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일하는 한 여성 노동자는 “하루 12시간에서 13시간 근무하는데, 화장실을 다녀올 때를 제외하고는 매장에서 앉거나 쉴 때가 없고, 처음 취직을 해서 근무를 하면 3일에서 일주일은 정말 많이 힘들다”며 “손님이 없을 때도 그냥 서 있어야 하고, (회사에서) 항상 모니터링을 하고 점수를 매기니까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이 매장에는 정직원이 없이 모두 계약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였다.
또 다른 여성 노동자는 “손님이 없을 때는 앉아도 될 것 같은데 계속 서 있어야 하고, 그게 규칙이니까 어길 수 없다”며 손님이 없을 때도 서 있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중소형 마트의 경우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휴식시간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 열시간~열두시간 계속 일을 한다. 손님이 없을 때도 똑바로 서 있으라고... 다리 아픈데도 계속 서 있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한 여성 노동자는 “큰맘 먹고 족욕기를 구입했다. 족욕이라도 안하면 다리가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잠을 못잔다”며 “의자를 비치하라는 법률은 그림의 떡이다. 저희 같은 비정규직은 말하면 괜히 해고당하기만 하니까, (법에 명시되어 있어도) 저희는 혜택도 못받고 차라리 그런 법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하였다.
업체측, “우리만 안한다면 문제겠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업체측에서는 “고객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야 되니까, 의자에 앉아서 일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곳이 의자를 놓고 있는데 우리만 안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지금 이것은 유통업체 전체에서 검토할 사항”이라며 일반적인 관행을 핑계대었다.
그러나 업체측의 설명과는 달리 시민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한 시민은 “동생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데 다리도 붓고 병원도 가고 마사지 받는 기계까지 사가지고 마사지를 받아도 다리가 잘 안 풀어진다”면서 “쉬는 시간을 주거나 앉아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하였고, 다른 고객은 “근무 여건이 편해지면 서비스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님이 있을 때는 손님이 서 있으니까 서서 근무하지만, 손님이 없을 때는 앉아서 근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자를 비치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민주노총 강원본부의 의자캠페인 공문을 받고 의자를 비치하였다는 문막 휴게소의 양정희 영업팀장은 “서비스를 받는 고객님들 입장에서 보면 무례해 보일 수도 있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의자 설치를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캠페인화 되면서 민주노총에서 공문이 내려온 후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를 한 후에 의자를 배치하게 되었다”며 “손님이 앞에 오시면 바로 일어서니까 크게 언짢아하시는 분들은 없고, 오히려 예전에 의자 없을 때는 손님들이 더 걱정을 하셨다. 의자가 있는 게 더 편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의자 비치로 “오히려 긍정적인 고객들이 더 많다”고 하여 고객의 반응을 우려하여 의자를 비치하지 않는 업체 관행이 기우라고 하였다.
문막휴게소에서 의자를 비치한지 1주일. 문막 휴게소의 노동자들은 마감할 때나 낮에 손님이 없을 때, 야간에도 손님이 없을 때 잠깐 앉아 쉰다. “하루 12시간을 상당히 피곤한데 잠깐이라도 앉아 있을 수 있어 몸이 편하고 기분도 한결 좋아지는 것 같다”며 여성 노동자들은 의자 비치로 인해 근무여건에 상당히 만족해 하고 있었다.
민주노총 강원본부 박경선 부장은 “고객들 설문조사 결과 의자를 비치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의자가 제공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며 “사업주들은 더 이상 고객들 핑계를 대지 말고 의자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도내 대형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등 145곳에 질의서를 보냈는데 문막휴게소 하행선, 태백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만 답변이 왔고 이 두 곳은 모두 의자를 비치하였다”며 의자를 비치하는 것이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는 20여만명.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권리를 포기하고 있어”
이미 법제화되어 있는 의자 제공의 의무. 고객 불만의 우려로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관련업계의 생각과는 달리 대다수 시민들은 의자 제공에 찬성하고 있었다.
관련부처는 업계의 눈치를 보고, 업계는 고객의 눈치를 보는 사이에, 법에 명시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들. 이후 혹시 의자를 제공한 사업장을 보게 된다면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 보는 건 어떨까. 고객이 되는 시민들의 의식 전환은 내내 서서 일하는 20여만 노동자의 권리 찾기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서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게 의자캠페인"을 고민하면서, 춘천 GS마트의 노동자 두분을 만나뵈었던 적이 있습니다.
두분 모두 "의자에 앉아서 일하면 좋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반응이었습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앉아서 일하는 사례를 만들고, 이러한 사례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가급적 대형마트를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마트나 GS마트에 단체로 쇼핑 한번 가는 건 어떨까요? "서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게 의자를" 몸조끼를 단체로 입고 마트 안에 들어가서 장을 보면 자연스레 홍보가 되고,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눈여겨 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장은 조금만 보구요^^
혹시 동의하시는 분 계시면 '번개 장보기'를 한번 추진해 보겠습니다. (제가 뭘 제안하면 반응이 별로 없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