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반값등록금 촉구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놀란건 대학생들이 고작 20여명밖에 없었다는 거.
그리고 사회단체 회원들도 거의 없었다는 거.
전체 참석자는 약 30여명..

긴급하게 일정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긴급하게 일정을 잡았다면 주체들이 계획없이 움직였다는 것이고..
그런 것이 조금 아쉽다.
사실 반값등록금투쟁은 시작된지 쫌 오래됐지만 별로 관심들이 없었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시작은 급하게 했을 수도 있지만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지역차원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이지 않을까?

반값등록금

한 해 전체 대학생들의 등록금은 약 12조 정도가 되는 것으로 계산한다.
4대강에 들어가는 예산이 최소 20조..이것저것 여기저기 널려있는 예산까지 합하면 약 30조원.
그렇다면 최소한 3년은 무상으로 할 수 있는 금액이다.

더 큰 문제는 부자세금을 깍아준 금액이 약 96조원이라고 한다.
5년간 누적된 수치니깐 매년 약 20조원이라는 얘기다.
즉 세금을 감세 이전의 수준으로만 계산해도 무상교육이 가능한 수치라는 말이다.
물론 노무현정권의 감세액 10조원을 합하면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본가들에게 돈벌이 시켜주기 위해서 쓸 돈이 없을 뿐이다.

여기에다 가 대학의 적립금이 약 10조원 이라고 하니까..
대학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엄청나게 한거다.
그래서 연예인인 김여진씨가 대학에게 대학인지, 기업인지, 사채업자인지 정체성을 밝히라고 한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의 대학등록금 정책은 하위 50%의 학생과 B 학점 이상의 조건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적용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의 손학규대표도 촛불에 나와서 저소득층 등 순차적인 대책을 말했다가 대학생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그래서 정책을 긴급하게(?)바꾸라고 지시(?)했다고 하던데..
둘 다, 개념없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대학생들은 대학생이 아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물론 방학중에는 집중적인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
그것도 모라자면 학자금 융자를 받는데, 결국 잠재적인 신용불량자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할 시간은 없다. 그러니 B학점이라는 건 결국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누구나 B학점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대책은 무대책이고 여유가 있는 학생들 소수만 혜택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책도 마찬가지.
물론 저소득층도 어렵지만 지금 대학등록금은 속칭 중산층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50억 자산가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기 두 자녀의 대학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었다고 하던데..
우린 그냥 죽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현실은 사실상 자본의 논리가 깊숙하게 개입된 것이다.
대학교가 돈벌이를 한다는 차원에서의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닥치는대로 자신을 지켜야 하고
엄청난 부채를 갚기 위해서 죽어라하고 아무 일이나 해야하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죽어라 하고 아무생각없이 일만 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대학등록금투쟁에서 그것이 반값이 되었든 무상이 되었든
핵심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립학교에 대한 처분의 문제이다.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의 맹점이기도 한데
공공의료시설이 전체 5%가 안되는 현실, 개인병원이 95%에 달하는 현실에서 아무리 좋은 제도도 결국은 병원자본 배불리는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등록금과 관련해서 대출이자를 아무리 싸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결국 은행자본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처럼
졸업 후, 비정규직이라도 감수해야하는 입장에서는 값싸고 능력있는 노동력을 마구 재생산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지금 공립대와 사립대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국공립대는 20%, 사립대는 80%이다.
OECD국가의 비율은 거꾸로 80:20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사립대를 처분하지 않고서는 대학개혁-등록금문제조차도-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사립대의 존립근거인 '자유재산제도'를 뜯어 고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개혁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국가의 재원으로 사립대를 사들일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투쟁이 보여주고 있는 운동의 원칙 하나는
바로 주체들이 투쟁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이 토론회에서 대안으로 말했고, 이명박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말했던 반값등록금이
이제서야 당사자인 대학생들의 투쟁으로 사회적 의제가 된 것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 건 조직된 노동자들이 이 투쟁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 물론 노동자들도 자본가계급의 공격으로 어렵게 투쟁하고 있기는 하다.
민주노총의 탈퇴를 비롯해서 수 많은 노동조합들이 무너지도 있다.
그렇지만...노동자들은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농민들도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도시빈민들도 자신들의 생존권만을 위해 투쟁에 나선다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

그건 바로 자본가계급이지 않을까?
뭐..대기업노동자들은 좋은 단체협약으로 학비가 걱정없기는 하다.

이 투쟁은 대학생들만의, 학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자본가계급이 이 사회를 통제하는 하나의 통치방식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본가계급의 통치방식이라는 것이 핵심적이다.
그런 관점을 가지지 못한다면 노동자들은 더 깨져야 할지 모르겠다.

경쟁에서, 신용불량자, 값싼 비정규노동자의 양산,
그리고 살아 남기위한 이기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인간상의 뿌리내림.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액수가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문제이다.

작성일 : 2011-06-08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