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수) 박김영희 유세일기

광주에는 봄이 왔더군요. 봄님이 살짝 오셨어요,

어제 밤 광주에서 잠을 자고 오전엔 ‘광주장애인 자립생활센타’방문을 했습니다. 커피 한잔 얻어먹고 나오는데 큰 보따리하나 받았습니다. 그것은 제주에서 보내온 양배추라면서 주셨어요. 서울 가서 먹으라고 주셨는데 낼 서울 왔다 새벽에 전주가야 할텐데요.

(언제 먹어 볼 수 있으려나....그래도 마음은 양배추가 뱃속에 통으로 들어온 것처럼 빵빵든든입니다^^ 감사합니다.)

광주에서 서울 찍고, 인천 유세장에 도착했습니다. 인천시당 유세는 차분하고 내내 진지했습니다. 당원들이 진보신당의 내일에 대하여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새 집행부의 책임이 태산만한 것 같습니다...)

모든 후보에게 여러 질문이 있었습니다. 질문 중에 생활생태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여성후보인 최후보님, 윤후보님은 직접 가벼운 농사도 지어보고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여러 가지로 생태실천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질문을 듣는 순간 ‘졌다.’였습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모두 까르르 웃으셨지요..^^;)

저는 두 분처럼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몸의 상태라면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두어내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의 생태실천은 물을 적게 사용하기 위해 샤워 끝에 잠금 열림이 쉬운 것을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집 안에 흙에 묻힌 식물을 키우기보다 제가 없는 동안 신경 안써도 되는 수경식물을 키우는 것뿐이고... 생태실천 소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를 포함하여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생태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공해식품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이것 또한 자본이 대량생산을 위해 유전인자를 조작하고 농약을 사용하면서 값을 낮추는 것이고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존하기 위해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태실천이라는 것도 비장애적이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의 관심은 생태실천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입니다.

반자본운동 중에 자급자족이 해방이 될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해방이 없는 것일까요. 저는 더 고민하는 공동체적인, 누구에게나 가능한 생태실천을 고민하고 싶습니다.

생태가 살 수 있는 것은 나눔이라 생각합니다. 덜 소유하고 덜 먹고 있는 것을 나누어야만 생태실천이 가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