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글을 읽으면서 정말 너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정 후보를 낙선시켜서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해결의 실마리는 없을까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제 자신이 행했던 과거의 잘못이 기억났습니다. 아픈 기억이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듯 싶어 몇 가지 질문합니다.

십 여년전 저도 학생운동하던 후배를 때린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선배라는 강자의 입장에서 후배의 멱살을 잡고 욕을 퍼부었고, 후배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습니다. 다음날 후배의 얼굴은 멍이 들었고 목 부위에 상처도 남았습니다. 아마 진단서를 끊었다면 전치 4주 이상은 나왔을 겁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상황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후로도 저는 후배를 보았지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후배를 때린 것만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후배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되어 결코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사과를 하더라도 때린 것만 사과하고 싶고 나머지 부분은 오히려 후배에게 사과받고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해가 바뀌면서 서로가 제 갈길을 가고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사는지조차 모릅니다. 이제 더 이상 사과의 기회조차 없습니다.

진보신당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진보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진보신당에서 일어난 일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실이고 지금부터는 가능성 없는 가정입니다.

만약 지금 제가 서로 반목하는 강원도당의 상황을 보면서 강원도당 위원장을 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주변에서 나보고 출마하라고 한다면, 또 내 스스로도 위원장이 되면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저는 어떻게 하면 출마할 수 있습니까?

저는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때렸으며,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고, 당권정지 6개월과 같은 징계도 받지 않았고, 진심이든 아니든 홈페이지 등에 공개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 당사자는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으므로 사과를 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다시는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으며, 아마 앞으로도 없으리라 다짐합니다만, 제 진정성을 남들에게 확인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요? 그저 1~2년 시간이 지나면 되는 건지요?

이제 저는 도저히 저의 죄를 씻을 방법이 없는지요? 저는 평당원을 벗어날 수 없는지요? 아니, 저같은 사람이 진보신당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보신당을 욕 먹이는 것 아닌지요?

그리고 연서명한 분들 중에 대의원분들도 계시던데, 혹시라도 그분들은 큰 잘못을 하신 적이 없으신지요? 우리 사회의 잘못은 ‘폭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폭력은 행사하지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잘못은 하신 적이 없으신지요? (당신들도 잘못이 있을테니까 남을 비판하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만약 잘못이 있다면 어떻게 죄사함이 가능한지요? 혹시라도 잘못이 있었다면, 어떻게 죄를 용서받고 대의원이 되셨는지요?

작성일 : 2009-03-24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