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노점상연합회 생존권 투쟁을 시작하다.

지난 10월 10일 강릉노점상연합회(대표 박대연, 회원 200명 이상, 이하 ‘연합회’)는 강릉시의 중앙시장 노점상 철거에 맞서 중앙시장 중심가에서 소속 회원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동안 대규모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가졌다.

또한 10월 13일에도 중앙시장에서 출발하여 시내 중심가를 1시간여 행진한 후 강릉시청앞에서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고 강릉시 부시장과 직접 대화를 하며 생존권을 요구하였다.

이번 두 차례의 결의대회는 그동안 물밑 단속으로만 진행되어 오던 노점상의 열악한 현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시발점이었고 노점상들의 생존권을 위해 스스로 단결하여 노점상 연합회를 결성하고 투쟁하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걷고 싶은 도로 만들기’ 명목으로 노점상 철거 통보

이번 투쟁은 강릉시가 중앙시장 활성화와 중앙시장 금성로를 '걷고 싶은 도로 만들기'라는 사업명목으로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하면서 노점상을 철거하고 중앙시장 뒷골목으로 이전할 것을 통보하면서 시작되었다. 연합회는 결의대회가 있기 전 강릉시와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으나 시에서는 철거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걷고 싶은 도로 만들기’는 노점상의 생존권을 없앤 후에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노점상도 강릉시민인데 이렇게 무자비하게 내쫒는 것은 강릉시가 정말로 비인간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우리의 가족, 친척, 이웃이 중앙시장에서 노점을 하면서 우리를 키워왔다.

강릉은 산업기반이 없는 도시이다. 농업과 어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시민들이 대부분이고 돈이 급할 때 손수 키운 농작물과 손수 잡은 어물을 머리에 이고 나와 팔았고, 전업으로 하는 노점상들은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농민, 어민, 산촌민의 생산물을 구매하여 주었다. 이처럼 노점은 우리 서민의 생존을 아주 가까이에서 책임을 져준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우리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친척, 이웃이 중앙시장에서 노점을 하며 우리를 먹이고 키우고 입히고 교육을 시키지 않았는가?

노점이 있어야 재래시장도 살아

연합회는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이 살려면 노점상들과 같이 북적대고, 사람이 와글와글하고 시장 같아야 장사가 되지. 싹 밀어 버리고 새로 시작하면, 아니한 말로 이마트 가서 다 사지 뭐 하러 시장에 오겠나”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시민은 “걷기 좋은 도로 만들 곳이 많은데 왜 하필 시장통에다가 만드냐”며 강릉시의 발상이 적합하지 않음을 꼬집기도 하였다.

홍천, 화천, 삼척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재래시장과 노점상을 분리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던 홍천, 화천, 삼척시의 경우 재래시장도 장사가 안되고 노점상도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 결과 재래시장과 노점상을 다시 한군데로 모아달라는 투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시는 이런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강릉시가 노점상의 가치를 인정하고 생존대책을 마련해야

지역의 시민단체에서도 노점상의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회 소속의 노점상들은 60세가 젊은 축에 들 정도로 대부분 고령의 할머니들이며, 한결같이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현실이다. 그런 노점상들이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투쟁을 외치고 있다. 강릉시는 하루 빨리 노점상의 생존권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진보신당이 노점상 생존권 투쟁에 함께 하겠습니다.

진보신당 강릉당원협의회는 지난 10일 투쟁과 13일 시청투쟁에 적극 결합하였고 앞으로도 노점상의 생존권 투쟁에 함께할 것입니다. 진보신당 강릉당원협의회는 당원과 강릉시민에게 노점상의 생존권을 알리는 한편 강릉시에 대책마련을 강하게 주문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자체적인 노점상 실태조사를 통해 노점상 양성화 등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진보신당의 요구

1. ‘재래시장 활성화 계획’과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계획’에 관하여 노점상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즉시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2. 재래시장내 노점상에 관한 실태조사(노점상의 수, 업종, 필요공간 등)를 노점상과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으로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3. 노점상 실명제, 노점상 허가제도, 시간제 등의 조례제정 등 노점상 양성화 방안을 즉시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4. 현재 노점상들의 입장인 ‘금천로를 차 없는 도로’로 용도변경하여 노점상을 이전시킬 것을 서면으로 약속하고 제반 행정적인 사항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

작성일 : 2008-10-16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