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위원(중앙위원) 간선제 선출에 반대한다.

- 우리가 과거의 어용노총이라도 된단 말인가? -

3월 1일, 역사적인 진보신당 당 대회를 앞두고 전국위원(중앙위원)의 선출방식을 간선제로 규정한 당헌 당규안이 1안으로 제출되었다. 전국위원회는 우리가 보통 당 중앙위원회라고 부르던 당 중앙을 뜻하는 새로운 용어이다.

우리는 우선 당 중앙의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고려해 볼 때, 이 기관의 성원을 간선제로 뽑는다는 것에 대해 찬성할 수 없다. 전국위원회의 임무와 역할은 당규의 제정과 개정/ 주요정책 및 당 방침의 수립/사무총장 및 정책위의장, 부문위원회 등의 설치 및 인준 /당헌개정안의 발의 / 예산, 결산안의 심의, 의결 등 실로 막중하다.

중앙대의원으로 구성된 당 대회가 사실상 2년에 1번 개최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기구는 더욱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국위원회는 사실상 현재의 확대운영위 처럼 일상적으로 당의 운명과 직결된 결정들을 처리하는 중심 기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전국위원회의 간선제 구성은 당대표를 간선제로 선출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또한, 전국위원 간선제는 당원대중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87년 6월 항쟁 때부터 우리는 간선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이고 오로지 직선제만이 선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왔다. 우리의 추억 속에 간선제란 어용노총이 자기들 권력에 대중들이 접근하기 힘들도록 조직 안에 장벽을 치는 얄팍한 술수로 남아 있다. 우리가 과거의 어용노총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런 불쾌한 제도를 다른 곳도 아닌 진보신당에서 행정상 편의를 위해 도입하자는 발상에 대해 우리는 심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전국위원 간선제 선출 안이 1안으로 제출된 것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 우리는 이 안이 기각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틀에 박힌 머리로는 당 중앙을 간선제로 구성하는 진보정당을 결코 상상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다소 비효율을 겪더라도 미리 약속된 형식과 질서를 존중하는데서 비롯된다. 행정 효율성을 위해 민주주의 일반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당직자 여러분의 커다란 노고에 깊은 격려와 애정의 인사를 보낸다.

2009년 2월 17일

전국위원(중앙위원) 간선제에 반대하는 진보신당 당원일동

강기철, 권병덕, 임종길, 유석재, 안정훈, 허건 ,허성민, 홍기표  정해춘, 최병천, 걸리버

작성일 : 2009-02-17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