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당 당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강원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건수입니다.  

진보신당을 둘러싼 내외의 여건이 녹록치 않은 때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중책을 자임한 것은 자존심과 분노 때문입니다.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죽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혼한 부모와 헤어져 혼자 살다 동작대교에서 투신한 19세 소녀, 장애를 가진 아들이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목을 맨 50대, 마창대교에서 난간을 붙잡고 버티던 11살짜리 아들을 떠밀고 자신도 뛰어내린 40대, 2개월 전 실직해서 월세와 학원비로 고통받다 아내와 두 아이를 살해하고 목을 매고 자살한 30대, 기초생활수급비 43만원으로 생활할 수 없다며 연탄을 피워 자살한 60대 부부, 쌍용차 구조조정 때 희망퇴직했다 자살한 30대 남성, 학자금 대출을 고민하다 강릉의 원룸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한 대학생, 지병과 가난으로 냉방에서 홀로 죽어간 촉망받던 시나리오 작가...... 

  우리 이웃들이 철저히 홀로 내쳐져서 죽음이라는 막다른 선택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자기 살 길에만 바쁠 뿐 남의 가족 일에 애써 무관심합니다. 경제는 회복되어 단군이래 최고의 수출호조라지만 부자들의 곳간만 넘쳐날 뿐 서민들은 전세난과 물가고로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이처럼 갈수록 양극화되는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은 저 혼자만 살기 위해 뿔뿔히 흩어져 있습니다. 불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정글과도 같은 이 사회에 대해서 우리는 분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세상을 바꾸자고 진보신당에 모인 우리는 분노하고 있습니까? 체념과 피로 속에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맞습니다. 세상은 쉬이 변하지 않습니다. 대중은 분노보다는 체념에, 투쟁보다는 시혜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인간적인 약점과 봉건적인 인습과 힘겨운 현실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어서야 합니다. 분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권력을 자기 배 불리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에서 보듯이 대책없이 이기적이고, 그러면서도 터무니 없이 뻔뻔한 저들. 부자감세 등 제 것 챙길 때는 비할데 없이 약싹빠르고, 나라의 살림살이와 민생에는 철저히 무관심하면서도 실력이라고는 두터운 낯짝 들이미는 것이 전부인 저들. 한 줌 밖에 안 되는 기득권에 얽매여 자신의 과오에 대해 성찰하지 못하고 여전히 패권적 행태를 보이는 저들을 우리가 왜 극복하지 못합니까? 분발합시다. 우리가 정당하다면, 우리의 대안이 옳다면 현실의 결과물로 증명합시다.  

  분발합시다. 내가 돈과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합니다. 내게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투쟁을 조직하고, 대안을 공부하고, 사람을 키우고, 조직을 건설합시다. 분노로부터 시작합시다.

2011년 2월 18일 

진보신당 강원도당 위원장 이건수 올림

작성일 : 2011-02-18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