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났긴, 났나 보다. 대꾸도 안 하더니...그런데, 아직 겁이 덜 난 듯하다.

1) 원상복구의 의미를 잘 모르나 보다.

원상: 본디대로의 상태. 이전의 모양.
복구: 손실 이전의 상태로 회복함.

사진은 내 하드에도 있으니 뻘 짓 하지 말고 도로 가져가시길...

2) 자신이 무슨 행동을 저질렀는지는 아직도 모르나 보다.

사과할 대상에게는 사과 한 마디 않고 엉뚱하게 잘했다고 박수치는 사람들한테 미안하다고, 경거망동했다고 하니, 개가 웃을 일이다. 밑에 댓글 봐라. 좋아하고 있는 거 안 보이나?

3) 머리를 굴렸다고 굴린 건가 본데 안타깝다.

답변에 대해 일일이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게 상식적인 답변인지 황당할 뿐이지만, 자료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복사해 뒀다.

하지만 간략히 언급하자면, 집행부가 삭제하기 전에는 아무도 문제제기 안 하고 잘 들 보다가 삭제 후 삭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나서 갑자기 개떼처럼 달려들어 ‘어떻게 이런 사진으로 표현의 자유이니 민주주의를 외치나’ 등의 얘기를 하는데, 진짜 이건 갑자기 하루아침에 장군님이 ‘오늘부터 개 사진 올리는 놈은 미친 놈’ 하니까 그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인간들이 갑자기 ‘내 맞습니다, 장군님. 저런 미친 놈’ 하는 꼴이다. 황당할 뿐이다.

애초에 합의된 관리규정이 없었고(그런 규정이 헌법의 가치에 부합하는지도 따져야 하겠지만), 당사자의 문제제기도 없었고, 도당집행부에 대한 비꼼도 아니었고, 현행법상 표현의 수위가 과도한 명백한 명예훼손인지 여부도 알 수 없고, 댓글은 되는데 사진은 안 되는 희한한 이유도 우습고, ‘백배 사죄한다’는 한 마디 말고는 어떤 합당한 이유도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괴이한 잡설만 확인할 뿐이다. 이런 궤변으로 하루아침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이명박시대 진보의 중심(?)이라는 강원도당에서 독재자나 누릴 수 있는 절대전능의 권한으로 남의 글에 칼질을 했는데, 이거 정당화될 수 있을까?
 
도대체 이게 진보에 대한 참수이자 한 개인의 표현의사에 대한 참수가 아니고 뭔가. 흥미롭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개고생 할 때는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난리를 떨더니 배가 불렀긴 부른 건가? 근데,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지? 여기 이명박한테 집시법으로 한 번 된 맛을 봐야 정신 차릴까?

부럽다. 누가 조롱하고 조롱하지 않는지 알아서 판단해 주시야 검열의 서슬 퍼런 칼날로 칼질을 해주시는 위대하고 전능하신 어버이 수령 집행부를 가졌으니, 앞으로도 보다 많은 부분 잘 알아서 판단하야 명랑하고 바른질서, 바른생활, 청정한 홈페이지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진짜 부럽다.

4) 이곳에서 판단할 일이 아닌 듯하다.

여기에서는 이 번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검열주체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고 있고, 이곳 게시판 여론도 예상 외로 이런 명백한 사안에까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진짜 심각하다는 말밖에는...

나에게 제공한 황당한 답변을 가지고 집단이성과 집단지성을 신뢰할 수 있는 보다 공개적이고, 개방적인 여론광장, 또는 제3의 공론장에서 타당한지에 대해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어쨌든 일단 내 공식적 입장은 이후에 그런 곳에서 확인하든지 말든지 하면 될 것 같다. 혹 그렇게 해서 내가 잘못했다는 여론이 우세하면 공식적으로 사과 하겠다.

작성일 : 2009-06-13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