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고 있습니다.
저번 당 대회와 달리 바로 보고를 드리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당원님들의 넓으신 마음에서 비롯된 양해를 구합니다.
 
보고가 늦어진 것은 강원도당 소속 대의원으로 유달리 발언이 많았던 저로서 당대회의 권위와 내용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그에 미치지 못하여 이에 대한 주변 당원동지들의 조언과 의견을 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저는 당대회는 최고의 대회이고 그리하여 당은 옳다는 당위에 명실상부하게 부합하는 내용적으로든 절차적으로든 자랑스러운 당대회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당 대회 의장이신 이덕우 의장님과의 사연으로 인해 그래서는 안되는 처지인데도  차마 의장님께 못할 짓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불행한 당원이 되었다는 슬픔 때문에 보고와 심경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당 대회를 보고하며 당 대의원으로서 심경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3.27 당대회에 이어 6.26 당 대회에서도 이덕우 당 대회 의장으로부터 “강원도에서 오신 대의원”으로 호명되며 언권을 얻어 발언을 했습니다.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두 번이나 발언권을 얻으며 발언하고 그 중 하나는 긴급동의로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기하여 진보신당 역사에서 첫 의장불신임을 묻는 표결이 있게 했습니다.

물론 강원도 왜 저러냐 했을 겁니다. 저로 인해 부정적 인상을 뒤집어 썼었을 강원도당 소속의 대의원들에게, 그리고 당원동지들께 누를 끼친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당 대회는 나에게 평정심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당 대회였습니다.

당의 조직 진로와 관련하여 내 신념대로 독자생존의 입장에 서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 그 입장이 다수를 획득하는데 유, 불리함을 떠나 언제나 옳다고 확신하는 바를 따른다는 판단과 결정의 기준을 가지고(묵자의 대취, 소취론에 따라) 당 대회에 임하였고 당 대회의 전후 과정과 결과에 따라(결과는 부차적입니다)신상에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지점까지 가지 않았는가 하는데 까지 생각의 끈이 이어집니다. 지금 내가 뭔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다시 복기하게 됩니다.

이번 당 대회는 진보신당에서 유례없이 처음 벌어지는 게 많았습니다.

크게 모아 본다면 네 가지 정도 됩니다.

첫 번째, 당 대회 안건으로 기 공지된 안건이 폐기되는 것을 전제로 한 안이 당의 주요 집행, 책임단위에 의해 1번 안건으로 제출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당 대회 자료집에 명시된 바 1번 안건이 있기에 그 명시된 1번 안건을 폐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특별 결의안이라는 안을 1번 안건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회순변경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또다시 진보신당에서 처음의 사건을 만들어 냅니다. 이른바 회순을 결정하여 이 순서대로 당 대회의 의사를 진행해 달라고 결의한 단위에서 회순을 변경하자고 하는 기현상, 자신의 결의와 결정을 뒤집어야 겠다는 결정을 한 사람들과 그대로 하라는 결정을 하지 않은 사람들 간의 설전이 발생합니다. 하여 회순채택에만 몇 시간이 걸립니다. 이 역시 진보신당에서 처음 있는 일인 줄 압니다.

그 다음 진보신당 역사상 처음으로 직권상정이 있었습니다.

대략 국회에서 직권상정이 있게 되면 날치기 내지는 여야 간에 몸싸움, 또는 의장석 점거에다 괴력의 이회성 의원의 차력쇼와 도포자락 휘날리는 강기갑 의원의 공중 부양이 나타납니다. 그만큼 직권상정은 무리함을 내포하고 있고 거의 최악의 의사진행으로 이어집니다. 그 직권상정이 진보신당에서 있었고 이는 그 다음의 처음을 초래합니다.

진보신당의 회의규정은 직권상정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직권상정은 당의 회의 규정에 근거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이 회의규정에서 명시한 용어 때문에 직권상정은 의장이 할 수 있고(의장단의 합의를 통해) 직권상정은 “발의”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규정합니다. 직권상정순간 의장뿐만니라 의장단 전체가 발의자의 위치에 섭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공정한 의사진행을 감당 해야할 의장단이 주문대로 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는 어느 일방의 위치에 서게 되는 모순된 회의 규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회의 규정은 안건에 대한 제안 설명을 발의자 중에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또 다시 처음을 만들어 냅니다. 의장 또는 의장단에 항의하는 쪽에서는 규정대로 하라고 하고 의장 또는 의장단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규정대로 법대로를 요구하는 대의원을 방해꾼으로 바라봅니다. 의장의 의사진행을 저지하고자 하는 쪽이 규정에 근거하여 법대로를 외치는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 진보신당으로서 처음 있는 일이 또 나타납니다. 의장단에서는 볼성 사납게 의장석을 떠나 제안 설명을 할 수 없으므로 안건의 성격이나 의미 등에 대해 이렇게 볼 수 있다는 등의 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게 되고 이는 또 다시 진보신당의 처음을 만들어 냅니다. 마치 판사가 소송의 한 주체가 되어 그 분쟁을 재판하는 모양새입니다. 전**대의원은 격앙되어 사퇴를 요구 합니다. 알아서 물러나 달라는 것이니 의장 불신임의 긴급 동의안은 아닙니다.

충남의 김**대의원은 제척사유에 해당된다고 항의합니다. 이정도 되면 발언권 없이 발언을 시도하기 시작하고 야유하고 소리치고 누가봐도 원만한 의사진행이 되지 못합니다.

의장단은 제안 설명자로 김형탁 사무총장을 지명합니다. 김형탁 사무총장은 특별결의안의 제안자 명단에 들어있지도 않고 당 대의원도 아니며(본시 전국위원이었지만 사무총장을 수임하면서 전국위원을 사퇴하였습니다) 당 대회 의장단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안이 집행부의 의지를 담은 안으로서 성격이 있고 그러할 때 사무총장이 안건에 대해 보고하고 설명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말씀을 하십니다.(물론 타당합니다. 문제는 그 제안자들 중에 집행단위 책임성원인 대표단의 이름은 없고 전국위원회를 거쳤다는 근거 역시 부재합니다). 이는 진보신당에서 처음으로 부대표가 의장단을 향해 의사진행에 항의하는 볼성 사나운 처음을 다시 초래합니다.

나는 아마 (거의 확실하게) 진보신당에서 현재 눈앞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처음들이 나타나는 것을 끝내기 위해, 지금까지 무수한 처음이 있었듯이 내가 기도하는 처음역시 현현할 요건이 성숙되었다고 판단하여 발언권을 신청하며 질기게 기다립니다. 저 역시 그렇게 오래 발언권을 신청하며 기다린 적이 처음이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온”대의원으로 호명되며 언권을 얻어(강원도당 소속 대의원 중 당 대회장에서 유독 저만 언권을 신청하고 발언한 탓에 이미 이덕우 의장님께서 영월에서 벌어진 형사사건의 일도 있고 하여 강원도의 대의원으로 기억하시는 듯합니다)

“어떻게 의사진행을 하든 시비의 소지가 있고 논란이 야기될 것이기에 의장단불신임을 제기한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과정에 엄청난 박수를 받은 첫 발언과 달리 그 이상의 야유와 항의와 방해를 받았고 심지어 이덕우 의장님조차 발언을 하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의장단 전체를 불신임하는 긴급동의는 규정에 있지도 않습니다. 안건이 성립되리라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재청과 삼청확인을 거쳐 안전이 성립되고 의장불신임안으로 의장에 의해 둔갑되어 표결에 들어갑니다. 의장 불신임 동의안은 특별결의의 건으로서 재석 대의원의 2/3의 찬성을 얻어야 하므로 통과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그런즉 안건으로 성립하는 재청과 삼청을 얻기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불신임 안은 가결여부가 아니라 의장에게 공개적이며 공식적으로 최대의 항의를 표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이 표결은 무기명으로 처리되는 바 발의자만 기억하는 안인데 가결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목적한 바도 아니므로 (만일 가결되었다면 그다음 의사진행을 수임할 부의장에게도 불신임 안을 내었을 것입니다) 찬성을 묻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발언이나 의사진행이 정지되고 표결결과 부결됨으로써 의장에게 하던대로 의사를 진행하라고 대의원 다수가 힘을 실어준 즉 의장에 대한 항의는 한동안 쑥 들어갑니다. 이 역시 예상한 바이며 의도한 바입니다.

당 대회 중간을 넘어가면서 꼴도 보기 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장불신임안이 부결된 이후 부결에 힘입어 제안 설명을 하게 된 김형탁 사무총장은 직권상정을 통해 온갖 덤터기를 뒤집어쓰고 의장불신임까지 물어야 하는 곤혹스런 처지에 이르게 된 이덕우 의장님께 사죄하거나 위로하는 말 한마디 없이 자신이 쓴 글의 내용을 인용하며 마치 자랑처럼 들리는 모두발언을 합니다.(나는 당 대회 내내 기존 1번안을 밀어내 특별한 1번안(안건명이 ~~에 대한 특별결의안입니다, 여하튼 “특별한 ‘안’”입니다)에 발의자로 참여하거나 찬성토론을 하는 대의원이 당 대회 의장님께 덤테기를 씌운데 대해 용서를 구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듣지 못했습니다. 특별결의안에 찬성하는 대의원들이 의장의 곤고한 처지에 책임을 나누어 가지려는 언사를 또한 보지 못했습니다.

인간에 대해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당 대회는 당초의 1번안을 밀어내고 아닌 폐기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1번안이 된 특별한 안건, 그래서 이름도 특별결의안인 이름하여 “강상구 안”으로 말하는 조직진로에 대한 특별 결의안을 일반 결의로 할 거냐 특별결의로 할 거냐가지고 싸웁니다. 진보신당에서 명실이 상부하지 아니한 것이 최근 들어 어제 오늘이 아닌 바 특별 결의안은 일반 결의에 해당하는 단순 과반수로 하기로 합니다. 그럴 거면 “특별”이란 말을 빼고 일반 결의라고 할 것이지....

당 대회 내내 분노했고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웠고 당 대표를 비롯한 특별한 처음에 관련된 당원들에게 화가 나고 그걸 뒤집어 쓰고 온갖 항의와 공격을 받는 당대회 의장님이 안쓰럽고 불신임안을 낼 수밖에 없어서, 지난날에 입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패악을 저지른 나 자신에 내가 치욕적이며 미안하기도 한 당 대회였습니다.

당 대회가 끝날 무렵 한 당원이 나에게 말합니다.

김은주 부대표의 발언이후 불신임안을 내었고 그로인해 김형탁 총장이 발언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김형탁 총장의 발언을 막았어야 했다고....

그 당원께 차마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예상하고 있었고 예상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했다고”

그 당원께 누군지는 모르지만 늦게나마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형탁 총장의 제안설명을 막기 위해 부대표로서 의장을 향해 항의하면서까지 혼신의 힘을 다한 김은주 부대표님께도 의도야 어떻든, 그 실행과정이 어떠하든, 그 결과에서 그 노력하신 바가 무위로 돌아가게 한 점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당 대회가 끝나고 강원도를 향해 출발하려 할 때 8월 당 대회에 대해 말합니다. 나는 단호히 “8월 당 대회에 오지 않겠다.” 고 말하였습니다.

의장을 실제로 불신임해서가 아니라 의장께 짐을 지우고 나서 정작 그 발단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기만을 기도할 뿐 그 곤욕을 치르는 당대회의장을 변호하며 책임을 지려는 모습은 어디에도 간 곳 없이 항의하는 대의원들을 나무라는 그 원인제공자들의 행태가 괴씸해서, 불신임안을 발의한 대상인 당 의장단의 여전 여실한데 당 대회장에 갈 명분도 없거니와 가고 싶은 마음도 내키지 않게 만드는 당대회였습니다.

나 비록 독자 생존파이지만 독자, 통합 할 것 없이 자신들이 기도하는 바가 어떠한 저항을 받고 어떠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지에 대해 검토하거나 준비하는 것도 없이 파국만을 모면하려는 실용주의적 태도에 그렇게 진지하게 임하는데 소름이 끼칩니다.

그리고 당대회 시작할 즈음, 회순을 결정할 때, 자신들이 결정하고 따르기로 한 전국 시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위원들이 주도적으로 따라야 할 결정을 거스르는 행동(생각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조직적으로, 의장단까지 설득하여 공지되지 아니한 안을 상정하는 수단인 직권상정을 현실화시킨 만큼 행동이라 할 것)은 진보신당에서 결정한 바를 지키지 않고도 무사하다는 처음을 보여주고 잘했다고 안도하는 당 대회였습니다

당대회가 끝나고 며칠이 지났음에도 분노가 식지 않는, 지역의 당원들께서 그럼에도 참으라고 하는말을 들어야 하는 내 자신이 안타깝습니다.

작성일 : 2011-06-29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