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문제로 전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강원도 역시 어수선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적자를 이유로 강원도의회에서 매각 및 폐쇄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원의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원들이 매각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근거로 들고 있는 경영수치들은 살펴보면 설득력이 부족하다. 회계에 무지하거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진실을 호도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우선 부채가 과다하게 계상되어 있다. 현재 누적부채 731억 중 52%가 기채와 퇴직충당금이다. 특히 기채의 경우 경기도에서는 의료원을 지원할 때 경기도는 자본금 출연 방식으로 하는데 비해서 강원도의 경우 지방재정 빈약을 이유로 해서 지역개발기채로 투자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경기도는 운영비 보조를 위해서 자본을 투자하는데 강원도는 빚을 내서 부채로 떠넘기는 것이다.
의료원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주인의식 결여를 지적하기도 한다. 강원도의회 의원들은 지방의료원 경영난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지만, 직원들은 그동안 임금동결, 임금반납, 임금체불, 명예퇴직, 인력부족, 구조조정 등 지방의료원의 경영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온갖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왔다. 경영에 부족한 부분을 일반직원들의 임금체불에 의존하여 유지해 오거나, 임금장기체불로 인한 대량 이직 후 비용 절감을 위하여 충원을 보류하여 1인 2,3역을 감당하면서도 병원정상화를 위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책임의식을 갖고 기꺼이 수용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영난과 적자의 주요요인은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대부분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따른 것이다. 지방의료원은 그동안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역할 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필수진료과’를 두고 있고, 해당 지역 내의 민간의료기관이 유지비용 부담을 이유로 기피하더라도 지역’주민을 위한 의료안전망 확보를 위하여 ‘의료안전망 필수의료시설’을 유지 및 운영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활동이 적자를 유발한다. 특히 취약 계층이 많아 의료급여 환자 비율이 높은 강원도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이 없어지면 그 폐해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공공의료기관이 없어지면 민간의료기관의 높은 진료비 때문에 병원의 문턱을 높여 도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 본래 취지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도내에 있다. 바로 춘천의료원이다. 춘천의료원의 경우 강원대병원으로 매각된 이후 공공의료기능이 상실되면서 1인당 평균 진료비가 원주의료원과 비교하여 입원환자의 경우 2.4배 외래환자의 경우 23%가 높다.
물론 경영개선을 위한 활동은 중요하다. 따라서 최근 강원도가 발표한 바와 같이 경영개선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5년 전부터 강릉·원주·삼척·속초·영월 등 5개 의료원에 의료 시설 및 장비 확충 등을 꾸준하게 추진한 결과 지난해 적자 폭이 전년도 91억보다 대폭 줄어든 43억이다. 오히려 투자를 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경영상황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지원 확대와 공공보건의료 정책 확대를 고민해야할 도의회가 당장의 적자를 이유로 손쉬운 매각을 주장한다는 것은 공공의료에 대한 고민이 없거나 시장주의자들의 잣대로 공공의료를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효율, 수익 다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효율, 손익 이러한 것들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생명의 가치이다. 이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공공의료 서비스는 인간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도의회는 공공의료를 손익이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관점해서 생각해 주기를 당부한다.
강원도의원들은 세상을 돈으로만 판단하는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자가 아니라, 시민의 공복이라는 도의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 판단해야 한다. 지방 의료원 문제를 어떻게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지원 확대와 공공보건의료 정책 확대할 것인가? 라는 시민의 공복이라는 관점에서 더 치열하게 고민해주기 바란다. 그러라고 뽑아준 거다.
진보신당연대회의 강원도당
창당준비위원회
작성일 : 2013-04-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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