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공동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강원지역의 하반기투쟁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자리가
지난 8월 29일 춘천에서 열렸다.
 
예상대로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했다.
 
당일 참여자들의 숫자로만 보아도 공동투쟁은 물 건너 간 건지도 모른다.
관심이 없는 건지
굳이 그런 토론회 하지 않아도 공동투쟁이 잘되고 있는 건지.
 
촛불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어떠한 의제를 중심으로 공동투쟁을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였다.
 
촛불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는데
발제자들의 몇 분 언급으로 해소될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
거기에다 하반기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라는 쉽지 않은 주제가 같이 주어지면서
애초에 시간적으로 부족한 토론회였다고 생각한다.
 
촛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전혀 새로운(!)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촛불의 한계는,
바로 대중의 자생성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대중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놓은 투쟁전선에서 조직대중이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활동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그저 대중의 자발성에 놀라서 “어~어~ “ 하다가 대중이 빠지기 시작하자 ”이제 끝난 싸움이야“라며 대중보다 먼저 무너져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촛불에 대해서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기합리화에 다름 아니다.
촛불의 긍정성이나 등등에 대해서 논하기 보다는
촛불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툭! 하면 대중의 자발성 운운하고.
최근에 들어서는 다음 아고라에 뿅~ 갔는지 온라인. 어쩌고저쩌고 한다.
 
쫌 극단적으로 비교한다면
신앙인들은 매주 빠지지 않고 교회나 절에 나가고.헌금도 하고 그러는 열정을 보이는데
왜? 운동하는 인간들은 그런 사람들의 1/10도 쫓아가지 못하는가? 라는 쓸데없는 평가나 하고 늘어져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관념적인 평가 틀에 매여 있는 한 절대로 대중을 조직할 수 없다.
사실 대중을 조직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런 평가를 종종 한다.
대중과 직접 부딪혀 본 사람들은 놀랄 일도 아니다.
대중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아니까.
 
문제는 촛불의 평가가 아니다.
 
하반기에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촛불은 이미 사그라졌다.
현재 조직대중의 상태로 보아 다시 불씨를 지피는 것이 만만하지 않다.
 
자신감을 회복한 이명박 정권은 대중과 노동운동을 분리하면서 치고 들어올 것이다.
그 시발점이 나는 언론에 대한 탄압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론장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공기업민영화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덤으로 ‘세제개편’으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중산층들을 달래면서.
 
그런데 하반기 공동투쟁의 의제가 무엇인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의제가 되었건
우리는 하반기에 투쟁을 할 조직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제는 이명박이 선점할 것이고
그 곳이 바로 전선이 될 것이다.
 
암튼
우리의 조직력으로 보아 무슨 무슨 의제..하는 것은 주제넘은 이야기다.
물론 주관적 희망을 뭐라 할 수 없지만.
 
어떤 의제와 어떤 전술이 되었든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력.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고립 분산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동투쟁 어림없다.
 
강원지역의 상태만 보더라도
각 지역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이 있지만
투쟁사업장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안쓰러워하는 몇몇 개인들의 지지방문 정도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공동투쟁은 택도 없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그것이 주체들이 거부하고 있는 것이든
아니면 주체들이 뭘 몰라서 그러는 것이든
고립 분산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상황을
연대투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하반기 공동투쟁은 또 다른 보여주기식 상층 중심의 이벤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토루코투쟁을 보라
누가 도루코투쟁을 승리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전술과 연대를 말하고 있는가?
그런 단위가 존재하기라고 하는가?
없다.!
 
도루코 투쟁만 그런가?
병설유치원투쟁은?
강원랜드 투쟁은?
농협노조 투쟁은?
 
지금은 거창하게 무슨 의제롤 놓고 투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연대투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모든 투쟁에 대한 책임을 온전하게 단위노동조합에 던져버리고
무슨 연대투쟁을 한다는 말인가?
연대투쟁이 뭐..가끔 가다가 돈대고 몸대는 투쟁인가?
그러다보니 투쟁의 주체들도 연대단위에게 말하는 것이
돈이 없다느니..사람이 없다느니 하며 자신들의 필요한 것만 요청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연대투쟁을 그렇게 형편없는 것으로 만들었으니..
 
하반기 공동투쟁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쟁에 실질적인 연대투쟁을 만들어가기 바란다.
지역차원에서
산별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게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진정한 연대투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이러한 연대투쟁을 만들어 가야할 가장 커다란 책임은
바로,
민주노총 각 시협의회와 상급조직에 있다.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지 않고 어떻게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만들 수 있겠는가?

작성일 : 2008-09-01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