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인 '다자원'이 원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재활용선별센터에서 노동조합과 갈등이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회적기업인 다자원(사측)은 다자원의 운영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이러저러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보자면 명백한 노동권의 후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문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두 당사자는 아직 공식적인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았다.

물론 단체협상에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다자원은 8차례의 공문과 서류상 대표에 대한 고발끝에서야 단체협상 상견례를 시작했다. 다자원이 이렇게 진행되기 전에 먼저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려고 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자원이 공식 대화상대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다자원의 입장에서는 공동체운영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전체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현실을 부정하는 태도로 둘 사이의 대화를 가로막는 사유가 되고 있다.)

단체협상이란 단.순.한 노동조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문제, 노동조합의 미래사회에 대한 대안 등은 사실상 토론될 여지가 없다.

그래서 별도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은 다자원과 노동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역차원의 토론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물론 이 문제를 지역차원에서 토론과정을 통해서 해결해야 하는냐?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견해가 있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대화는 시작되었다.

사회를 보면서 오늘은 '욕 빼고는 다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대화의 태도나 표현을 가지고 뭐라고 문제제기하지 말라고 했다. 더 중요한 것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대화의 기본적인 기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여전히 중요하지 않은 표현으로 상대를 기죽이려고 하고,

여전히 중요하지 않는 태도를 지적해서 상대를 기선제압하려고 한다.

아..얼마나 많이 당했던가..부르주아 언론으로부터..적들로부터..

우리의 주장은 쌩까고 우리의 태도와 표현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그런데 우리도 똑같이 닮아 가다니..

한 번의 토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어찌보면 다자원과 노동조합의 문제는 간단하다. 그냥 단체협상을 시작하고 끝내면 문제는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인 '대안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은 아예 토론되지 못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7시가 넘어 끝난 토론회지만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나는 원치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단체협상과 관련한 이야기,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논의하자고 했다.

물론 차후에 또 논의하자고는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커다란 문제는

대화할 생각이 있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문제가 많다고 서로 떠들고 다니기는 한데 정작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들이 없다.

운동이란 서로 설득하는 것인데 설득하기 보다는 밀어부칠 생각만 있다. 이런 패권적 태도는 양자가 동일하다.

나는 이런 태도가 불만스럽다.

기본적으로 이런 태도는 '잃을 것이 없다'는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태도에서 나온다.

그런데 운동은 누군가가 잃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핵심적인 것은 미래사회를 어떻게 건설해 나갈 것이고 무엇을 목표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 아닌가?

이렇게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면서 대안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잘못을 했지만 그것은 대안사회, 미래를 생각한다면 아주 부차적인 문제이다.

그런 문제들은 해결해야할 과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운동의 가장 기본은 설득이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것을 밀어부치는 것은 운동이 아니다. 우린 그것을 '스탈린주의'라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권력을 가진 사람-여기서는 '다자원'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투쟁국면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대화국면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대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이 가장 커다란 원인이다. 양보와 설득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먼저 하는 것이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자원은 노동조합과 단체협상의 테이블에 앉겠다고 했다.

8차례의 공문과 고발의 뒤에 내린 어쩔 수 없는 결과(?)여서 아쉽다.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전히 다자원은 노동조합과의 협상보다는 전체 공동체원들과의 대화, 개별적인 노동자들과의 소통, 한국노동과 민주노총의 공동협상, 노사협의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냥 대화하면 안될까?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법적인 권리란 최소한의 권리이지 충분한 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부정당하고 있는 노동조합에서는 아무리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다자원에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다. 그리고 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협상에서 지금까지 논란이 되었던 것들을 다자원이 모두 철회하기를 바란다. 진짜 대화로 풀겠다고 한다면,

그리고 내부의 절차적인 문제를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연기하는 사유로 제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상 지금까지 문제가 되었던 사안들에 대해서 실무자들이 모든 것을 결정하면서 노동조합과의 대화는 운영위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면서 시간을 끈다면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다자원이 해결해야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이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제안했던 것처럼 다자원 대표자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기를 바란다.

대표는 그저 서류상의 대표일 뿐인데 서로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노동조합도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그렇게 보여주면 더 좋겠다.

그리고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자신이 스스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지역운동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면

차후에라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주기를 바란다.

지금처럼 어찌되나 지켜보지만 말고.

서로 머리를 맞대면서 함께 지역운동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