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높은 세율에 '본전' 생각이 날 정도다. 이쯤되면 세금폭탄 수준이다.

영국이 연봉 15만파운드(약 3억원)가 넘는 고액 연봉자들의 세율을 50％로 인상하기로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대부분의 연봉이 15만파운드는 가뿐히 넘기 때문이다.

박지성도 마찬가지다. 2005년 8월 맨유에 입단할 당시 연봉이 200만파운드(약 39억원)였다. 이듬해 4년 재계약을 하면서 연봉은 280만파운드(약 55억원)로 인상됐다. 하지만 그동안 소득의 42％가 세금으로 빠져나갔다. 실질적으로 받는 연봉은 32억원 수준이었다. 세금이 50％로 인상될 경우 박지성은 연봉의 절반인 27억5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특히 '산소탱크'는 올시즌 직후 맨유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2010년 6월 계약이 종료되지만 맨유는 통상 재계약 대상 선수와는 계약 만료 1년 전에 새로운 계약을 한다. 따라서 박지성의 재계약 시점은 올해 여름이다. 올초 박지성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지성이 세 번째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연봉은 7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0％를 세금으로 낼 경우 체감 연봉은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다보니 곳곳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세금 인상이 EPL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웽거 감독은 "파운드화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면서 EPL에서 뛰는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까지 올린다면 세계적인 선수들의 EPL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면 EPL 시대도 막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밍엄 시티의 공동 구단주인 데이비드 설리번도 "EPL로 좋은 선수들이 몰리는 이유는 파운드화와 비교적 낮은 세율 때문이다. 하지만 파운드화가 평가 절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까지 높아질 경우 이적시장에서 EPL의 매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