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에 기반한 후보단일화는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향후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4.27보궐 선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야권은 야권연대에 기반한 후보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과 1대1의 구도를 만들어 맞서고 있고, 한나라당은 야권연대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좀처럼 향방을 점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강원도지사 선거도 박빙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여론조사를 거쳐 최문순 민주당 후보를 야권단일후보로 확정하였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바로 다음 날인 13일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당과의 강원도지사 후보단일화에 대해 비판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문 내용을 보면 민주당을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어떠한 연합도 있을 수 없기에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한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은 노동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동지들에게 지금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지 않고 민중들의 삶의 출구와 진보정치, 노동자 정치의 미래가 있는지 묻고 싶다.

얼마 전 신문에 4대강 본류 사업에 22조를 쏟아붇는 것도 모자라 지류 정비에 30조를 쏟아붇는다는 기사가 나왔다. 대한민국 대학생을 300만명으로 해서 1인당 반값 등록금을 400만원으로 12조원이 소요된다. 간단하게 4대강 사업을 안하면 반값 등록금 충분히 할 수 있다. 등록금 반값만 돼도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었지만 부자감세 철회, 4대강 사업 중단만 해도 민중들의 삶은 나아질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의 심판 없이 민중들의 삶의 대안은 없다. 이미 민중들도 이명박 정권하에서 더 살기 힘들어졌다라고 하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정권이 총, 대선에서 재집권을 하게 된다면 진보개혁세력에게는 재앙이다.

이명박 정권이 자기들 말 잘 듣는 수구보수단체들에게는 보조금을 2배 넘게 지원한 것. 집권초부터 촛불을 든 진보개혁적 시민사회단체를 탄압해온 점.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등을 통해 정권을 뒷받침하는 세력을 양성하고 언론을 장악함으로써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한나라당의 영구재집권을 위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요즘 KBS뉴스를 보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민주노총은 어떠한가. 이명박 정권의 목표는 민주노총 죽이기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은 타임오프 만들어서 민주노조의 활동력을 대폭 제한하고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로 어용노조를 통해 민주노조를 죽이고자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법제도적으로 옭아매서 꼼짝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민주노총 현장에서의 노동탄압은 극에 달하고 있다. 공공노조의 경우 노조를 얼마나 탄압하느냐가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의 첫번째 기준이 되면서 사용자의 일방적인 단협 해지로 노동조합으로서 최소한의 단체교섭권조차도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 철도노조의 경우 합법적인 파업을 했음에도 100억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건 정권에 맞서면 무조건 짓밟겠으니 순순히 말을 들으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용자들이 교섭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이 법과 제도, 공권력을 동원해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자본가들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노동현장에서 조합원들의 힘으로 정권의 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저히 노조를 말살하고자 하는 법, 제도로 인해 노조의 손과 발이 묶여가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최소한 노조법이라도 개정해야 민주노총 현장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이 재집권한다면 민주주의는 질식당할 것이고, 민주노총은 조직적 기반이 심각히 약화될 것이다. 민주노총의 약화는 불을 보듯 진보단체와 진보정당의 약화로 귀결될 것이기에 이명박 정권 심판없이 노동정치, 진보정치의 미래는 없다.

누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똑같은 놈들이다라고 한다. 물론 필자도 민주당이 신자유주의세력이라고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한면 만을 보는 것이다.

민주당은 분명 한나라당에 비해 개혁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실제 현실 정치에서도 법제도를 바꾸기 위해 민주당과 연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조법을 전면 재개정하기 위해서도 현실정치에서 민주당을 공동대응 해야 하고 실제 공동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을 비롯한 제 야당들이 야권연대를 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을 꺽을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진보세력, 진보정당 단독의 힘으로 한나라당을 꺽고 집권할 수 있다면 야권연대할 필요는 당연 없을 것이다.

이러함에도 야권연대에 기반한 후보단일화를 정치적 야합이라고 매도하는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의 입장은 이명박, 한나라당을 심판하자는 민중의 요구에 배치되는 것이며 전국에서 야권연대,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세력을 다 정치적 야합 집단으로 단정짓는 것이다.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분명 있을 수 있지만 다르다고 해서 이렇게 비난하는 것은 분명 민주노총답지 못한 것이다. 지역에서 진보세력의 단결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가 중요한 정치적 동반자인 민주노동당과의 연대까지도 재고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것이다. 오히려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이 후보단일화까지 가게 된 고뇌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민주노총다운 것 아니겠는가?

필자는 이번 4/27 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가 정세에 복무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명박 정권하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경로와 방도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작성일 : 2011-04-21 0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