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답답한 마음에 폭주를 하는 일상이다.

오늘 전화 한 통화가 왔다.

"용주야! 너 지금 용산에 있니?"

"아니요. 오늘 야간근무라 사무실인데요"

"나 급하게 서울에 올라왔어. 지금 용산이야. 너 얼굴이나 볼려고 그랬는데..."

"미리 연락을 주셨으면 좋았을건데...거기 상황은 많이 안좋지요?"

내가 참 좋아하고 삶의 지표로 삼고 싶은 82학번 선배이자, 친구같은 좋은 인간이다.
80년대를 노동운동하다 제적과 청송교도소, 다시 노동운동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92년 복적하면서 나와는 인연을 맺게된 이 사람.

80년 광주에서 죽어간 영혼들과 함께하지 못한 원죄의식을 마음 속에서 내려놓지 못해 항상 아파하는 사람이다. 아마 지금 생업을 때려치고 용산에 있는 것도 그 부채를 할부금 갚듯 살아왔던 일상의 한 부분일게다. 

항상 이 사람이 나에게 염려했던 말이 있다.

'너무 외로워하지 마라, 너무 그리워하지 마라, 너무 아파하지 마라'

내일 아침 퇴근하면 미루었던 도교육청 천막농성장에 가야겠다.
싸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투쟁현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고립이고 외로움이다.
그 외로움 때문에 싸우다 죽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 외로움 때문에 운동에 대한 자기배반까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려운 시절입니다. 힘내시고 아리아리!

작성일 : 2009-01-21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