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눈 

  강릉 구정리 골프장을 향해 가는 생명버스를 타다.

  대관령을 넘으니 눈이 꽤나 많이 온다. 구정리에 도착하니까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집회장에서 이장님과 녹색연합이 설명을 하고 있다. 설명이 끝난 후 골프장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강릉시내에서 행진을 하는 프로그램이란다. 골프장 모양이 말발굽 모양인데 움푹 들어가서 포위된 곳에 반대주민들의 집이 있다. 골프공이 지붕 위로 날아다니게 생겼다고 한다. 강릉시장 최명희가 주민들을 내쫓으려는 심사 같다. 자신의 선거사무장을 위한 특혜란 의혹을 받고 있다. 권력의 사유화! 이명박 정권의 본성이다.

  시행사가 강원도청의 현장감사를 막고 있다고 하더니 내리는 눈을 맞으며 골프장 건설현장에 도착하니 인부들이 몰려 내려와 주민들을 못 가게 막고 있다. 토건왕국 대한민국, 골프장천국 강원도다. 



  저녁 6시에 교동초등학교 동문회 회장 이취임식에 참가하기 위해서 도중에 먼저 돌아왔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골프장업자가 베어내려는 울울창창한 소나무가 눈을 배경으로 멋지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촌로들이 손으로 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도지사는 골프장 공약을 이행하라’



  최문순 도지사가 골프장에 이어 또 환멸감을 안겨 주시는 행동을 최근 했다. 삼척핵발전소 유치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덧붙여서 제2원자력연구원을 유치해서 원자력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선보인 것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있는 정치의 해를 맞이하여 각 당에 정책공약으로 채택해달라며 진보신당에도 자료집을 보내왔는데, 삼척시 현안으로 제2원자력연구원 유치를 맨 앞에 등장시킨 것이다. 민주당의 피할 수 없는 숙명, 기회주의. 유권자의 원죄, 한탕주의...



  눈 내리는 강릉 구정리, 촌로들의 힘겨운 투쟁, 멀리 보이는 소나무처럼 희생되지 않기를 빌어 본다.

작성일 : 2012-03-03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