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지역발전정책 추진전략 보고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방향으로 ‘경쟁’, ‘협력’, ‘분권’이 제시됐다.
정부는 지역발전 정책을 발표하면서 ‘선(先) 지방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기본 토대로 지방과 수도권의 상생전략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의 지방정책이 뭐냐 이야기하는데, 실질적인 지방발전을 만들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뜻으로 산술적으로 균형을 만들거나 결과를 균형되게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기존의 여러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계획은 원칙적으로 지켜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지방에서 걱정하지 말고, 지자체 스스로 계획과 대안을 제시해 주면 중앙정부가 확정해 지방이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지방정책을 대폭 손질할 것이라는 지방의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수도권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국토의 성장 잠재력 극대화
정부는 전국을 △초광역개발권 △광역경제권 △기초생활권으로 나눠 다원적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초광역개발권은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 등 해안벨트와 남북교류·접경벨트 등 4대 벨트로 구분해 개발이 추진된다. 특히 동해안 에너지·관광벨트의 경우 동해·삼척은 러시아산 천연 액화가스, 울산·울진은 원자력 등의 에너지 전진기지로 육성된다. 속초와 동해를 잇는 해안선을 따라 관광개발도 이뤄진다. 남북교류·접경벨트는 설악산·금강산의 연계개발을 비롯해 휴전선 155마일의 DMZ 자연생태 보전과 접경지 낙후지역 개발 등이 병행 추진된다.
광역 경제권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대로 5+2 광역경제권을 추진하되, 지역간 자율적으로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정부는 이를 예산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사업성과 분석 등을 거쳐 필요할 경우 광역경제권 추진기구를 지자체간 자율적인 협의체 성격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균형발전특별회계 개편 등을 통해 2009년부터 국고 보조율 상향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기존 일부 사업의 광역경제권사업 전환 등을 통해 지자체간 연계 및 협력사업을 촉진할 방침이다.
기초 생활권은 대도시를 제외한 전국 162개 시·군을 대상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울 방침이다.
중소도시와 소도읍 및 배후 농·산·어촌을 연계하는 기초생활권을 통해 도·농간 통합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교육·의료·문화 등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구상이다.
◇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지역특화 발전
정부는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지역 특화발전을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복합의료 산업단지 등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선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차적으로 새만금을 비롯해 복합의료산업단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공항 개발 등을 대상 산업으로 지정했다.
또 충청권(바이오), 동남권(자동차, 조선), 대경권(모바일), 호남권(신재생에너지) 등은 전략산업 분야간 연계·융합을 통해 신 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광역 경제권별 글로벌 경쟁거점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 행·재정 권한의 지방이양 확대 등 지방분권 강화
정부는 집행적 성격이 강한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관하고, 지방분권 취지에 부합하도록 지방의 재정 자율성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정책적, 광역적 기능을 수행하고, 현지성 높은 집행기능은 지방으로 이관한다는 방침에 따라 우선 1단계로 국도·하천, 해양·항만, 식의약품 등 3개 분야를 금년중 지방에 이관하기로 했다.
정비안에 따르면 국도중 간선(幹線) 기능이 적은 국도의 관리, 한강 등 5대 국가하천을 제외한 하천 관리기능을 지방에 이관하고, 부산항 등 중요항을 제외한 항만의 개발·관리기능을 지방으로 위임한다. 식·의약품 분야는 업소에 대한 지도·단속기능 등 집행기능을 자치단체로 일원화한다.
◇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
정부는 지방의 기업유치와 투자확대 촉진을 위한 정부지원을 확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등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방전용 투자펀드를 확대하고,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방발전이 피부로 체감하는 단계에서 점진적으로 수도권 규제를 합리화하고, 수도권 택지·신도시 개발에 따른 개발이익은 지방에 환원해 지역발전을 지원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 기존 시책(혁신·행정중심복합도시)의 발전적 보완
정부는 원주 등지의 혁신도시를 광역 경제권과 연계해 성장 거점도시로 육성하고, 필요시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보완 방안을 제시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 기존의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혁신도시는 큰 틀에서 변화를 주지 않기로 하고 이전 대상인 공기업의 민영화는 지방이전을 조건으로 추진하되 통폐합되는 기관의 이전지는 지방자치단체간 협의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조율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기업도시로 입주하는 기업은 애초 내년말까지 입주할 경우에 한해 법인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으나 3년가량 연장해 주기로 했다.
새정부가 4개월만에 내놓은 지방정책은 지난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승계하고 새정부가 인수위때부터 밝힌 새로운 지방정책을 패키지로 담기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지방의 민심이 급격히 이반되고 “새정부엔 지방정책이 없다”는 비난이 비등하자 정부가 서둘러 ‘큰 틀’에서만 발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책추진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향후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도 예상된다.
지방에서는 수도권~강원권 고속화 철도건설, 수도권 제2외곽, 부산·대구·광주외곽순환도로 등 광역간설도로망 확충, 경부·호남고속철도 건설, 서울~평택간 고속철도 추진, 제2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정부가 밝힌 교통망 구축에만 수십조원의 예산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상당수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발전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7조6000억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지역 및 광역발전 특별회계로 확대개편해 규모도 1조4000억원 늘린 9조원(광역계정 5조원, 지역계정 4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역발전 정책이 광역경제권으로 확대되면서 일부 예산이 수도권 사업에 사용될 수 있어 지방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방분권 촉진 차원에서 포함된 특별행정기관 3개 부문의 이전도 기대치에는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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