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당 당원여러분,

완연한 봄입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봄을 그저 아름답게 바라볼 수만 없는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했습니다.

이로써 신자유주의 극복과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도모할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부유층과 대기업의 눈치를 보며 세금조차 올리기를 주저하는 박근혜정부가 현재의 경제불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가난한 자들의 양보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누구라도 저항하면 본보기로 두들겨 패주겠다는 게 박근혜정부의 노사관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적할 주체적 역량은 미흡합니다. 통합진보당은 정치적 영향력과 당원의 활력을 잃었고, 진보정의당은 노회찬의 의원직 상실과 유시민의 정계은퇴 및 안철수의 등장으로 흔들리고 있으며, 진보신당은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진보신당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당원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포진한 당원이 있고, 경험과 능력 있는 활동당원이 여전히 건재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서 도당의 조직체계를 단단히 꾸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임시정당체제를 종식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강원도당의 상황은 이러한 역할을 해내기에는 취약합니다. 지난 1월말의 당내 선거에서는 각 지역당협의 위원장 및 도당대의원 선출이 원할치 못하여 도당의 운영위원회와 대의원대회가 구성되지 못하였습니다. 임시정당체제를 넘어서 평생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이용길 대표체제가 출범하였습니다만, 강원도당이야 말로 그동안 임시정당 체제로 운영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강원도당은 2008년 중앙당 창당과 함께 선관위에 등록하여 정식 당부로서 출범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12년 총선으로 정당등록이 취소된 후에는 선관위에 도당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진보신당 내부적으로는 기존의 강원도당의 규약과 운영체제를 그대로 승계하여 도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였지만, 사실은 임시정당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자 강원도당의 뜻있는 활동당원들이 지난 3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서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위원 및 중앙당 대의원, 전직 운영위원, 관심당원 등이 강원도당의 진로와 임무를 논의하였습니다.

강원도당을 창당하고자 합니다.

그 결과 저는 강원도당 당원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강원도당 당원 여러분의 이러한 결의에 힘입어 강원도당 창당의 각오를 밝히고자 합니다. 엄중한 시기를 헤쳐나갈 단단하고 유연한 강원도당을 시급히 건설하기 위해 신속히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겠습니다. 지역과 부문, 전국위원 및 중앙당대의원 등을 망라하여 10여명 내외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창당시기 등은 논의를 통해서 확정하도록 하겠지만 올해 안, 혹은 6개월 내에 마치고자 합니다.

당원 1,000명 이상을 등록하고 집행체계와 대의기구를 구성하는 한편, 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이 만만치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시간은 뜻이 있는 자의 편이라고 믿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당원들의 의지를 다시 모으기 위해서는 진보신당이 정세에 맞는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당원들의 의지와 열성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에는 우리는 이미 지쳐있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적은 역량으로 감당해야할 일은 많지만, 진보정당에 실망한 활동가들은 거리를 두고 있고, 대중은 냉소적입니다. 남아 있는 소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만, 적은 역량으로 어디부터 문제를 풀어 나가야할지 만만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악순환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누군가 자신의 역량 이상의 시간과 노력과 자금을 대는 수밖에 없습니다. 불가능한 일을 이루려면 무리를 무릅쓰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질주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시간을 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바빠서 시간을 못 냅니다. 내가 돈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 냅니다. 나한 테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역시 사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다면, 내가 나선다면, 내가 돈을 낸다면 우리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당 당원 여러분들의 분투를 기대하며 이상 마칩니다.

2013년 3월 3일

강원도당위원장 이건수 드림

작성일 : 2013-03-04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