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길기수위원장이 단합대회에서 당원을 폭행하고도 사과없이 있다가 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을때, 여러 당원들이 비판하고 탈당을 하는 와중에 누군가 그런 말을 했지요.
도 정치계에서 인지도를 봤을때 길기수씨가 위원장에 출마할수 밖에 없다는, 뭐 이런..

참으로 기가 막혔지요.
길기수가 누구인지 진보신당이 무슨 당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강원도에서 한줌도 안되는 정치력, 인지도를 위해 당원들의 단결을 희생시키다니..
이걸 우물안 개구리라고 해야하나, 암튼 강원도민이 된지 불과 몇년 안된 제가 보기에도 헛웃음이 나오는 것이었지요.
조금 솔직히 얘기하자면, 강원도에 살면서 여긴 중앙과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수정치권이던 진보정당이던 공무원들이던 지역주민들이던.

민노당과의 여론조사에서 길기수씨가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왜냐하면 '길기수'라는 이름은 소수 몇십몇백명에겐 '도당위원장'으로 기억될지 몰라도 대다수 도민들은 이름한자 기억하지 못하니까요.
아마 엄재철씨를 선택한 여론조사 결과도 실은 후보를 보고 나온 결과라기보다 민노당이라는 당인지도가 진보신당보다 조금 많다는 이유때문일 겁니다.
이것이 강원도의 현실입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위원장이 누구인지 다른 시도 당원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
지난 폭행파문을 봉합하며 내세웠던 '길기수 인지도'란 실은 고작 이런 것이었지요.
아마 모르긴해도 향수 이삼십년안에 진보신당 이름으로 도지사던 국회의원이던 당선될 일은 만무할 것입니다.

혹, 제가 지난 일들을 들추어 불편하셨다면 송구합니다.
저는 그저 말없이 있다 강원도를 떠날 나그네당원이지만, 지방선거를 마치고 도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짧은 의견을 밝히고자 할뿐입니다.
이번 선거는 강원도라는 지역에서 진보신당이 갖는 정치적 위상의 허상과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게 될것입니다. 길기수 위원장의 '인지도 논란'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요.
이제부터라도 멀리 바라보고 당의 민주적 운영과 당원들의 단결을 중심에 두고 도당이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것이 향후 이삼십년안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강원도 산골의 작은 진보정당이 사라지지 않고 유의미하게 살아 남을수 있는 진정한 대안입니다.

더불어,
길기수씨는 이번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평당원으로 남아 헌신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끝으로,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진보정치의 미래를 위해 지난 선거기간 부단히 뛰어온 지역의 출마후보들께 깊은 존경과 따뜻한 연대를 보냅니다.
먹고사는데 허둥거리느라 작은 도움 조차 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언제건 보다 넓은 바다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이천십년 유월의 첫날
나그네당원 올림.

작성일 : 2010-06-01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