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여기에 글을 쓴다는게 용기가 좀 필요하군요. 불필요한 오해는 안하셨으면 하고요, 다만 시영씨 글에서 사실 관계가 좀 다른 부분들에 대한 나름의 항변(?)이 필요할 듯 해서 글을 씁니다. (사실 전 여기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와 봅니다, 지역상황도 보고, 배울 것이 있다면 보려고 하지요.)
지역모임에 아시다시피 저도 참석을 했었고, 창립 때부터 조합원이었습니다. 우선 청년유니온에서 시영씨와 만나고, 함께 하게 되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니 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시영씨가 느낀 모임의 감정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전국적인 현황 같은건 저도 모르니까 생략하고요. 다만 그날 모임에 대해서는 좀 얘기를 해야 하겠네요.
모임에 소위 엔엘계열이 널려있었다고 하셨는데. 그런 말씀을 들으니 좀 답답합니다. 소위 엔엘계열이 널려 있지도 않았거니와 대다수 거기 참석한 사람들은 기존의 운동이 분열되어 있는 것에 힘들어 하고, 젊은 사람들부터 다시 소통하고, 새로운 방식과 의제를 가지고 청년세대 운동을 해보자고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서 엔엘이 널려있다거나, 정파모임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고, 모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그날 모인 8명의 지역 사람들 중 소위 엔엘 운동권 출신(기준이 뭘까요?)은 저를 포함하여 단 2명입니다. 다들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고, 지금의 정치적 성향은 알 수도 없고,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영씨가 우려하듯 모임이 과거의 대중단체들의 수순을 밟는다던가, 누군가에 의해 장악된다거나, 사상을 주입시키는 공간이 되는 것을 찬성할 사람은 그곳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임이 그런 형태로 흘러갈 때 가만히 지켜만 볼 사람도 없을 겁니다. 또한 누구는 이런 견해와 주장을 가지고 있으니 되고, 누구는 안 되고 하는 것도 그 모임의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영씨가 소수파가 된 느낌에 기분이 나쁘셨다고 하셨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시영씨 개인의 감정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소수파, 다수파 등의 문제가 아니라, 거기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길게는 10여년, 짧게는 1-2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시영씨는 처음 보았기에 좀 어색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실 낯을 많이 가리기에 아직 시영씨가 어색합니다.) 오히려 시영씨가 아는 사람들도 많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년 유니온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열정과 진심이 분파적 시각이나 엔엘이니 피디니 딱지 붙이기 식으로 훼손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오류들을 뛰어넘고 소통하고, 건강한 흐름을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영씨와의 만남이 경계나 두려움, 적대감 등을 뛰어넘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만남 기대하겠습니다.
* 사족1 -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이 쓴 글들은 레디앙이나 청년진보포럼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찾아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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