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위원회 참석율이 92%나 되었다네요.

- 2월 26일 오후 2시, 경향신문사 별관 금속노조사무실에서 전국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원주에서 김시영 당원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김시영 당원은 청년유니온 총회가 오후 5시에 연세대에서 있다네요. 마침 서울에 있는 김형모 당원도 청년유니온 총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끝나면 같이 만나서 술 한 잔 하기로 했습니다.

- 이번 전국위원회 주요안건은 (1) 당대회 안건 상정의 건 (2) 2010년 사업평가 및 결산보고 승인의 건 (3) 2011년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의 건 등입니다. 그리고 장애인부문 위원장을 인준하고, 재보궐선거 후보 인준을 대표단에 위임키로 했습니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총원 87명 중 80명이나 참가했네요. 요즘 진보정당 통합 문제가 이슈가 된 탓이라 아무래도 (1) 당대회 안건 상정의 건 때문에 참석율이 높은 게 아닌가 짐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상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2시 조금 넘어서 시작된 회의가 11시 가까이 끝났는데, 주로 이곳과 관련된 문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 (1) 당대회 안건 상정의 건은 안건을 크게 두 개로 나누어서 진행되었습니다. ① 당역량강화를 위한 실천계획 ②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실천계획 ③ 실천계획 이행 및 실행계획 ④ 당재정확대를 위한 특별결의안 등입니다. ③ 실천계획 이행 및 실행계획은 1) 당 역량계획 실천계획 이행평가단 구성 2)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추진위 구성이 이슈였습니다.

 (2) 2010년 사업평가의 건과 결산보고 승인의 건 (3) 2011년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의 건은 특별히 논쟁이 된 것은 없었습니다.

① 당역량강화를 위한 실천계획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을 5대 혁신과제에 삽입한 수정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되었습니다.

②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실천계획에서는

1) '과거 신자유주의 세력의 경우 조직적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안을 통과시켰는데, 이것은 사실상 민주당, 국민참여당을 통합 대상에서 배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새로운 진보정당은 과거 패권주의적 행위에 대한 분명한 평가와 반성에 기반하여 추진되어야 한다'는 수정안도 통과되었는데,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북한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는 '대화와 협력의 상대로 존중하며,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남한과 낡은 국가사회주의의 틀에 갇힌 북한의 양체제를 지양하는 진보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북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대화와 협력의 상대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체제에 대한 분명한 비판적 입장을 나타낸 셈입니다. 

③ 실천계획 이행 및 실행계획으로서 1) 당 역량계획 실천계획 이행평가단 구성하고 2)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추진위 구성하는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었습니다.

④ 당재정확대를 위한 특별결의안도 무난히 통과되었는데 1) 당원확대를 통한 당재정확대, 2) 자발적 당비인상, 3) 후원당원 확대를 통한 당재정 확대를 결의하기로 했습니다.

2011년 사업계획에서는 재보궐선거 대응을 위해 기초단체장 뿐 아니라 광역단체장, 국회의원에 대해서 기탁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 전당적 정치실천 사업으로서 비정규직 권리찿기 운동을 최저임금에 국한하지 않고 비정규직 전반에 관한 정치캠페인으로 확대해서 벌이자는 수정안도 통과되었습니다.(사업계획에 관한 이 두 가지 사항은 제가 수정안을 냈고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전국위 첫 데뷔치고는 괜찮았던 셈입니다.)

- 전국위원회의 전반적 분위기는 소위 독자파 성향의 전국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대표단 중심의 진보정당 통합논의와 선거연합에 대해서 제동을 걸었고, 당 역량 강화를 기본으로 해서 진보의 재구성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상당히 많은 전국위원들이 최근의 당내 상황과 진보정당 통합논의, 선거연합 논의 등에 대해서 상세한 정보를 알고 있었고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소문들도 나돌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국위원회 참가가 처음이고 안건에 대해서 강원도당 당원들과 논의를 많이 한 상태가 아닌 탓에 명확한 입장을 정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주로 독자파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앞으로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기 위해서 강경한 입장은 취하지 않고 유보하는 방식으로 표결에 임했습니다. 앞으로는 폭 넓은 의견수렴과 고민을 통해 좀 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전국위원회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의 끝나고 노량진으로 이동해서 새신랑 김형모 당원과 기분 좋게 술 한 잔 했습니다. 요즘 구제역 파동을 거치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고기를 좀 줄이려고 고기안주 아닌 메뉴를 찾았는데 없더군요. 어쨌거나 흥겹고 활발한 토론이 있었던 술자리였습니다. 김시영 당원은 청년유니온 총회에 참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요즘 여러모로 힘겹고 진로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시사점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지화자, 여러모로 의미 있는 전국위원회였습니다.

작성일 : 2011-03-02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