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7 최만원' 이란 팻말을 들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이렇게 읽더군요.
'칠 천 만원'

'만원의 행복, 최만원입니다' 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쪼로로 달려와서 손벌리며 이러더군요.
'만원만 주세요'

아무튼 재미있는 선거였습니다.
전국의 선수들이 다 모이니까 잠깐 동안 여러 가지 선거방법을 금방 만들어내더군요.
명함 내미는 솜씨들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말 꽤나 한다는 사람들도 다 다녀갔구요.
조승수 대표도 우리처럼 토요일 밤에 도착해서 월요일까지 지원유세를 하셨습니다.

화순이란 곳이 광주의 위성도시더군요.
인구 6만 남짓한 읍내에 웬 아파트가 열 개 넘게 있더군요.
대개 광주로 출퇴근하는 젊은 사람들이지만
이곳을 자기가 살 곳 으로 여기지도 않고 투표도 안 합니다.

지역토호인 부부군수(임씨네), 형제군수(전씨네)가 대대로 군수를 해 먹고 있고
이걸 지역에서는 '임전무퇴'라고 비꼰답니다.
이 분들 덕에 9년 동안 5번째 선거하고 있거든요.

화순에 당원 3명 밖에 없는데도 후보를 결심한 최만원 동지가 존경스러웠습니다.
선거가 처음이라 아직은 유권자들과 악수하는 것도 서툴지만
텔레비전 토론 이야기를 들어보니 완전 준비된 정치인이더군요.

이양읍 장날이라 장터에 갔더니
할머니 한 분이 텔레비전 토론을 '억구로 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옆에 있는 분한테 물었더니 '일부러 찾아서 들었다'말이라네요.
 

남도로 봄나들이 갔다온 것 같았습니다.
올 봄은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차이가 없다고 누군가 말하더니
원주에는 벚꽃이 지고 있는데 광주에는 아직도 한창이더군요.
화순에 고인돌공원이 있다는데, 가 보지 못한 게 아쉬웠고
남도백반을 먹어보지 못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남한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장장 4시간 30분을 가야하고,
다시 4시간 30분을 와야하니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쉽기도 했지만
오가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동행자와 친해지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화순에 잘 갔다왔어라.

작성일 : 2011-04-26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