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쉼없는 전진께서 2박3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무사히 귀향 했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굳건히 지킨  여정이었습니다.
무게와의 싸움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발 전진했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것 죄송하구요.
대신 저는 월악산 산행으로 답합니다.
월악면 억수리는 저의 장인과 장모님이 계신 곳입니다.
억수리 동리는 월악산남쪽끝에 자리한 작은 동네이지요.
덕산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하루에 3번만 운행하는 오지의 산골 마을 이지요.
20년 전에는 사법고시에 여념이 없는 청년들이 이곳을 거쳐가곤 했습니다.
그에비해, 장모님이 시집오고 몇년이 지난 후부터는 월악의 빨치산들이 산을 내려와
창고에 쌓아둔 곡식과 된장 고추장등을 몰래 가져가곤 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60년도에는 마지막 빨치산이 이곳에서 최후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정순덕 빨치산도 이곳을 거쳐 지리산을 오가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노안분들에게 회자되기도 한답니다.
같은 청년들!
똑같이 부모에게 귀한 자식들이 삶과 죽음에서 처한 상황은 그렇게도 틀립니다.
어떤 청년은 고통속에서 죽어가고, 어떤 청년들은 권력을 잡고  무소불위하고....

아침 6시에 억수에서 출발하여 월악까지는 6킬로 여서 가볍게 도착하였고,
월악산 등산길 초입새 신륵사 까지는 1.5킬로  신륵사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도에 정진하는 초보 스님들이 있는 곳이라서 인가 봅니다.
신륵사에서 월악 영봉까지는 산길로 5.4킬로 .......
중간 능선에 도착하니 영봉이 2.1킬로 남았더군요.
그곳에서 바라보니 중봉과 소봉이 저만치서 자태를 드러 내고 있습니다.
아들과 함께하는 산행은 뿌듯하더군요.
삼거리에서 1.5킬로를 지나니 영봉을 오른쪽으로 휘감아 도는  계단이 시작
되는 곳입니다.
밑에서 바라본 영봉은  거의 200미터가 넘게보이는 기암 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산행하니 0.6킬로가 남았다는 푯말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더군요.
여기서 부터가  힘든 산행이지요.
코가 닿을듯 말듯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정상이 눈에 보이기 시작 합니다.
영봉에서 저멀리로 치악산이 가물거리고 , 충주호가  구비구비  흐르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살아갔던 빨치산들은 배고픔에, 억압에 산으로 피신하여 반제, 민족해방
의  기치를 걸고 투쟁의 선봉에서 싸워 왔을 겁니다.
때로는 폭격을 피해 영봉  어느곳에 피신하여 내일을 기약하기도 했겠지요.
이 험한 능선 어느 곳에 그들의 숨결이 있는듯 합니다.
1060미터의 영봉 마지막 계단을 끝으로 우회하면 덕주사가 있고 중봉과 소봉이
길게 자리 하고 있습니다.
소봉 을 지나면 경상도가 지척에 있고 지리산이 또 연결 되겠지요.
빨치산의 근거지는 나름대로 훌륭 합니다.
그들의 자취를 따라 내려오는 산길은 뜨거운태양과  시원한 높새 바람이
정신을 맑게 수놓고 있습니다.
꿈속에서 깨어보니 벌써 월악 슈퍼 앞입니다.

* 쉼없는 전진, 임동이, 임동지 친구분, 몰티제 ,이석봉
9월 산행 날짜 잡읍시다. 치악산 비로봉 산행 같이 하실분은 누구나 환영 합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사진은 위에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작성일 : 2009-08-18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