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6일  일요일  약간 흐림

    거북이 산악회에서 칠봉유원지의 문바위봉을 등산하다. 원래는 소군산을 산행지로 생각했는데, 내가 그 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코스도 거북이가 가기에는 좀 긴 것 같아서 생각을 바꾸었다. 칠봉에서 소군산을 막바로 연결하는 코스가 있으면 좋으련만 산행을 끝나고 나서야 그 코스가 있다는 걸 알았다. 어쨌든 문바위봉과 소군산에 대해서 잘 알게 된 산행이었다. 산행거리 5.5km, 산행시간 약 4시간. 날씨는 약간 흐리고 더웠다. 시간은 가을이지만 아직도 낮에는 덥다.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항상 타고 다니던 열매차 한 대로는 자리가 모자라 이석봉 조합원이 자기 차를 운행했다. 오늘 참가한 사람은 14명이다. 오겠다고 했다가 사정이 생겨서 못 오신 분도 두 명이다.

  칠봉유원지에 들어서서 산현교를 거쳐 칠봉교를 지나자마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개울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로 계속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의 하얀집 옆 능선으로 올라서려고 방향을 잡았다. 마침 하얀집 앞의 삼거리 마당이 넓어서 거기서 처음 오신 신현동 조합원 부부를 포함해서 모두들 인사를 나누고 한승수씨의 안내를 따라 몸풀기 체조를 한 후 산으로 올랐다.

  진연화 조합원의 아버님은 어제 밤 늦게까지 술을 드셔서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맨 앞에서 올라가신다. 총무를 맡고 있는 진연화 조합원은 다음부터 당분간 일요일에 일을 하게 되어서 대신 아버님이 총무를 해 주시겠다고 하셨단다. 박선향 조합원은 언제나처럼 맨 뒤에, 그리고 장은석 조합원은 그 옆에 함께 따라 온다. 이석봉 조합원은 한동안 등산을 못했다며 힘들어 하고, 최영옥 조합원과 안상호 조합원 부부, 임순오 조합원은 항상 즐겁게 산행을 하신다.

  바람도 안 불고, 흐린 날씨에 후덥지근한 날씨라 올라가는 동안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았다. 분바위봉 3분의 2 지점 쯤의 암능이 오늘 본 경치 중에는 제일 나았다. 저 아래 칠봉유원지 모습이 장관이다. 부부 조합원들이 등산을 오신 분이 많아서 저 아래 칠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문바위봉에 문바위는 어디에 있을까? 문바위봉은 그냥 흔한 삼거리에 불과하고 바위로 된 봉우리도 아니다. 지도를 자세히 보니 문바위봉 못 미쳐 표시가 되어있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양쪽의 바위로 형성된 협곡(협곡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바위 틈이다)이 문바위가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문바위봉 못 미쳐 삼거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러 명이 모여서 먹는 식사시간은 항상 즐겁다. 오늘도 홍영호 어르신 부부는 두 사람은 더 먹을 수 있을 만큼 분량을 싸오셨고, 맛있는 커피도 준비해 오셨다.

  하산길은 점심 먹은 삼거리에서 능선을 따라 3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와 삼거리에서 왼쪽 즉, 남동쪽 방향으로 내려섰다. 우리가 오늘 산행을 시작한 그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하산길은 처음에는 무난했는데, 막판에 상당히 가팔랐다. 하산길 중간쯤에서 갈라지는 길이 있는데, 왼쪽으로 내려섰더니 그랬다. 나중에 다 내려왔을 무렵 오른쪽으로 내려온 사람들과 만났는데,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길이 가파르긴 했지만 우리 만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마을에 도착해서 개울을 따라 내려가다 다들 개울에 들어가서 발을 담갔다. 다른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 중에는 옷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가서 물장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생각 같아서는 나도 물에 들어가고 싶지만 자제했다. 근처 음식점에 가서 막걸리 한 잔 생각이 더 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향을 잘못 잡았다. 칠봉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음식점들이 좀 있는데, 시내 쪽으로 나오다보니 막걸리를 먹을 만한 음식점이 없다. 결국 태장동에 가서 막걸리를 한 잔 걸쳤다.

  사람들이 차츰 조금씩 늘고 있고, 분위기도 점점 끈끈해지고 있다. 오늘도 회장은 뽑지 못했지만 사람들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서둘러서 인원을 늘리는 것도 없고, 멀리 갈 것도 없이 그저 소박하게 즐기는 산악회면 족하다. 집에 오자마자 웃통을 풀어 헤치고 한숨 잤다. 더운 날씨에다 뒷풀이때 마신 막걸리 기운이 남았던 게다. 나른한 일요일이다. 밤에 술 먹자고 불러낸 당원들만 아니었다면...

10:00 하얀집 출발
11:45-12:20 문바위봉(점심)
12:54 삼거리(왼쪽으로)
14:10 마을 도착

작성일 : 2009-09-10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