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업무정지라는 조치를 당한 것은 제가 부정선거에 연루된 의혹이 농후해서랍니다.
부정선거를 제보한 당사자임에도 오히려 진상조사단에 불려가 조사를 받던 중 제 착각으로 투표기간 중 선관위원장에게 투표한 당원들 목록을 받았다고 잘못 진술한 것이 이유입니다.

어제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았고 오늘 운영위 시작 직전에 진상조사 1차 보고자료를 받았습니다.
오늘 제출된 보고서는 조사완결 보고서도 아니고 중간조사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그 보고서에조차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고, 진상조사단 중 한 명이 사실관계가 완벽히 밝혀진 것은 아니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위원장 업무정지 결정에 동의했던 운영위원들이 유일하게 근거로 삼은 저의 진술에 대해 진술당사자인 제가 착각과 잘못된 기억으로 인한 진술이었다고 했고, 또다른 당사자인 전 선관위원장에게는 확인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참관하던 당원 한 분이 보다못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라면 지금이라도 전 선관위원장을 불러 대질해 본 뒤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제안도 했지만 어느 것 하나 받아들여지지 않은채 위원장 업무정지라는 결정을 내리고 운영위원회는 끝났습니다.

1차적인 잘못은 착각해서 잘못 진술한 저에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진술 하나로, 사실관계에 대한 어떠한 추가조사도 없이 위원장 업무정지라는 결정을 이토록 신속하게 내려야 할 상황인지 전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번에 제출된 진상조사 결과에서 제가 주목했던 부분은 대리투표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역의 유력정치인이 대리투표 의혹을 받고 있는 4명의 당원 중 3명의 당원과, 투표시간을 전후해 통화와 문자기록이 확인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많은 분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구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두 시간동안 한 마디의 논의도 없었고 오직 제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쏟아내는 질문과 그러니 위원장 업무를 정지해야 한다는 공격만이 이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걸까요? 다른 의혹이 더 부각되는 것을 막기위해 저에게 화살을 돌렸다면 지나친 오해일까요? 

사실 오늘 운영위원회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구당 시절 당대회나 중앙위원회에서 보아왔던 회순변경안부터 올라왔으니까요.. 회순변경으로 보고사항들을 처리하고 <진상조사단 활동보고 건>을 첫번째 안건으로 삼아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2시간 동안 저는 선관위원장과 공모하여 엄청난 부정선거를 주도한 범죄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운영위원들이 위원장 업무정지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건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중간보고서에 실린 제 진술 뿐인데 그 부분에 대해 진술당사자가 잘못 진술했다고 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이 근거가 될 수 있냐는 항변도..
위원장 업무정지라는 초유의 상황에 대해 이런 절차로 운영위에서 결정하는 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으니 상급당부에 절차적 부분에 대해 질의하고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 치부하며 운영위원들이 판단하면 되는 거라고 밀어붙이셨습니다.

운영위원 한 분은 제가 의장의 권한을 지나치게 휘두르며 원활한 회의진행을 방해한다고 하셨는데
제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확신에 차 6 대 3의 쪽수로 밀어붙이는 분들 앞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돌이켜보면 어떻게 끝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시 시간을 주면 어떻게 말을 맞추려고 하냐는 분, 정회 시간에 너는 젊은데 왜 이렇게 일을 복잡하게 할려고 하냐 깨끗이 인정하고 순리대로 하라는 분, 기성정치인도 이러지는 않는다는 분, 심지어 참관하던 당원 한 분이-여성분입니다- 발언을 하려고 하자 소리치며 "하지마"라고 외치는 상황에선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수적우위로 합리적 토론을 봉쇄하고 참관하는 당원의 발언권조차 봉쇄하려고 하면서 밀어붙이는 것, 이것이 패권주의 아닌가요? 더구나 상식적으로 볼 때 보다 의혹이 짙은 사안에 대해서는 한 마디 논의도 없이 사실관계 조사도 끝나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위원장 업무정지라는 결정을 그토록 신속하게 내린 이유는 뭘까요? 제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확신에 차 회순변경안까지 제출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인 운영위원들의 모습은 어떻게 봐야하는 건가요? 너무 혼란스러워 잠도 오지 않습니다.

제가 위원장 출마를 결심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지역의 핵심당원 한 분이 했던 말이 "지역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였습니다. 위원장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만으로 쿠데타군 취급을 받아야했던 것이 강북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런 현실을 바꿔보기 위해 오랜 고민끝에 위원장에 출마했던 것이구요

쿠데타군 취급을 받으면서도 열심히 일하다 보면 오해가 풀릴 날이 있을꺼라 생각하며 울산에 선거운동 하러 가고, 뜨거운 땡볕 아래서 노회찬 대표 살리기 서명받고, 열심히 잘 해보라면서 뽑아주신 당원분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머리 싸매고 사업계획 짜고 있던 순진했던 제가 미워서, 이런 당의 모습이 안타까워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