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운동](7)토론회-친환경농업의 현실과 로컬푸드과제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접적 소통 중요"
친환경농업 발전 위해 가격 경쟁력 통한 직접거래 필요
소비자 구매 시 신뢰성·편의성 강조...지자체 지원 필수

강원일보사와 춘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춘천소비자생활협동조합, 춘천노동복지센터가 공동주최한 ‘춘천 친환경농업과 로컬푸드 운동과제’ 토론회가 지난 11월 27일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승선기자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 로컬푸드’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친환경농업의 현실과 로컬푸드 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지난 11월27일 오후 2시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강원일보사와 춘천생협, 춘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춘천노동복지센터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접적 소통과 지역 농특산물의 원활한 공급 체계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 사회 △엄한진·정동일 한림대 교수

■ 발제자
△ 김태수 춘천친환경농업인연합회 대표
△ 박정환 방송대 강사
△ 이강익 춘천지역고용포럼 정책실장
△ 유병욱 강원일보 경제부장

■ 토론자 △이재수 춘천시의원 △윤동은 춘천시 친환경농업담당 △김선옥 소비자생활협동조합 과장 △박수남 춘천교육청 학교보건급식담당 △최혜옥 시니어클럽실장 △황호중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학부모모임대표

■ 제1발제=친환경농업의 현실과 전망

김태수 대표=“춘천시 농업의 문제점으로는 취약한 가격 경쟁력과 대량유통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 독자적인 친환경브랜드가 없는 것과 배후 소비자의 소비지원이 미약한 점도 들 수 있다.

지역 농산 우선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춘천생협도 지난해 지역농산물 거래 실적은 2,000만원을 약간 넘는 정도로 이는 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에도 못미치는 매출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주력작물과 동떨어진 친환경농업과 주력 선도농가가 키워지지 않는 발전전략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춘천의 친환경농법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과 규모에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지자체의 지원방식과 지원규모에 따라 생간원가에서부터 가격경쟁이 약화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생산, 관리, 유통을 관통하는 일관된 지원책도 경쟁력을 갖추는 원동력이 된다.

또 고품질 명품화나 소비자 직거래 유통망 등을 통한 판매유통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가격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대형 유통매장의 대량 판매보다는 품질의 우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거래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그 직거래에서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대상은 바로 지역 소비자다.

이밖에 주력작물의 2차 가공생산시설 설치와 체험 및 농촌관광 연계 등이 필요하다.

또 시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일반적인 지원을 넘어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 제2발제=소비자의 친환경농산물 소비경향 분석

박정환 강사=“춘천지역고용포럼이 최근 춘천지역 2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소비자 대부분은 광우병(28.3%)과 유전자조작작물(28.3%), 농약(24.3%) 등을 위험 식품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장에서 구매하는 농산물을 안전한 것으로 보는 응답(18.2%)보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응답(23.2%)이 많았다.

이는 먹을거리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격 대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견해가 많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42.8%)는 의견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친환경농산물의 가격 프리미엄을 낮춰 소비확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친환경농산물의 확대방안으로는 학교급식에 적용(59.7%), 직거래 확대(27.2%)로 나타나 학교급식에서의 급식비 인상도 감수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번 설문을 토대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확산을 위해서는 신뢰회복을 위한 정보전달 방안을 마련하고 가격 프리미엄을 최대한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 학교급식도 더 이상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

소비자들은 친환경농산물의 구매시 편의성과 판매자의 신뢰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해야 한다.

로컬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역농산물 직거래 판매사업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요구와 소비패턴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제3발제=로컬푸드 운동의 국내외 사례와 함의

유병욱 부장=“언론이 로컬푸드 운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멜라민 파동 등과 연관된 현안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이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로컬푸드 운동은 세계적으로 보면 사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작돼 공동체지원농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으며 4,000여개의 농민시장도 이미 성황을 이루고 있다.

캐나다는 도시농업운동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지역텃밭 및 학교텃밭 가꾸기 사업과 도시옥상농업이 핵심사업이다.

강원일보가 취재한 일본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모태가 되는 생산자·소비자 제휴 운동이 1960년대에 출발해 1990년에 이르면서 신농업기본법 등으로 제도화됐다.

2003년 농림수산청에서 ‘지산지소 추진에 관한 정책제안회’가 개최되면서 전국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특이한 것은 일본은 농협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농협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입 농산물로 인한 지역 농산물 가격의 폭락과 농민 고령화로 농협 간 통폐합이 불가피하게 됐고 이에 대한 돌파구로 지산지소 운동에 동참, 직매장 운영에 나섰다.

특히 효고현은 ‘농협 파머스마켓’(직매장)을 지역에 430개 운영하고 있었으며 대형 판매점은 물론 지역 소매점과도 계약을 체결, 농특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양평군과 충남 아산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 제4발제=로컬푸드 운동의 전망과 과제

이강익 실장=“춘천에서 로컬푸드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도농 통합의 실패를 딛고 단순한 행정적 통합을 넘어서서 실질적인 사회적 통합과 경제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춘천시의 로컬푸드 운동은 학교급식에서 시작돼야만 한다.

친환경 쌀을 학교에서 소비함으로써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춘천지역의 로컬푸드 운동은 올해 본격화되고 있는데 지난 6월 이후 춘천지역먹거리순환위원회 창립과 40여 가구가 참여하는 소비자회원 직거래 시범사업 등으로 발빠르게 추진되고 있다.‘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춘천지역 학부모 모임’ 결성과 춘천친환경농산물유통사업단 운영으로 친환경 학교급식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고 밝혔다.

춘천시내 전체 유치원과 학교의 급식을 정부미에서 친환경 쌀로 전환하게 되면 11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는데 이에 따른 지자체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1차적으로 7,00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읍면지역의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친환경 쌀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친환경 학교급식 운동의 과제는 조례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구심점을 재구성해야 하고 시 자체적인 다차원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 교육청과 일선 학교장과의 대화창구 마련이 선행돼야 하며 급식 모니터와 검수, 급식소위원회 참여 등을 위한 학부모 조직화도 시급한 과제다.”

작성일 : 2008-12-09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