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는 세계를 중심과 주변으로 나누고 안팎을 분할하며 경계짓는 것이다. 중심도 주변도 내부도 외부도 없는 교통 공간 속에서 공동체는 스스로를 접어들이는 것처럼 내부를 형성하고 내부를 조직화한다. 내부를 위협하는 것은 외부로 추방하고 외부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득재 [가족주의는 야만이다] 55쪽.

뭐..나쁜 공동체라고 해야할까..공동체에 대해서 이렇게도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서로 나누기 위한 공동체로 있지만 아마도 본능적으로 공동체는 이렇게 '너와 나'를 그리고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용을 운동에서는 종파주의라고 한다.
그래서 외부에서의 비판은 속칭 '내정간섭'이 되어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내부의 운영은 외부에 철저하게 비밀로 부쳐진다.

운동이라고 한다면
끝임없이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고 소통하는 것이다.
물론 소통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소통한다는 것을 운동에서는 '연대'라고 한다.
요즘 연대가 참으로 거시기 해지면서 '공동행동(투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연대의 기본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한다는 것은 함께 행동하고 함께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요즘 연대는 함께 공유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외부에 요청하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그래서 요즘 연대는 천박한 몸대주기 이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조직이기주의-종파주의는 비밀이 많다.
너와 나를 구분한다.

그 원인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영향력-지배력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게 되면서 내부의 운영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차단된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접근에는 조직적으로 대응한다.
철저하게 무시하거나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비난에 가까운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나.와.바.리

운동권의 나와바리-종파주의는 그렇게 형성된다.
한번 형성된 나와바리-공동체는 절대 순순히 소멸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생존의 근거가 바로 나와바리이기 때문이다.

그 나와바리를 근거로 발언권도 생기고
지역에서 대우(?)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나와바리를 근거로 다른 나와바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파주의자는 자신의 조직을 지킨다고 생각하지
절대로 종파주의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종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의식적으로 외부와 소통하는 것.
다른 조직과 사람에 대해서 신뢰하는 것.
함께 행동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안하는 것.

그래서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대중활동을 하면서 자기 조직원을 조직하는 일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자기 조직원으로 포섭하는 순간
생기발랄하고 창발적이던 사람이 조직에 갇히면서 우울증에 걸린다.
조직의 한계를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그렇게 조직간의 자기 조직원 챙기기가 시작되면서
대중조직은 분열되기 시작한다.

조직원은 그 사람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책임있는 행동에 의해
자연스럽게 본인이 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작성일 : 2008-08-24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