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1~12일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명박 정권을 비롯한 자본가 언론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이 회의가 마치 무슨 엄청난 ‘국가적 경사’라도 되는 듯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대대적인 정치선전을 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가적 경사’를 치르기 위해 10월 1일부터 발휘되는 ‘경호 특별법’에 의해 군대가 동원될 수 있는 등의 법적 조치가 시행되며,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처럼 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주변은 철통같은 방어 태세가 구축될 예정이고, ‘음향대포’와 같은 신종 집회?시위 진압 장비도 사용한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언론 보도에는 가려져 있지만 이미 노점상, 노숙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공황이 발발하면서 시작된 ‘G20 정상회의’는 1차 워싱턴 회의부터 지난 6월 토론토 회의 때까지 매 번 ‘G20 정상회의’를 반대?규탄하는 노동자 민중들의 격렬한 투쟁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때마다 개최되는 나라의 지배계급은 예외 없이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무차별한 탄압을 퍼부었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G20 정상회의’는 ‘반(反)노동자, 민중 회의’이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는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사수하고, 위기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비용을 전 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키는 것 외 그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위기는 ‘해결불능’이다. 오히려 강대국의 위기는 가난한 저개발국에 이르기까지 확장되고 이는 더욱 커다란 파국을 예비해갈 뿐이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마치 금융규제나 금융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통해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거나 또는 그렇게 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은 공상에 불과하다. 그렇기는커녕 지난 토론토 회의에서 자본가 정부들은 자신들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조차도 그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다. 단지 노동자계급에 대한 ‘임금삭감, 해고, 복지삭감’을 위한 긴축정책 정도를 이끌어 냈을 뿐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도 각국의 처지가 달라 실제 시행은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됐지만 그것은 결코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을 늦추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이미 노동자 민중에 대한 위기 전가가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과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라는 점은 전혀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

한국의 노동자 민중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 맞서, 위기를 일으킨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그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시키는 자본가와 정부 곧, 지배계급에 맞서 투쟁에 나서야 한다. ‘신자유주의 완화’나 금융규제, 금융통제만을 요구하는 것으로는 대중투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조차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누구의 눈으로 보더라도 그것들은 결코 위기에 대한 올바른 진단도, 대안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를 분명히 반대하고, 나아가 해체하기 위한 대중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또한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흔들리는 정권의 처지를 만회하고 노동자를 공격하는 이명박 정부와 맞서기 위해서도 저항과 투쟁을 펼쳐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서울 G20 정상회의’ 반대?해체를 요구하는 투쟁을 넘어서 ‘반자본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고민택)


G20 회의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요구

- 위기를 일으킨 자본과 국가가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동자 민중에 대한 위기 전가를 중단하라.
- 임금삭감, 해고조치, 복지삭감을 중단하고 이를 위한 긴축정책을 철회하라. 
- 비정규직 철폐하라.
- G20을 해체하라. 
-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를 해체하라.
- 모든 금융 정보를 공개하고 투기자본을 몰수하고 처벌하라.
- 은행과 금융기관을 노동자 통제 아래 국유화하라.
- 독점자본, 국가기간산업을 노동자 통제 아래 국유화하라.
- 전쟁 위기 조성과 전쟁 행위를 중단하라.
- 저개발국(남반구)의 외채를 완전 탕감하라.
- 생태파괴를 중단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라.
- 종교, 인종, 성 차별을 중단하고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이동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 집회, 시위의 자유 등 민주적 권리를 보장하라.
- G20서울회의에 대한 기만적인 정치선전을 중단하라.
- ‘경호특별법’을 철회하고, 집회시위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라.
- 노점상, 이주노동자에 대한 무차별 탄압을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