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블랙홀에서 원주의 미래를 상상하다

  세종시 블랙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가 지난 1월 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내용을 바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수정안 발표로 논란이 종식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세종시 '블랙홀효과'와 '역차별론'이 불거지고 있다.  

  세종시 발전방안이 강원도에 가장 직접적으로 끼칠 영향은 역시 세종시 입주 기업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에 의한 기업유치 차질이다. 실제로 세종시에 입주하는 5대 대기업에 포함된 한화는 춘천기업도시 투자의향서를 철회하고 세종시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의 경우 원주 기업도시의 중추인데, 세종시에 올인해야 할 처지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밖에도 강원도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의료기기, 바이오, 저탄소녹색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등과 세종시에 집중육성될 산업분야와 상당부분 겹쳐서 지역경제의 기반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또한 원주~강릉복선전철과 같은 도내 SOC 위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종시의 '블랙홀효과'와 '역차별론'이 불거지면서 타 지방의 반발이 상당히 거세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도는 물론 당사자인 충청권까지 지방정치권은 일제히 반발하면서 동일 수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원주지역의 관계자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도 한 목소리로 추가지원 및 동일수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세종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도 세종시와 동일한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도대체 왜 세종시를 수정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시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따라서 국가적인 과제도 아닌 세종시 수정안에 왜 이토록 매달리고 있는가? 당장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악영향이 뻔한 데도 말이다. 혹시 수도권만 잡으면 된다는 계산이 때문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중시정책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수도권 중산층의 지지로 당선된 바 있다. 또한 집권 이후 수도권 규제완화, 세종시 수정, 지방이전기업보조금 감액 등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방은 고사의 위기를 면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불가피한 시대가 되었다. 아니, 이미 벌써 시작되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이 있다. 지역의 인재가 고향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자기개발적 발전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지역인재가 지역의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해서는 지역의 일자리에 취직해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다시 지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는 그런 발전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지역의 자연환경과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발전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사람중심 발전전략, 지식노동중심 발전전략, 사회복지를 통한 유효수요 창출 및 지식노동 창출, 미래신성장동력 발굴 등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토목건축과 기업유치에만 매달릴 것인가?  

  여기서 질문 하나, 이계진은 서울사람인가, 원주사람인가?  이명박은 포항사람인가, 서울사람인가? 서울에 집이 있다고 알려진 김기열은?   

작성일 : 2010-01-14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