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체험교실 부실 운영 우려

종부세 교부세로 예산 충당 지자체에 부담… 일부 시·군 참여 거부

2008년 07월 22일 (화) 구정민

영어 공교육 강화 차원에서 각 지자체에 거점형 영어체험교실이 설치될 예정이나 관련 예산이 크게 부족, 시설 및 운영이 축소되거나 부실화 될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21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각 지역 거점초교에 영어체험교실을 설립키로 했으나 예산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 자치단체 실정에 맞춰 거점형(시설비와 운영비 지원)과 단위 학교형(시설비만 지원) 중 하나를 택일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는 자치단체가 영어체험교실 설립에 따른 시설비 1억원과 운영비 1억5000만원 등 시설운영비 전액을 지원하면 거점형으로, 시설비만 지원하면 단위 학교형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이나, 각 지자체가 시설설치 및 운영비 전액을 정부로부터 받는 종합부동산 교부세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 도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선 자치단체는 “이미 상당 부분의 종부세를 교육 관련 예산으로 투입하고 있는데, 또 다시 영어체험교실 구축 예산을 종부세로 충당하라는 것은 문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원주시의 경우 4개의 영어체험교실 건립이 추진되면서 총 10억원(1개소당 2억5000만원)이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은 4억원만 책정했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교부세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12억원에 불과하고, 이 중 20%인 2억4000만원을 지역 교육사업에 투입하고 있다”며 “생색은 정부가 내면서 부담은 자치단체에 전가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군은 아예 영어체험교실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단위 학교형처럼 시설비만 지원될 경우 원어민 교사 채용 등 핵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체험교실 운영이 부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각 자치단체와 협의,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교육청은 올 연말까지 도내 48개 학교에 거점 또는 단위학교형 영어체험교실을 설치할 방침이다. 구정민 koo@kado.net

작성일 : 2008-07-22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