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1년 11월부터는 유럽연합(EU) 27개국 약 300만명의 파견 노동자도 임금과 휴가 등 근로조건이나 교육 등 각종 복지 측면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유럽의회는 2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임시 파견근로자 지침(Temporary Agency Work Directive)’을 승인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지침이 통과된 것은 2002년 3년 EU 집행위원회가 최초로 제안한 지 6년7개월 만이다.

지난달 15일 EU 고용위원회가 제출한 공동입장(Common Position)을 전혀 수정하지 않은 채 의회가 승인함으로써 이 지침은 곧바로 법률로 확정됐다.

하지만 이 지침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모든 회원국은 3년 이내에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

지침에 따르면 파견노동자는 고용주 측과 별도의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첫 근무일부터 임금, 휴가, 근무시간, 시간외 근무수당, 육아휴직 등 근로조건과 관련해 정규직 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파견노동자는 또 구내식당, 탁아소, 통근버스 등 각종 복지시설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도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파견노동자는 근무 중이나 근무를 하지 않을 때도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지난 5월 재계와 노동계 사이에 이와 관련해 합의를 본 영국의 경우 예외적으로 파견노동자가 12주 이상 근무한 이후부터 정규직 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지침 통과에 기여한 할렘 데시르 유럽의회 프랑스 대표는 “유럽 내 파견노동자는 약 300만명이며 이들이 창출하는 생산총액은 750억유로”라면서 “이 지침은 ‘사회적 유럽’에 대한 기대가 강할 때 사회적 법안도 얻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지침을 처음 제안한 EU 집행위원회는 파견노동자의 권리를 신장하는 지침을 의회가 승인한 것을 환영했다.

블라디미르 스피들라 EU 고용 및 사회문제 담당 집행위원은 “지침의 승인은 유럽의 모든 파견노동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유럽’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 “이번 지침은 27개 회원국이 모든 시민을 위한 결정을 하고 눈에 띄는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찬제기자>

작성일 : 2008-10-24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