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함박눈이 쏱아졌다. 파업 1일차에 눈이 내렸는데 만 4일이 지나 녹았던 산과 들판은 다시 눈으로 하얗게 덮였다. 뜨거운 커피로 경직된 몸을 녹이고 난 후 소복히 쌓인 눈위에서 평창군청 앞 오전집회를 민중의례를 시작으로 개최하였다. 5일차를 맞이하자 민중의례를 하는 조합원들의 눈빛과 몸가짐이 더욱 경건해지고 엄숙해졌다. 전태일의 불꽃 앞서가신 선배 열사들의 평등을 염원하던 정의로운 저항 정신이 더욱 조합원 동지들의 몸에 배어지고 있다. 민중의례를 마치고 강원지부 조직부장의 투쟁 지도 발언이 있었다. “추운날씨 오늘도 어김없이 참석한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평창군청 공무원들이 나와보지도 않고 우리의 투쟁 목적을 알아주는 이들이 많지 않더라도 빡세게 투쟁해 우리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며 건설현장이 투명해지고 사회가 아름답게 변하게 만드는 촉매제로서 건설기계노동자의 투쟁 정신을 보여주자”고 강력하게 발언 했다.

오늘은 조합원들에게 발언을 하도록 유도를 했다. 많은 조합원 동지들의 발언속에 한 동지는 “그동안 유보임대료와 체불의 굴레속에서 지금껏 살아 왔다. 파업투쟁을 통해 일한 대가를 제때에 받도록 하자”며 목소리를 드높였다. 또 다른 동지는 “집회에서 발언은 처음 해 본다며 추운 날씨속에 모두 힘들겠지만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우리의 투쟁은 이미 승리한 것이라며 함께 하는 동지들에게 우리에 투쟁은 승리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3조 조원인 한 동지는 “노동자대회나 투쟁에 연대는 다녀봤지만 파업투쟁은 처음이라며 파업 결의 할때는 함께 일하는 조합원들이 한다기에 엉겹결에 그래 같이 해보자 했는데 이제는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며 이 추위가 나를 더 강하게 하는것 같다며 오히려 추위에 감사한다”고 뼈속까지 뜨겁게 불타는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멋진 모자를 쓰고 나온 동지는 “강원건설기계지부의 6.16총파업 투쟁 영상을 보며 8시간 40만 원 단가의 의미를 몰랐는데(쉽게 형성된 것으로 생각) 이제는 투쟁으로 쟁취 했음을 알게 되었다며 이젠 우리 스스로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하며 이 파업투쟁을 계기로 일감이나 단가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았다며 투쟁하며 건설사에 못해봤던 대거리로 하니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다시금 이젠 단가나 노동시간에 미련이 없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싶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러 투쟁영상을 보며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였던것 같다. 강원건설기계지부의 위상도 알게 되었으며 지역이 넓다는 단점으로 못 이뤘던 단결력도 만들어낸것 같다”며 5일차를 겪으며 체험하고 느낀 것을 쏱아 내었다. 집회를 마치고 오늘도 컵라면에 밥을 말아 점심끼니를 해결했다.

거점인 목원건설 현장 사무소로 왔다. 잠시 휴식후 오후 집회를 진행하였고 집회에서 본부장 동지는 “힘차고 끈기 있는 투쟁만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고 모든 착취에 대한 근절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고 후손에게 까지 힘찬 날개짓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다며 이겨내자 아니 이겨낸다. 승리한다며 교섭 잘하고 오겠습니다”는 말과 함께 교섭을 하러 출발했다. 조합원들은 힘내라는 함성과 박수를 보내었다. 교섭에는 본부장 동지와 팀장 들 평창지회장, 강릉굴삭기지회장, 권역조직부장이 서천건설에 함께 당도 했다. 교섭요청을 해온 서천건설은 골짜기에 숨어 있었다. 사측에서 소장 대리와 담당실무가 배석하고 노동조합에서는 본부장,지회장,팀장이 배석하여 교섭을 1시간 30분여 진행하였고 타협점을 찾아 준협약을 하는 정도로 교섭을 마쳤다. 거점 현장으로 돌아와 교섭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팀장들의 의견을 묻고 교섭 결과에 대한 동의를 물었다. 교섭 결과에 대한 회의를 마치고 드럼통 나무가 활활 타는 가운데 구호를 외쳤다. “총단결 파업투쟁! 반드시 승리한다~”

오늘 투쟁에는 강릉굴삭기지회에서 어제에 이어 함께 하였고 파업투쟁 대오는 토요일에도 힘차게 모인다. 평창군청에 단 한명의 공무원이 있더라도 군청 앞 집회와 거점 투쟁을 한다. 춥고 힘들어도 힘을 내서 자신의 안에 있는 용기와 열정의 깃발을 흔들자. 긍정의 힘을 믿고 투쟁하는 대오가 자랑스럽다. "내 힘들다"를 뒤집으면 "다들 힘내"가 된다. 대오는 다들 힘내란 동지애로 희망의 바이러스를 뿌리고 있다.


내 힘들다. → 다들 힘내!

작성일 : 2010-12-18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