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 진보신당이 제시한 공약 중에서 'We Can'공약이란 게 있었습니다.
이걸 기억하고 있는 당원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더 놀라운 건 이미 이 공약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름하여 ‘위스타트(We Start)’사업이 그것입니다.
정확히 'We Can'공약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의식은 동일합니다.

이번에 진보신당 강원도당에서 ‘위스타트(We Start)’사업에 대한
기고를 받아서 글을 올립니다.

지역활동의 새로운 모델을 고민하시는 강원도당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가난의 되물림, 사회 양극화 해결의 단초

- 원주시 태장동에서  ‘위스타트(We Start)’사업 시작

전미선 위스타트원주마을센터 자원연계팀장

  작년 5월 원주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며 폭력을 휘둘러온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무더기 입건된 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사람을 죽여보자며 길 가던 여중생을 유인해 묻으려고까지 했는데,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조차 모르는 듯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은 그 피해가 확인된 것만 70여 건이고, 100여 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하고 폭력을 휘둘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수만도 원주지역 6개 중학교에 9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저소득층, 결손가정의 아이들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아이를 가해자로 만든 것은 아이 스스로가 아니라 이 아이를 둘러싼 환경 즉, 가족과 이웃과 학교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도 우리 아이다. 결국 이웃과 학교와 사회의 피해자가 우리 아이에게 피해를 입힌 사건인 것이다.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이런 일들은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빈곤층 아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실정

  따라서 우리 아이들을 정성껏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사회적 지원체계는 기존의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일회성 지원으로는 역부족이다.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 서비스, 1등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학교문화, 마을의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챙길 수 있는 이웃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다양한 교육, 복지, 의료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통합적이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위스타트 마을 만들기 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스타트 마을 만들기 사업’은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마을 문화를 형성하여 사회 양극화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이 소외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 총선에서 진보신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We Can’과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위스타트 마을 만들기 사업’은 우리(We)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서 빈곤층 가정의 아이들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해 가난 대물림을 끊고 삶의 출발(Start)을 평등하게 만들기 위하여 2004년 5월 3일 출범한 시민운동이다. 여기서 'We'는 복지 (Welfare)와 교육 (Education)의 영문 머리글자로 이 두 부문이 운동의 핵심영역이란 의미가 들어있다.  ‘Start’는 여러 선진국에서 쓰고 있는 빈곤 아동 지원사업의 일반 명칭이기도 하다. 미국(Head Start), 영국(Sure Start), 캐나다(Fair Start), 호주(Best Start)등의 국가는 빈곤을 예방하려면 어린 나이 때부터 개입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Start 운동으로 빈곤층 아동에게 교육, 복지, 건강, 정서 등에 대한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여성의 경제활동과 가정 해체의 증가로 인해 가정의 아동양육기능이 점차 약화되는 반면에 아동보육에 대한 사회적 욕구와 국가의 책임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자선적이며 빈민구제의 목적으로 시작되었던 아동보육서비스는 점차 모든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아동복지,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여성복지, 가정의 아동양육 기능을 향상시키는 가정복지와 지역사회의 복지를 추구하는 복합적인 사회복지서비스로 발전되어왔다. 

출발선을 평등하게 하자. ‘Start 운동’

  어려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보살핌 받지 못한 빈곤층 아동들은 커서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득이 낮은 직종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부모의 가난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것이다. ‘We Start 운동’은 기존의 일회성의 물질적 도움을 주는 아동 복지사업과는 달리 교육, 복지, 건강분야에서 공정한 출발선을 제공해 근본적인 자활의지를 길러주는 활동을 한다. ‘We Start 운동’이 벌이는 사업에는 정부와 시민, 사회단체가 따로 없다. ‘We Start 마을센터’가 중심이 돼 자원봉사자,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관, 어린이집, 학교, 사회단체, 기업, 보건소, 병원, 약국 등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아동복지 네트워크를 구성해 12세 이하 빈곤 아동들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부모에 대해서도 자립과 자녀 교육 의지를 갖도록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부모와 아이들을 함께 지원하는 입체적인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Start 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주관하는 ‘드림 스타트(Dream Start)’사업이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위스타트(We Start)’사업이 있다. 강원도에서는 강릉과 양구에서 ‘드림 스타트(Dream Start)’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위스타트(We Start)’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이보다 더 많다. 2005년에 정선, 철원, 속초에서 시작되었고, 2008년에는 추가로 춘천, 원주, 삼척에서 3년간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강원도와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절반씩 재원을 조달하고, 민간기관에서 위탁관리한다.

원주에서도 ‘위스타트(We Start)’사업이 시작되다.

  원주에서도 지난 5월에 원주의료생협이 주체가 되어 ‘위스타트(We Start)’사업이 3년간의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기초수요조사 및 현황파악을 위한 정밀면담조사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의 대상지역은 원주시 태장동이다.

  태장 1,2 동 지역 기초생활수급대상층을 분석해보면, 25개 읍면동 중 태장2동이 2위로 나타났으며 태장1동을 합해 원주지역 빈곤층 9.7%가 모여 살고 있다. 전체 주민은 13,495세대에 37,106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체 영유아, 아동 수가 10,252명이다. 이 중 12세 이하 아동은 7,127명으로 원주지역 전체 아동 중 13.66%가 태장동에 살고 있다. 복지대상자인 저소득층은 578세대(기초수급자 459, 한부모가정 54세대, 차상위계층 65세대)가 있으며, 이 중 12세 이하 대상 아동 수는 4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태장2동 지역의 영유아들은 교육, 문화, 복지, 의료적으로 소외되어 있다. 아동이용시설은 태장2동의 경우 전무하며 사회복지기관 또한 한 곳도 없다. 태장1동의 경우 공부방 한 곳만 운영될 뿐이다. 이외에 사회복지시설로는 원주아동센터와 자신보육원이 있으나 이곳은 아동청소년 생활복지시설 성격이 강해 일반 빈곤층 및 차상위계층의 아이들이 이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또한, 보건의료와 관련한 공공시설 또한 전무해 문제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위스타트원주마을센터는 태장동의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빈곤가정 아동 및 가족의 현실적 상황과 욕구에 기초하여 보건의료⋅교육⋅복지⋅문화예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안심,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조건을 형성하고자 한다.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아동센터의 경우 훌륭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낙인효과’라고 하여,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빈곤계층으로 낙인이 찍혀 아동들 스스로 어울리기를 꺼림은 물론 부모들도 아동센터에 아동을 보내려 하지 않는다.  ‘위스타트(We Start)’의 경우에도 이러한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우리 동네 아이들을 우리가 함께 돌본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만 극복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민주적 관리, 상호부조에 기반하여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서로 돕고 협동하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하고 지역주민의 자치역량과 행정의 지원시스템, 시민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네트워크하여 저비용으로 효과적인 시민참가형 복지모델 구축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원주의료생협의 위스타트센터가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마을 문화를 형성하여 가난의 되물림, 사회 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하는 단초가 되고자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기대한다.

작성일 : 2008-07-03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