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명세서 교부의무화 입법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에 나섭니다

지난 5월 있었던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막말 사건을 계기로 소위 ‘갑을문화’가 인구에 회자되며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갑을문화는 사업관계에서만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가 아닙니다. 강자와 약자 간에 맺는 다양한 계약관계에서 야기되는 고질적이고도 일반적인 병폐입니다. 사용자와 노동자 간에 맺는 근로계약 관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노동자들 또한 노동현장 곳곳에서 갑(사용자)의 다양한 횡포에 폭로되어 있습니다.

노동절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 날이 주휴일 외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법정 유급휴일이라는 것,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 날 출근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인정된다는 것, 만약 출근하면 평일과 달리 휴일근로가 되어 가산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TV 주요 뉴스로 보도 될 정도니 다른 문제는 오죽 하겠습니까?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서면 근로계약 체결을 하지 않거나 또는 그것을 서면으로 체결하고도 교부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노동자들이 수행한 노동시간 및 임금산정 내역을 기록한 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취업규칙을 게시하지 않고 취업규칙으로 정해진 약정 노동조건을 무시하는 경우 등도 다반사이지요. 이것이 우리 사회 노동시장 및 개별적 노사관계의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제43조)은 임금은 정기적으로(정기불), 노동력을 제공한 당사자에게(직접불,) 전액을(전액불), 통화로(통화불) 지급하도록 정하고, 이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후불제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안전하게 지급되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사용자들에게 임금명세서 교부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자신이 제공한 노동량(노동시간)을 근거로 산정한 임금내역이 기록된 명세서를 사용자로부터 교부받지 못하는 경우가 예상 외로 많습니다. 또 그 명세서가 교부되더라도 그 양식이 사업장마다 다르고 양식의 완성도 또한 떨어져 지급되어야 할 임금의 내역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매일매일 임금을 목적으로 출근해 일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즉, 임금이 엉터리로 계산되어 과소 지급되더라도 그 산정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여 쉬이 문제를 제기하지도 못합니다. 이 같은 폐단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임금지급과 동시에 그 계산내역이 상세히 기록된 명세서를 교부토록 하면 극복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오늘부터 임금명세서 교부의무화 입법청원을 위한 대시민 캠페인에 돌입하며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서고자 합니다. 많은 시민들과 노동자들과 사회단체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3. 6. 19

울산노동인권센터 ․ 울산시민연대 노동사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