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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서울대 총학생회에 중앙대 학생이 한 마디 하겠다.
박민국

점심 먹고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잠시 들른 다음 아고라...

대단한 논리력과 집중력을 보여주는 멋진 글이 있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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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번에 아고라에서 나 스스로가 좌파라고 밝힌 바가 있는

  중앙대학교 학생이다.

  나이는 스물 넷이다.

  북한은 싫어한다.

  미국은 미친듯이 싫어한다.

  중국도 존나 싫다. 소련도 싫고 러시아도 싫다.

  난 오직 대한민국만을 사랑한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서울대 75학번으로, 1980년 서울역 회군 당시 그 현장에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유시민의 매파 쪽 계열이었고, 심재철이가 회군 결정을 내렸을 때 너무 좌절한 나머지 한 달 동안 밥을 먹기도 싫으셨다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전두환이가 정권을 장악하자 실망한 나머지 군대에 가 버렸다. 그리고 서울역 회군은 이 나라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다시 전두환과 노태우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아버지께서는 촛불 집회에 나가시지 않는다. 나는 수도 없이 아버지를 졸랐다. "아버지, 왜 촛불 집회에 안 나가시죠?"

  "아들아, 100만명 중 40만은 투표를 안했고 30만은 이명박을 찍었다. 나 같은 좌파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가 좌파와 우파를 재경험해야 한다."

  서울대?

  사실 별 거 없다.

  고등학교 3년 깜짝 잘 하면 누구나 서울대 갈 수 있다.

  누구나 시험문제 잘 풀고 암기 달달 잘 하면 서울대 간다.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상징' 이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대학의 상징이다.

  그리고 대중들은 '상징' 을 중요시한다. 고려대 학생들이 이명박이 '고려대 출신' 이란 상징에 매우 불쾌해 하듯이 말이다.

  서울대가 움직이냐, 움직이지 않느냐는 '대학교가 움직이냐의 유뮤' 에 대한 상징인 것이다.

 

  대중들은 서울대가 움직이면 대핛애들이 움직인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서울대가 침묵하고 있는 지금, 대중들은 대학생 어린 것들이 토익 공부나 쳐 하고 있다 말하고 있다.

 

  대학생들 많이 나온다. 시위에. 그러나 깃발 들고 나오지는 않는다. 다들 시민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것은 서울대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총학생회들이 그 신뢰를 잃었다는 표시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울대 총학생회는 후자다.

 

  총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극렬 NL계열 한총련이거나 하나는 비정치권으로, 학생들의 정치적 참여, 입장, 등록금 문제에도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식물 학생회다.

 

  총련계열 운동권 학생회가 신뢰를 잃는 이유는, 학생들을 "계몽의 대상" 으로 보고, 우월감에 젖어 자신들 혼자서 투사인 양 날뛰기 때문이다. 등록금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다 생각없고 멍청한 바보쯤으로 여기기 때문에 학생들의 거부감을 산다. 등록금 비싼거 누군들 모르겠는가?

 

  그러나, 학교 내에서 80년대 민중가요 틀어놓고, 80년대 문선하고, 삭발하고 하는 식의 활동이라면 도대체 누가 거기에 동의를 한단 말인가? 이미 00년대 대학생들은 포스트 모던하다. 그런 80년대의 낡은 방식보다는 패러디, 참신함, 아이디어, 그리고 누구나 다 참여 가능한 양방향 광장을 원한다. 아고라나 인터넷 기사에 댓글 달듯이, 자신이 어떤 식으로든 한 마디 하고 참여하길 바란다.

 

  이렇기 때문에 운동권 학생회는, 활동은 활동대로 하면서 욕먹고, 일은 쎄가 빠지게 하면서도 욕먹고, 등록금 투쟁 다 하고도 욕먹고, 잘한 일까지도 별 관심을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학교 내정은 너무 소홀히 하기 때문에 총학생회의 활동은 학생들에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반면 서울대 총학생회와 같은 비운동권 학생회는?

  그들이 하는 일은 기껏해야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초코파이 돌리는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또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정치 참여 안하겠단다. 자기네들 운동권 아니랜다. 그래서, 정치 참여 안 할 것인가? 학문과 정치와 토론의 장의 중심인, 대학생이? 

  특히, 서울대처럼 "상징" 적인 대학교의 총학생회가, 비정치권, 비참여 노선으로 간다면 이것이 과연 국내 제1 엘리트집단에서 나올 수 있는 일이냐 이거다. 특히 이렇게 시국이 위급한 상황인데 "학생들 비준이 안 되었으니 우린 촛불집회 안 나간다" 라고 선언하는 이 난센스는 뭐란 말인가?

  대부분의 서울대생이 촛불집회에 나가고 있으며, 인터넷 찬반투표에서도 75%이상이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학생들 비준 운운하면서 거부한단 말인가? 대학의 상징인, 서울대가?

 

  그렇다고 뭐 내정을 잘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문과대, 공대에 각각 친구들이 한 명씩 있다. 이 친구들 말에 의하면 서울대 총학은 운동권이 아니라서 80년대 민중가요 안 틀고 시위 안나가면 바보천치들이라교 욕은 안 한댄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정을 잘 하는게 아니란다. "한 학기 동안 내가 몸으로 느낀, 그들이 한 일이라곤 시험기간에 간식 나눠주기 뿐이었다" 라고 서울대 문과대생과 공대생이 각각 증명하고 있다.

  교정이 넓어서 피부로 못 느낀다는 말은 하지 말라.

 

 

  자, 그러면 내가 여기서 서울대 총학생회가 갈 길을 제시해 주겠다.

  바로 우리 의혈중앙이 하는 방식만 따라가도, 서울대는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앙대학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중앙대학교 서울캠, 안성캠이 있는데 서울캠은 1학기가 다 되도록 총학생회장도 뽑히지 않았다. 이유는 학생들이 투표를 아예 안 했기 때문이다. 투표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설령 투표를 실시해도 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1캠퍼스 총학은 아예 존재하질 않으며 그나마 뜻있는 문과대 등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섭정' 을 하고 있다.

 

  내가 속해있는 2캠은 어떨까?

  2캠의 총학생회는 총련계열 운동권이다. 

  거의 맨날 촛불시위 나가고, 정부가 옳지 않은 일 하면 시위 나가서 맨날 잡혀가고, 이라크 파병때는 부두에 나가 연좌시위 하고, 평택 기지이전 시위때는 가서 물대포와 방패 두드려 맞고, 대추리에 가서 농민들과 함께 싸웠다.

  매년 매학기마다 등록금 투쟁을 실시해서 등록금 한 푼이라도 덜 내게 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 쓴다.

  아직도 후문에서 80년대 민중가요 틀어놓고 80년대 춤추고 별 의미 없는 쇼도 한다. 생각없는 학생들은 욕하고 다닌다. 그러나.

 

  내가 의혈중앙 2캠 총학생회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내정도 너무 잘 하기 때문" 이다.

  2캠 총학생회의 경우, 맨날 시위 나가고 운동 할거 다 한다. 그러나 내정도 잘 한다.

  2캠 총학생회는 "인권 복지 위원회" 라는 하부 조직을 따로 둬서, 사실상 내정은 이 인권 복지 위원회가 도맡아서 한다.

 

  이번 학기에 2캠 안에 순환버스 생겼고, 학생식당 밥값은 계속 동결시키고, 구내 매점이라던지 식당 등에 메뉴 추가시키고, 서울대 총학생회가 잘한다는 시험기간에 간식 돌리기도 하고, 스터디 모임도 주최하고, 축구대회 등 내정을 너무도 잘 해주었다. 적어도 2캠의 내정 실황에 대해서는 아무리 운동권 싫어하는 학생들도 토를 달지 못 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 인권 복지 위원회를 맡은 사람은 항상 운동권이 아니라 비운동권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총학생회 멤버들은 등투,시국 시위, 대외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인권복지위원회는 내정에 온 힘을 기울인다.

 

  그래서 나는 우리 의혈중앙 2캠이 전국에 있는 대학교 총학생회 중 가장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캠은 학생들이 투표도 안 하는 바람에 수치스러운 비대위 체제로 계속 나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나 또한 좌파이다. 나는 사민주의자다. 수정주의자다. 또한 미국 못지않게 북한을 너무도 싫어하기 때문에,  2캠 총학과는 이념이 다르다. 그러나 이들을 적극 지지한다. 이들은 일을 너무 잘하기 때문이다.

 

  나는 요번 6월 5일 경찰들의 폭력진압 사진전을 후배 몇몇과 준비해서, 교내에 전시했다. 그러나 우리학교 운동권 총학은 나를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품들도 제공해주는 등 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중앙대학교 2캠퍼스 운동권 학생회를 지지한다.

 

  세상에, 비운동권이라고 지금 이 시국에 촛불집회를 지지하네 반대하네를 비준으로 하겠다는 발상이 말이나 되는가? 서울대 총학생회라는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당신들이 심재철이랑 다를 바가 대체 뭐란 말인가?

 

  서울대생들이여, 중앙대생이 이런말 하니까 수치스럽나? 그러나, 유감이지만 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나?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서울대생들은 내가 위에서 말한 방식의 총학생회 조직을 검토해 보라.

  정치는 정치대로, 내정은 내정대로 따로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2캠 학생회처럼 인권 복지 위원회 같은 조직을 따로 두는 것은 어떤가? 아니 대학교 총학생회가 어째서 정치권이네 비정치권이네로 나뉠 수가 있단 말인가?

  인간은 말이다, 호모 폴리티쿠스다. 정치적 동물이다. 어떤 조직 활동에서도 정치는 분리될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이다.

 

  비권이건 운동권이건 모든 노선이 공조를 해야만 이 난관을 헤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대 2캠 총학은 그 공조를 너무도 훌륭히 보여주고 있다.

 

  2캠 총학 사람들로부터 시위에 같이 가자고 자꾸 연락이 온다. 그러나 그들과 같이는 가지 않는다. 나 혼자 아고라 깃발 아래 참여한다. 그들과 이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적극 지지한다.

 

  서로 다르지만 서로 같이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기 때문이다.

작성일 : 2008-06-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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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11-10-18 18:33  

멋진 학생이네요..정말.. 올바른 생각이 있는 학생같은 사람이 있어..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애국자가없는세…
11-10-28 00:46  
난 오직 대한민국만을 사랑한다. <<--- 이 부분에서 안타깝네.
좌파란............... 좀 더.............. 다듬어서.........
 올바른 이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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