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당의 새로운 체계를 마련하는 주요한 시점에 저의 불찰로 인해 당내 분란이 일어나고, 당원들에게 아픔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고, 거듭나는 생활과 행동으로 다시는 당원들을 힘들게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잘한 일도 없고 사건을 되돌려 분란을 일으킬 것 같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당시 사건에 대해 많은 당원들의 말씀이 있으셔서 사정과 당시 느꼈던 제 문제의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강원도당의 봄소풍은 창당이후 당원들의 열의를 애정을 모으는 참 주요한 행사였습니다. 당시 총선결과 안타깝게 당선자를 내지도 못했고 당지지율도 3%에 약간 못 미쳤지만, ‘지못미’ 열풍이 일어나고, 당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여러 가지 사업이 제안되는등 당에는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강원도당 봄소풍도 과거처럼 집행부가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는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화합과 유쾌한 만남을 주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도당의 상근자와 제가 추진한 형식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강릉쪽에 숙소를 마련하기로 하였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속초당원모임에 들르는 길에 제가 몇차례 행사로 이용했던 양양소재의 강원대 수련원에 들려 방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적으로 강대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운영하지만, 예약이 없을 경우 일반인도 받는 시설입니다. 당시 수련원은 온돌을 까는 리모델링중이었고,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한쪽편만 리모델링이 끝나 투숙객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5월3일은 어린이날과 이어지는 연휴여서 우리가 예약하기전에 2~3개의 방을 뺀 모든 방의 예약이 끝나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여러 지역과 단체에서 온 상춘객들이 숙소로 사용하였습니다. 

저희 당원들이 당일 도착해 처음 자리한 곳은 식당앞이었는데 저녁에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부득이 저희는 가로등이 있고 일반인이 투숙하고 있는 방옆의 야외로 저녁뒷풀이 장소를 옮겼고 이곳에서 뒷풀이를 진행한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일반인이 투숙한 방은 채 5m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전에 저는 수련원 관장에게 저녁뒷풀이 장소를 그쪽으로 옮기면서 9시 반정도에는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얘기하였습니다. 관장이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최소한 공공시설을 공동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일정한 정도의 여흥은 즐길 수 있겠지만, 공동사용객에게도 일정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녁과 술을 곁들여 즐거운 이야기꺼리들이 오가는 유쾌한 분위기 였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술을 마시다가 처와 아들을 동행해서 옆에 있던 콘도로 산책을 나갔다 돌아왔습니다. 그 시간이 한 10시경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당원일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노래는 자제하고 한담을 나누며 이후 도착하는 우리의 일행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노래가 다시 시작되었고, 제가 흥분해서 욕설을 내밷으며 언성을 높여 그만하라니까, 말을 안들어 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피해자가 “××, 이게 무슨 민주주의냐? 진보신당이야”라고 소리쳤고,  이에 흥분한 제가 주먹을 휘둘렀던 것입니다.

당시 수련원입구 한쪽에는 “감자진보의 찐한 봄나들이”라는 진보신당당원모임을 적시한 플랭카드가 걸려있었고, 예약할 당시 관장은 제가 민주노동당 길기수 아니냐고 해서 저는 진보신당으로 당을 옮겼다고 하자, 소풍날 노회찬 심상정이도 오겠네 라며 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노랫소리에 불편해 할 숙소의 상춘객이 물었다면 진보신당의 당원들이었다는 것이 알려질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라도 좀 더 차분하게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제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저는 진보신당이 과거의 잘못된 구습을 성찰하고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주관주의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탈당의 계기점이 된 혁신안을 논의한 2008년 2월 3일 민주노동당대의원대회에서 대선평가중 패배라는 말이 “실망스런 결과”라는 표현으로 수정되고 통과되자 수정안을 지지했던 대의원들이 박수소리가 터졌고 많은 이들이 이를 지켜보며 실망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 문화, 의식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주관적 태도를 버리고 대중의 상식과 이해에 기초하여 진보가치를 재구성하고 생활문화를 변화시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일 사건 후 피해자가 숙소를 떠났을 때 2번의 전화통화로 무조건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그 사과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홈피에 그 사건이 거론되면서 즉각 사과가 이루어 지지 못한 이유는 당시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저의 모든 활동과 과거에 대한 문제제기(마초, 십장, 능력부재, 가오시등등 - 지난글을 검색해 보았으나, 당시 글을 찾을 수 없어 정확한 표현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가 있었고 제가 수용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모든 것을 인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글을 많은 당원들이 봤고, 그대로 변명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이 제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었기도 합니다. 또한 일면 사과와 일면 변명이 곁들여지면 창당초기 당내 다른 논란꺼리가 되어 당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당에 그 사건으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잘못을 시인하고 징계를 수용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안에 대해서는 그 당시나 지금이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다만 피해자 개인에 대한 사과가 늦어진 점도 돌으켜 보면 저의 잘못입니다. 

그렇지만 도당위원장으로 출마하면서 조건없이 사과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에서 사과문을 게시한 것입니다. 

제가 노동조합, 정당활동을 근 15년 이상하면서 잘못된 운동문화에 나 스스로도 모르게 젖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반성과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당원들의 질책도 달게 받겠습니다. 반성과 성찰로써 새로운 진보정치의 문화를 만들어내서 대중속에서 우뚝서는 진보정치를 실현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덧붙이는 글 :  피해자 이름을 실명으로 올린 이유 - 지난 금요일 피해당사자를 만나 사과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당사자를 적시한 사과문을 요구했고, 저는 이를 실명으로 적시하라는 뜻으로 이해했으나 제가 잘못 이해했다면 이는 실수입니다.

작성일 : 2009-03-20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