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풍물시장 이전 계획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시는 약사천 복원에 따라 풍물시장을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구간 하부공간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복선전철 도심구간 인근 주민과 풍물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발로 귀추가 주목된다.

시 약사천 복원 위해 경춘선 도심구간 하부공간 이전 계획

주민들 ‘주민편의시설 조성 합의 이행’ 요구·시장 상인 반발

시 “도쿄·비엔나·파리 우수사례 벤치마킹 명품시장 만들 것”

■약사천 복원과 풍물시장 이전

시의 약사천 복원계획에 따라 도심을 따라 흐르는 약사천은 복개된 지 26년 만에 하천폭 20∼25m, 수심 0.1∼0.3m의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된다.

복원된 약사천에는 물길 중간에 징검다리, 여울, 수변무대, 돌무더기 등 친수 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올해 실시설계를 마치고 풍물시장 점포 이전 협의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가 2010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약사천 복개부지 1,470㎡에 143개 점포와 350여개 노점상이 밀집해 있는 풍물시장을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구간 하부공간으로 이전시킨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과 상인 집단반발

대우이안, 우성, 유승 한내들, 쌍용 등 남춘천 새 역사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풍물시장 이전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남춘천 새 역사 주변 아파트 연합회는‘약사천 풍물시장 이전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초 약속대로 시민을 위한 철도공원과 주차장 등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 5월27일부터 상가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현재 2,200여명의 지역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2003년 4월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을 조건부로 수용하면서 철도공사가 남춘천 역사 부근 4만1,887㎡의 철도공원 조성안을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일방적으로 풍물시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풍물시장 이전으로 인한 교통혼잡과 도시미관 및 생활환경의 저해 등도 우려하고 있다.

유정숙 우성아파트자치회 대표는 “2003년 철도시설관리공단이 남춘천역 인근 복선전철 고가철도 하부공간에 철도공원과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하겠다고 합의했다”며 “이제 와서 시가 철도시설관리공단에 임대료를 줘가며 시장을 이전시키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철도 부지에 상가 신축을 할 수 없는데 결국 노점상이나 포장마차가 들어오는 것 아니냐”며 “춘천시의 관문에 시장이 들어선다면 도시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풍물시장 상인들도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구간 하부공간 이전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풍물시장번영회의 한 관계자는 “노점상까지 합하면 500여개 점포가 대부분 이전을 바라지 않는다”며 “20년동안 한 곳에서 동고동락했는데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명품화 공간으로 만들겠다

시는 예상보다 주민 반발이 커지자 경춘선 하부공간으로 이전되는 풍물시장을 명품 시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달 16일부터 24일까지 시 공무원 3명을 일본 도쿄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프랑스 파리 등으로 파견해 철도 하부공간의 우수활용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외국의 선진사례를 통해 주민편의와 도시미관 등을 모두 고려하는 하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풍물시장 이전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검토 중에 있다”며 “외국의 선진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밝고 깨끗한 이미지의 명품화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춘천=최기영기자·하위윤인턴기자  
 
 (강원일보  2008-8-4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