 몇 가지 문제에 답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계급문제와 노동정치, 즉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와 의회정치는 낡은 틀인가?

한국사회는 87년 대투쟁을 통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사회복지, 노동권 등) 단계로 전환하지 못하였고, 그나마 김대중 노무현 정부 하에서 구현된 최소한의 사회복지 및 노동권조차 최근 이명박 정부에 의해 약화될 판국이다. 여전히 계급문제는 중요하다. 계급문제와 계급정치를 낡은 정치로 폄하하고 생명문제와 생활정치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의 몰락과 이명박 정부의 집권의 힘이 ‘민생’(계급문제)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촛불시위는 과거의 수동혁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가?

한국사회는 4.19, 6월민주항쟁, 2000년대 초반의 노무현의 집권과 탄핵정국 등에서 보듯 지독하리만큼 수동혁명의 역사였다. 즉 아래로부터의 혁명 혹은 개혁의 요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력들이 개혁의 주체가 되어 능동혁명으로 가지 못하였다. 오히려 늘 그 귀결은 보수야당에게로 넘겨지고 제한적 민주화와 개혁에만 머무르는 수동혁명 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 수동혁명은 개혁실패와 민생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겹치면서 보수혁명(박정희 집권, 민자당 창당, 이명박 집권)으로 귀결되었다. 이번 촛불시위도 엄청난 변화의 열망에도 이명박에 대한 반발을 될 지언정 이것이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와 실질적인 폭넓은 개혁으로 전환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결국 촛불시위가 잘 나가더라도 탄핵정국처럼 보수야당이 성과를 챙기는 반면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약간의 성과를 얻는 것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어도 촛불시위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인정을 받을지라도, 여전히 서민들은 정치사회, 즉 의회정치 및 지방정치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촛불시위에 열심히 참가하는 것 만큼이나 제도정치와 지방정치 내에서 진보신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다.

셋째, 역시 연장된 문제이지만 촛불시위는 ‘노빠’ 정치를 넘어설 것인가? 촛불시위는 공기업 민영화 및 의료민영화 문제로 확산될 것인가? 이 문제들은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추후 논의로 넘겨야 할 것이다.

시간에 쫓겨 두서 없이 정리하였다. 이런 문제를 놓고 함께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으면...

 

제가 어제 발제 때 지나친 치우침으로 말씀을 드렸는 줄 모르겠으나

계급문제와 계급정치를 낡은 정치로 폄하했던 것이 아니라

촛불의 후발주자로 나온 계급주체들의 성찰과 자기 발전의 계기가 되고

현재의 촛불이 말 그대로 풀뿌리 생활민주주의로 제대로 정착되도록

노력해야할 일은 남의 아니라 진보신당의 역할인 듯싶습니다.

더 나아가 국민주권이 주민주권까지 내려가 정치의 생산자가

될 때  촛불은 성공할 것 같고요.

이러한 풀뿌리가 튼튼해야 대의 민주주의 선거도

들러리 선거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춘천지역에서 재창당과 관련한 여러 당원들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상적 정치활동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대중과 호흡하는 일상정치를 하자고.

이를 뒤집어 보면 진보신당 자체부터 대의민주주의 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지역에서 학교급식, 로컬 푸드를 실현하기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 그자체가 촛불을 안착시키는 일이 아닌지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생명문제와 생활정치가 전면으로 올라왔습니다.

중요한것 은 이것을 받아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는가 여부인 것 같습니다.

노빠식 넷 정치를 훨씬 넘어서는 현재 촛불 흐름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잘 읽어내는 길이 진보신당이 사는 길인 것 같습니다.

함께가자님...
너무 너무 열심히 정리를 해주셨네요...
이강익 동지인가요??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가 점진적인 결합하는 해소와 소통의 준비과정으로 진보신당의 미래를 고민해봅니다.

그런데 지금의 촛불시위가 사회운동정당의 영향이나 방향이라는데에는 동의할수없습니다.현상에대한 이분법적인 분석입니다.
그리고 사민주의(사민넷)에서 주장하는 의회주의는 직접민주주의 일반을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이건 좀 넌센스군요..
현재의 대의민주주의의부재는 진보신당의 고민이기도 한 내용입니다.
 디지털미디어의 발달과 정보소통의 원할함이 소수에의한 정보집중을 다수에게 확산시키고 권의주의적이고 패쇄적인 비민주적인 일방소통의 내용들을 해체하고 있습니다.자연스러운 대중의 요구를 집중,요구를 반영시키는 소통과 해소 집중의 방법으로 의회주의를 사고하는것입니다.

대운하 수도,전기,의료,철도등의 공기업민영화 언론프레들리 양극화 등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이전의 소수의 활동가들에게만 집중되었던 정보가 미디어인터넷매체를 통해 다수대중에게 직접적으로 반영되고있습니다.
그 편향은 보수적일수도 진보적일수도 중도적일수도 있습니다.다양성과 다원주의가 상존한다고 생각합니다.촛불집회에참여한 100만명이 시민다수는 권의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내용의 해체를 통한 광범위한 다수의 요구가 반영되는 민주주의를 원하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
현재는 이렇한 소통을 담아낼 그릇이 없습니다.바로 대의 민주주의의 부재입니다.이러한 대의 민주주의의 부재는 향후 20-30년간의 지속적인 진보신당의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3가지의 내용에대해서는 철저하게 동의합니다.

(저는 도리어 극단적반미와 수구적민족주의의 편향에대해 고민을 했습니다.그럴 경향성과 내용이 많기에..조중동에서 제일 우려하는 논조의 방향도 바로 반미,민족주의 경향에 대한 경계였습니다.그럼 저와 조중동이 일맥상통 이것 또한 미스테리군요.)

함께가자님/ 어.. 관심은 감사하지만 굳이 저까정 끌어들이실 것까지야. 왔다리 갔다리, 정확한 표현이신데요. 정당정치와 운동정치라는 구분에 대해 회의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당분간은 그럴려구요.

조세훈 님께 표현이 그랬던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 조세훈 님의 견해를 듣고 싶어서...  

함께가자님/ 정색하고 미안하다고 하시면 제가 뻘쭘해집니다. ㅎㅎ 정리되지 않더라도 의견을 활발히 나누면 좋으련만 늘상 바쁘다는 핑계만 대고 있으니 죄송합니다. 기둘려주삼~

한재천님과 같은 일당으로 넣어주시니 기분이 좋습니다.사실 한재천님의 글에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는 처지이고 보면...

아나키즘에 대해서는, 얼마 전..자유게시판의 저의 글 에코아나키즘을 좀더 읽어보고 언급하셨음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