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올해보다 5,000억 감소 주요 현안 해결 불투명

도-정치권 공조체제도 제대로 작동 안돼

재정부 23일부터 삭감사업 재심의 주목

시·도간, 광역경제권간 내년도 국비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SOC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는 23일부터 다음달초까지 내년도 국비지원 예산 중 대폭 삭감된 분야에 대한 재심의를 벌인다.

이는 시·도가 요구한 각종 사업예산 가운데 각 부처에서 대폭 삭감된 사업을 재심의하는 것이다.

정부 각 부처의 예산 편성은 톱 다운(부처에 배분된 총액의 범위내에서 개별 사업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방식이어서 이 기간이 내년도 국비 확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도 국비는 ‘광역경제권 발전전략 속에 지역간 경쟁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새 정부의 첫 당초 예산이어서 각 광역경제권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전체 예산(기금 포함)은 올해 보다 7.4% 증가한 276조2,000억원이다.

반면 SOC분야는 올해보다 5,000억원 줄어든 19조1,000억원이 요구됐다.

이 때문에 도가 목표로 하고 있는 동서고속도로(9,400억원), 동해고속도로(6,177억원), 경춘선복선전철(8,251억원), 동해중부선철도(315억원), 국도46호선(1,445억원) 등 주요 SOC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한봉기행정부지사가 지난 18일 기획재정부를 방문하는 등 국비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도관련 예산액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해 ‘도 요구액이 대폭 삭감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사정이 긴박한데도 도와 도출신 국회의원들과의 공조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도 출신 한 국회의원은 “도에서 만든 예산서를 해당 부처에 제시했더니 ‘예비타당성조사 조차 안된 사업이어서 곤란하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타 지역 출신 국회의원까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다른 시·도에 비해 도의 국비확보 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등 도와 정치권간 공조가 겉돌고 있다.

다른 시도가 지역 출신 국회의원간의 간담회, 당정협의회 등을 잇따라 열고 간부공무원이 서울에 상주하는 등 예산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남광역경제권인 부산과 울산 경남은 22일 정치권이 중심이 돼 ‘동남권발전협의회’를 국회에서 구성, 국비확보 작업도 협의회 차원에서 추진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국비 확보 활동이 현 단계에서 너무 노출되면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방식으로 국비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규호·류병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