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건 당시 당기위원회 규정과 선거관리 규정이 갖추어져 있었다면 폭력사건 징계를 받은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길기수 당원은 당연히 후보에 출마할 자격이 없을 것입니다. 당규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징계에 대해 그 이후 제정된 규정을 ‘소급할 수’ 없기 때문에 출마가 가능한 것일 뿐입니다. 진보신당은 올해 3월이 되어서야 당헌·당규의 자기모습을 갖추었습니다. 때문에 길기수 당원의 자격 문제는 적용부분에서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3. 폭력에 대해 반성하고, 권위주의적 문화에 대해 성찰해야 합니다

작년에 발생한 폭력사건의 피해자는 사건 발생 후 3일만에 탈당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든, 폭력사건이든 당내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나쁜 결과가 바로 ‘피해자의 탈당’입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 제2창당위원회는 해당 사건이 일어난 직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함으로써 공개사과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있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사건의 가해자가 강원도당 위원장 후보로 단독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 일일까요?

한번 가정해 봅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후보께서 작년에 당 행사 뒤풀이에서 다른 당원을 일방적으로 때려서 징계를 받았었다면 과연 이번 선거에 전국위원 후보로 출마를 생각했을까요? 절차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당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었을까요?

가정이긴 하지만, 만약 노회찬 후보가 작년 폭력사건의 가해자였다면 아마도 출마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러나 강원도당에서는 이런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4. 폭력의 내면화, 그 감수성의 폭

우리는 상당수의 강원도당 당원들이 ‘길기수 외에는 대안이 없지 않느냐?’는 정서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은 2010년 지방선거를 넘어 지역에 뿌리내려야 하고 그 정체성과 내용을 채워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강원지역 당원들의 위기감은 작지 않습니다.

당의 처지가 어렵고, 당원들은 불안하고 초조해 합니다. 잘해서 당을 바로세우라는 격려도 돌았을 겁니다. 강원지역에서 길기수 당원은 오랜 기간 리더십이 작동하고 있는 몇 안되는 당원입니다. 그러나 절차적으로 출마가 가능하다는 얘기일 뿐이지 후보자격을 갖추었다는 문제와는 성질이 다릅니다.

길기수 당원의 폭력사건은 사건 자체로 당내에 잔존하는 권위주의적 문화의 상징입니다. 진보신당은 소수자의 입장, 반폭력의 입장에 서는 당입니다. 작년 그 사건 이후부터 강원도당 위원장 후보로 등록하기 전까지 지난 10개월간 길기수 당원은 피해자의 상처를 방치하기만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당기위원회의 역할을 했던 강원도당 제2창당위원회(비대위)의 권고사항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후보 등록 이후 최근에야 올라온 ‘사죄문’에서도 길기수 당원은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할 만큼, 그리고 피해자의 실명을 비공개로 하라는 취지의 댓글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할 만큼 인권감수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길기수 당원에게 당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서 사퇴를 요구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길기수 당원은 사퇴하지 않고 있으며, 사퇴의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길기수 당원이 도당위원장으로서가 아니라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기를 바랍니다. 진보정당에서 윤리적인 문제로 낙선운동을 고민해야 한다는 상황이 무척 고통스럽지만, 결코 진보신당의 가치와 자부심에 반하는 부끄러운 대표자를 용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길기수 후보 낙선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5. 전국위원 후보님들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후보께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질문들을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질문이 다소 곤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원(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뿐만 아니라 각종 사안에 대한 후보의 견해와 판단에 대해서도 알 권리가 있습니다. 후보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유권자는 풍부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좀 더 바람직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후보의 답변을 통해 유권자들은 후보의 인권감수성과 정치적 판단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당 위원장으로 입후보한 후보자의 도덕성이 문제제기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진보정당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판단을 듣고 싶습니다. (1) 후보께서는 작년 폭력사건의 가해자인 길기수 당원의 강원도당 위원장 출마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길기수 당원을 위원장 후보로서 지지하십니까?  (2) 작년 폭력사건 및 이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지 한 개인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후보께서는 이에 대한 어떤 해결방안을 갖고 계십니까?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한 후보님들의 견해를 알고 싶습니다. 후보들의 답변은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것입니다. 성실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강원도당 소속 당원 

경신(당대회 대의원), 윤효주(강원도당 대의원), 강은미, 손민균, 이성민, 정동해, 조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