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개혁 진영의 2010 지방선거 연대연합 방침에 대한 제안

                           진보신당 원주횡성당원협의회 임성대

연대연합의 역사와 교훈 - 중심을 튼튼히 하고 주변을 확대해야(원칙과 유연성)

최근 다양한 연대연합론이 때로는 충돌하는 형태로, 때로는 중첩된 형태로 제기되면서 2010 지방선거 공동대응과 진보정당의 통합 또는 재구성과 관련한 이견이 돌출되고 있다. MB정부의 폭압정치가 거세지면서 ‘뭉쳐서 타개하라’는 대중들의 요구는 이미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 당위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MB와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이율배반적인 일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과거의 경험과 현재 대중들의 처지, 정치적 판단과 지향 등을 사실 그대로 관찰하고 해석하면 불가피한 이율배반적 현상임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8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진보정당 건설운동이 끊임없이 시도되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진보진영은 크게 보면 ‘비판적 지지’와 ‘독자 후보 혹은 독자 정치세력화’로 양분되어 지금의 ‘민주대연합’과 ‘진보대연합’의 이론적 토대 구축의 초기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이 당시는 인식의 공유가 그리 필요치 않은 시기였다. 각자의 길을 열심히 가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비판적 지지’세력의 압도적 우위가 입증된 시기였다. 그러나 비판적 지지의 노력이 진보진영의 조직적 성장으로 환원되지 않는 운동의 퇴행적 현상을 역사적 교훈으로 수용하면서 보다 큰 몸집으로 새로운 독자정치세력화를 시도하게 되는 동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국민승리21’의 대통령 선거 참여와 민주노동당 창당이었다. 그로부터 이제는 진보진영의 독자정치세력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당위적 과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김대중의 충청연합 전략과 노무현의 정몽준 연대전략이라는 정치공학적 구도론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오랜 보수정치의 적폐로부터의 탈출과 이를 통한 개혁적 국민국가의 탄생 염원으로 ‘민주정부 10년의 역사’가 탄생하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대중들은 이들 정부의 등장이 일반(정치)민주주의는 물론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보장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적 민주주의는 신장되었으나 경제적 민주주의는 후퇴 또는 무시되었고 이러한 결과로 대중들의 삶의 질은 악화되었다. 바로 이 기간 동안 노동의 유연화, 공기업의 민영화, 국제투기 자본의 무방비 침투,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의 확장 경제정책, 글로벌 경제를 앞세운 완전시장개방 등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이의 당연한 결과로 비정규직 대량 양산 및 고용의 불안정화, 경제적 양극화(빈부격차) 심화, 내수 시장의 붕괴 및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끊임없는 몰락 등으로 대중들의 삶은 급속도로 황폐화 되었고 국가경제의 내발적 발전 토대가 심각하게 붕괴되었다. 바로 이러한 결과는 신자유주의 추진주체 그들 중도 보수정치 세력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중도 보수정치세력과의 차별성을 대중적으로 분명히 하지 못한 진보정치 세력의 성장의 경로를 차단하는 원인으로 작동하였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과정과 결과는 MB정부의 탄생을 불러오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래서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필요하고 그 평가에 따른 반성과 혁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래서민주당의 반성 없는 신노선은 무능력과 무체면의 비열한 표현으로 평가절하 되 온 것이다.  

‘묻지 마 반MB연대연합’은 진보정치 포기선언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10 플러스 10년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연대연합 전략전술을 어떻게 구사할 지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화석화된 전선론 혹은 습관화된 이념 틀로 대체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다. 더욱이 길이 분명하게 보이는데 진보정치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샛길로 몸을 옮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더 중요하게는 들어서서는 안 될 이 샛길이 대중들의 삶의 피폐를 가속화하고 정치 불신을 심화 시키는 것으로 귀결되어 민생과 민주주의가 회복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면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지 않겠는가?

대중들의 반MB 반한나라당 연대연합 요구를 받아 안아야 할 제 야당에게 있어 2010선거는 MB집권 2년의 민생민주주의의 후퇴를 만회하고 2012년의 새로운 진전의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있어서 놓쳐서는 안 될 절대적으로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반MB연대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더 이상 MB의 반 서민 친 대자본 정책으로 대다수 국민의 경제적 고통과 인권유린을 허용해서는 아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진보정당의 무능함도 극복되어야 하지만, 민주당의 뼈아픈 과오와 정체성이 우선적으로 성찰되고 극복되어야 대중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 연대는 부정되고 극복되어야 할 과거로의 회귀일 뿐이다. 그 점에서 가치의 연대가 필요하다. 제 야당에 존재하는 이러저러한 기득권이 있다면 다소와 관계없이 과감하게 이를 던지고 피폐화 된 대중의 삶의 질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여러 가치를 근간으로 정성으로 연대하자는 것이다. 이름하여 나는 그것을 반MB가치연대 혹은 반MB대안연대로 표현코자 한다. 과거에 대한 무반성을 기조로 하는 그 어떠한 연대가 낳을 새로운 비극을 나는 감당할 수가 없다.

과거로부터의 교훈, 대중들의 직관은 지혜롭다.

모든 연대는 의도와는 별개로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위에 언급한 반MB가치(대안)연대가 현실적 힘으로 발동되려면 여러 중요한 가치를 최소공약수로 모아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혜로운 공학적 배치 또한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은 여전히 공동 지방정부 구성을 주장하면서 당선가능성을 중심으로 연대의 룰을 정하자고 하고 있다. 말로는 기득권 포기를 외치면서 실상은 민주당 중심으로 연대연합 질서를 구축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에 대한 반성은 물론 최소한의 당 혁신 방안도 회피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 정확하게는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내부 구성이 너무 복잡하고 당의 존폐를 걸고라도 이를 추진할 수 있는 강단있고 능력있는 집단 또한 부재하다.

이런 조건에서 제 진보개혁정당에서  성찰과 혁신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강제할 실질적 힘을 발동하기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가 않다. 답답한 정치공간에서의 생존경쟁이라는 절박한 게임을 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필요로 하는 크기만큼만 요구의 수준을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2010년을 둘러싼 연대연합의 키포인트이다. 

연대라 함은 그 낱말부터 상대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이는 곧 각각의 연대 주체의 처지와 지향에 따라 그 목표와 위상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정치국면을 중심에서 이끌 위치에 있지 못한 처지를 반영한 연합론의 수용은 불가피하다. 다름 아닌 민주대연합 즉, ‘반MB연대’이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지향은 물론 현재의 국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힘을 키워내는 연대연합의 구성이 당연히 핵심적 과제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보대연합 즉, ‘반MB대안연대’이다.

정리하면 민주대연합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진보대연합을 우선할 수는 없다. 이는 이제 논쟁거리가 아니다. 이미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정리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인식을 통해 우리는  2010 선거를 민주대연합과 진보대연합의 수직적 조합을 통해 승리로 이끌 것을 요구받고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2010 지방선거에 대한, 주민참여 지역정치에 대한 지역 시민사회진영의 새로운 모색과 능동적 참여가 확인되고 있어, 참 고무적이다.

도대체 가치연대 제안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니 그것이 무엇인가?  2010 지방선거를 대중들의 피폐화된 삶의 질을 회복하고 높이는데 있어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의 문제로 비화확대 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진보정치진영, 시민사회진영에 있어서 2010 지방선거는 새로운 희망의 정치를 상상하게 할 최소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징검다리로 상정해야 한다. 단순히 MB정부의 반서민 반인권 폭압정치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질의 정치(주민참여정치, 진보적 가치 실현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등)를 지역과 대중공간에서 그 가능성을 창출해 내는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단언하건데 이러한 거시적 안목이 배제된 승리는 그 자체로 치명적 한계와 결함으로 귀결될 것이다. 껍데기만 진보로 포장된 또 다른 MB정부의 등장을 다시는 허용할 수 없다.

최근 원주지역의 시민사회 진영에서 과거 우리가 겪었던 한계와 결함을 극복할 새로운 지역정치를 만들려는 작지만 고무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게다가 이러한 논의가 공전되거나 실행이 제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세심한 방법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보여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진보정당의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의 이러한 모색에 박수를 보내며 지역의 많은 분들이 시민사회 일원으로서 그러한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연대연합체계의 구체적 경로와 방안에 대하여(단순명료한 체계가 복잡 미묘한 문제를 푸는 해법) - 정당과 시민사회진영의 2010 대응체계를 분리하되 자연스런 소통체계를 정립하자.

 ‘진보개혁정치연합’의 구성과 작동체계 마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연대연합체계는 그 자체로만 기능이 제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의 반MB가치연대를 효과적으로 보위하고 강화하는 것으로까지 강제하게 된다. 이렇듯 진보개혁정치 세력의 선거에서의 실질적 성과 획득과 향후 진보정치의 대중적 진지 구축을 동시에 마련키 위한 구체적 실행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가칭 ‘2010 지역정치 모색을 위한 준비모임’이 애초의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도록 역량과 정성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각의 조직단위는 당장에는 개인의 자격으로, 조건이 되면 조직으로 결합하면서 추진동력을 점증시켜 나가는 현실적 지혜가 발휘되었으면 한다. 이것은 알파의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선거 국면에서 역시 주요 주체는 정당조직일 수밖에 없다. 선거연대의 집합은 그 지향과 목표에 의해 폭과 형태가 규정될 수밖에 없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지향과 목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형식은, 즉 공식단위는 일극체계로 단선화 시켜낼 수도 있다. 원주의 현재 야당지형으로 보면 반한나라당 전선에 서있는 제 야당이 ‘반MB가치연대’의 형식으로 공식 논의, 결정 테이블로 묶여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단위에서 공동의 실천공약을 생산, 발표하고 후보조정, 단일화, 공동추천 등의 협력 시스템을 속도감 있게 가동해야 한다.

제 야당에 대한 대중적 변별력은 각 당의 선거 전략과 후보의 독자적 정책과 정치행위에 의해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형식에 대한 과도한 불신과 우려는 자신감과 관련된 기우일 뿐이다. 참여주체의 크로싱 맴버십(교차 참여)으로 볼 때 시민사회 진영의 2010 참여와 당의 2010 대응은 일정 시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결합 또는 상호 소통될 것이다.

동물적 감수성으로 선거판을 장악하자!

미래 지향적 주민참여 지역정치의 새로운 꿈을 설계하자!

실천의 공유와 가치의 공유를 통해 미래정치운동의 통일적 기반을 축적하자!

.2010년 1월 25일        

작성일 : 2010-01-24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