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문]

부대표 후보 강상구입니다.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1.
 
제가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진보의 재구성’입니다.
 
꽤 오랫동안 세계경제는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거대한 규모의 경제위기가 다시 덮칠 것이라는 예측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 얘기가 뜬금없이 들리는 이유는
진보정당만 경제위기 상황의 준비에 둔감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세력들이 지금
다가올 경제위기의 시대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재벌은 지난 몇 년간 안전한 현금성 자산을 잔뜩 쌓아놓았습니다.
중소기업의 노사관계에까지도 개입하면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미리 차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누가 뭐래도
재벌 아니면 한국경제 다 죽는다는 확신으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지배세력의 경제위기 대응책들입니다.
 
경제 위기의 시대에 고통 받는 노동자 민중들은
아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질 때 역사적 상식은
좌파정당이 성장하는 게 아니라
극우세력이 발호하는 것이었습니다.
 
 
2.
 
이런 시대에
진보신당은 진보의 재구성을 창당정신으로 내걸었습니다.
 
노동정치의 혁신/지역정치의 혁신/ 당 민주주의의 혁신/ 의정활동의 혁신/ 그리고 한국사회 변화에 따른 전략의 혁신.
 
이 5가지가 당시에 우리가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실천하자고 했던
내용들입니다.
 
진보의 재구성은
단순히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기대가 아니라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진보정치운동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지 않고는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를 결코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우리의 화답이었습니다.
 
2008년 3월 당대회에서
우리가 진보정치 10년 성찰과 전망이라는
얇은 책자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부터
 
저는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3.
 
서울 구로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서
저는 민주노총과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에 집중하고, 구로디지털단지 전략조직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함께 했습니다.
 
10년 간의 진보정당 운동이 노동대중의 현실적 요구를 5%미만의 조직 노동자로부터만 주로 들어왔기 때문에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대중 사이의 간극을 방치하면서
90%가 넘는 미조직 노동대중의 요구를 수렴하는 데 실패했다는
당시의 평가를 지역에서 극복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구로에서 민중의 집에서
주민이자 노동자인 사람들을 모아
단일한 요구를 만들어 내고, 지역권력과 투쟁하면서, 지역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 역시
 
우리가 1%가 아니라
99%에 속하는 정당이 될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이 모여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역거점을 육성해야 한다는
당시의 결의 사항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참여예산제에 30명이 넘는 당원을 참여시키고
이 당원들이 주민의 요구를 수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아봤던 것은
 
사실은 당원들마저도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는
주민들과 별 소통도 없는 이질적 존재라는 현실을 극복하면서
단지 당의 행사에 참여하는 식의 당원 참여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 속에서 뭔가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당원의 당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법정선거 비용을 몽땅 지원해서 구의원을 만들어 내고
구의회 안건을 사전에 점검하면서
대중조직화와 관련된 사안은 당협이 직접 챙기도록 한 것은
의정활동의 혁신 과제를 실험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4.
 
저는 지난 통합 논의 과정에서
민중의 집 1000개 건설을 제안한바 있습니다.
 
이 계획은 단순한 의석수 늘리기로는 달성할 수 없는
집권과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집권전략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나 정부조차도 어쩔 수 없는 재벌의 정치적 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석 몇 석은 체계적인 전략 하에 짜여진 하나의 수단일 수는 있어도, 그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복지’를 얘기하면서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보수야당들이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결국 노동자 민중의 아니라
 
재벌의 요구에 굴복하고 자본의 정치적 요구에 발 맞춰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준비를 저는 뿌리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5.
 
뿌리 전략의 요체는
지역 및 인터넷 전략 강화와 활동가 육성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상근자 기금을 조성하겠습니다. 올해 서울시당에서 지금 제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계시는 구로의 김희서 동지가 상근자 기금 사업으로 7명의 상근활동가를 발굴했습니다. 이거 전국적으로 하겠습니다.
 
돈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꽤 많이 계십니다. 사람은 죄다 서울에 가 있어서 이기도 하고, 청년학생들이 적어서 이기도 하고, 실망하고 정당활동 접은 활동가들이 상당수 계시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상근활동가 발굴위원회 만들어서 난관을 넘어 서 보겠습니다.
 
상근활동가들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목요일 오후는 당 상근자 전체가 학습하는 날’ 같은 걸 만들겠습니다.
당의 일상 업무를 모두 중단하고 무조건 전국적으로 공부하는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이 정도 하지 않으면 교육사업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릴 것입니다.
 
민중의 집을 임기 중 15개 만들겠습니다.
얼마 전에 충남에 내려와서 민중의 집에 대한 강의를 했었습니다. 강원도에도 갔다 왔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인천에도 다녀왔습니다. 전북에서도 와달라고 한 걸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 갔었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주민노동자 조직화의 거점으로서 민중의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5개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지역거점운동 네트워크를 만들겠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도서관, 까페, 상담센터의 활동가들이 필요할 땐 언제나 경험을 공유합시다.
 
이러한 거점들이 단순히 유권자 접촉 창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인터넷 전략팀’을 꾸려, 진보신당의 체질을 완전히 개편하는 안을 만들겠습니다. 2008년 중앙당에서는 당 홈페이지를 당원과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폭 개편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의식을 다시 살리겠습니다. SNS시대에 걸맞는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6.
요즘 당 때문에
걸핏하면 우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좌절해서 우는 건 아니고
그냥 좀 감동적이어서 웁니다.
 
다들 탈당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당에 남아 있는 1만 당원이 계시고
잘 될 때 보다 힘 들 때 도와야 한다면서 입당하시는 분들도 여럿 봤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웁니다.
 
동시에
9월4일 당 대회 이후에 최근에 올수록
저는 정신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할지 분명합니다.
얼굴은 좀 지쳐 보이지만 전혀 지치지 않았고,
힘이 점점 더 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상황에 대한 엄밀한 분석
노동자 민중, 그리고 당원들과의 소통 속에서 만들어진 철저한 계획
활동가들의 팀웍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집요한 실천.
 
이 세 가지로 당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버리겠습니다.
 
이렇게 힘들 때 말하는 희망에는
어떤 거짓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건 정말 진심입니다.
 
경기도의 한 당원께서는 당원들이 과거에는 진보신당을 자랑스러워했는데 그 자부심이 다 사라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민들은 진보신당에게서 희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한나라당에게서,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야당들에게서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정당이 아닌 시민사회세력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잘 한 게 아니라 우리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다시 당원들에게 자부심을 되찾게 하겠습니다.
진보신당이 국민들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대신,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제가 쓰러지면 당이 쓰러진다는 각오로,
 
결과를 가지고 평가 받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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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11-03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