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영동교육 연구소 워크샵을 위해 쓴 글입니다.
100일이 넘는 촛불 집회 속에서 배제된 비정규직 문제를 사고하는 것
이 촛불집회에 대한 반성의 시발점 이라는 생각 입니다.
촛불집회에 대한 환상을 제거하고 냉정히 돌아 봅시다.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의제들이 시민적 의제 였다는 것을, 그선을 넘어 계급적 문제가 제기 되었을 때 의제 자체가 말해 질 수 없는 것으로 거부 당했다는 것을
촛불 집회 우리에게 무었을 남겼는가.
이글은 외부의 간접 체험에 대한 것이다. 물론 반론이 있겠지만 , 서울의 시청광장에서 실재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대중의 구성원으로서 체험하는 것은, 그것이 미디어를 통한 실시간 방송을 통한 체험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전히 중앙 집중화된 정치 구조에서지방 혹은 지역이라는 또 하나의 거리가 존재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동시적 소통을 촛불의 주요한 특징으로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육체가 부딪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미디어를 통해 일정한 거리라는 전제 조건 속에서 보고 느끼는 것과 실제 상황 속에서의 공포와 분노와 즐거움은 다른 것이다. 하여 그것은 내부이기도 하고 외부이기도한 양가적 체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1. 대선과 이명박의 집권과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외면 속에서 한나라당이 압승 속에서 예상된 일이지만, 속되게 말해 머리가 빠개지고 있었다. 이명박이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힘으로 밀어 붙여 완성 하려고 하고 있을 때, 2008년 5월 2일 광우병 발생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여중생들의 주도로 촛불 집회가 시작 되었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비판으로 확장 되었다. 집권 100일이 안된 이명박 정권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타격을 가했다. 10대 여중생으로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87년 6월 이래의 최대 규모의 인원을 시청 광장으로 불러들였다. 다시 광장의, 거리의 정치가 시작 됐다. 많은 해석들이 촛불 집회를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이들의 반란이요 축제이며 투쟁이라고 평가한다. 촛불 집회의 다양한 양태의 한 측면을 규정짓는 자발성과 자율성, 집회 구성원들의 창의성은 기존의 운동권 집회가 지닌 한계성을 넘어선 형태, “정치의 새로운 표현방식을 창조 하고 있다”고 평가 되고 있다. 촛불집회는 다중, 집단지성, 다중지성, 촛불봉기 등의 다양한 표현들을 유통 시키며 새로운 운동 방식을 생산 하고 실험하면서 사회 운동과 노동운동의 퇴조 속에서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반성의 지점으로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00일이 넘는, 상승 국면과 하강국면을 경험하며 뚜렷한 성과물 없이 ‘촛불 집회’라는 대중 투쟁은 꺼졌다. 투쟁 동력의 상실은 예고되었던 것이었다. 그 시작이 우발적인 사건과의 만남 속에서 시작 되었듯이 그 미래도 예측하기 불가능하다. 다만 과장과 환상 혹은 열광 없이 촛불 집회에 대한 평가와 의미화에 대한 간접적 평가 속에서 우리의 길을 찾는 것이 촛불집회가 현재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이다. 또한 촛불 집회의 방식에 대한 과도한 찬양과 구성 주체에 대한 정치적 낭만화에 가려진, 촛불 내부에서 또다시 배제된, 사회로부터 촛불집회의 전개과정 속에서 ‘말해 질 수 없는 것’들로, 확장되는 의제들 속에서도 이중으로 배제된 사람들, 촛불 집회내의 소수자들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2. 87년 민주화 운동이후 10년 뒤 차례로 집권한 자유주의 세력이 추진한 시장주의 개혁은 서민의 삶의 불안정화를 심화 시켰고, 정치적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 미래를 걸었던 세력으로 부터 국민은 정반대의 것을 돌려받았다. IMF가 발생한 이후 집권한 김대중은 기업의 구조조정과 민영화에 국민의 세금을 구조조정 자금으로 쏟아 부었다. 2003년 집권한 노무현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는 사회의 모든 부를 가진 10%로와 지속적으로 빈곤화 하는 90%의 구조적 양극화였다. 이러한 구조적 양극화는 유효수요의 잠소에 의한 경제위기의 일상화와 과잉 생산 위기를 주기적으로 되풀이 한다. 그 결과 오늘 우리가 보는바와 마찬가지로 실업자의 발생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속한 증가(현재860만)를 발생 시키고, 정규직 노동자는 항시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불안한 위치가 비정규직이라는 방어막을 통해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년을 집권한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실망은 ‘경제만 살리면 된다’ 는 환상 속에서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에서 노무현과 열린 우리당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선택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선 반년이 되지 않은 기간에 이명박 정권은 자신의 본색을 오해 할 수 없게 들어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강행, 영어 몰입교육, 4 .15 교육 자율화 조치 독점재벌과 부자들만을 위한 경제 정책, 전기, 가스, 물의 민영화, 공기업 독단인사, 번복되는 경기 전망 속에서 대중의 분노와 실망이 누적 되었고, 국민은 747 공약의 사기성을 인식한 것이 아니라 느꼈다. 그러나 촛불집회 이후에도 이명박에 대한 지지율과 달리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높다. 어찌 이해해야 할런지...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포기한 4월 ‘쇠고기 협상 타결’은 단지 누적된 불만이 거리에서 폭발하는 기폭제였다. 건강 이라는 일상의 문제는 현실의 정치적 문제가 되었다. 정치가 자신의 생명과 연관된 문제가 된 것이다. 자기의 자식과 부모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는 의식은 우리가 예견하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지금까지의 침묵을 깨고 발언하도록 만들었다. 지난 10년의 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경험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과 반년의 체험은 두 정권 모두 대중 자신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 하게 하였고 촛불 집회가 쇠고기 문제를 넘어 이명박 정권의 경제 정책 전반의 기조에 반대하여 확산 되는데 일정 정도의 역할을 했다. 대중들에게 노동자 농민과 이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대변 한다는 민주노동당과 분당한 진보신당도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대안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사회전반의 신자유주의화 속에서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자신의 권리에 위협을 느끼는,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에게 제도 정치권내에 어떠한 선택지도 존재 하지 않는 상황은 대중으로 하여금 “광장”에서, 거리에서의 직접 정치를 행하도록 강제 하였다. 이것이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 혹은 그것의 “계급적 한계”를 의미 할 것이다.
촛불 집회는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적 모순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란 사건과 맞물려 폭발한 것이다. 87년 이후 최대의 인원이 결집한 촛불집회의 동력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낀 대중이다. 불과 몇 달 전 이명박을 선택한, 혹은 선거 자체를 외면한 대중들이다. 그 동력은 삶의 불안에서 오고,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지지로 바뀔 수도 있다. 원인이야 어째든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패배했다. 국가를 전복할 것 같던 촛불집회의 현상적 결과였다.
3. 촛불집회는 2008년 5월 2일 처음 시작되었다. 참석자의 70%가 중고생이었다. 그들은 경쟁 교육으로 내몰리고,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 수입으로 가장 빠른 위험 대상, 이 사회의 불합리성에 버려진, 청소년이란 이사회의 ‘소수자’이다. 제일 처음으로 그들이 거리로 나섰다. 미친소, 미친교육을 반대하며 전교조가 합류했고,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비판이 시작되었다. 이후에 1700여개의 시민 단체로 이루어진 대책회의가 구성 되어 합류 했다. 촛불집회의 주류가 10대 중고등학생에서 30-40대로 이동하고 있었다. 노동자들과 동맹 휴업을 한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합류 했다.
어떤 사람은 촛불 집회 속에서 기존의 민중운동의 주체는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농민, 빈민, 학생, 지식인이 주축이었고, 시민운동의 주축은 주로 소비자, 유권자, 납세자들이었으나. 촛불 집회 속에서 민중 운동과 시민운동의 주체들의 합류와 새로운 주체의 형성을 본다. 새로운 주체들은 우선 디지털 정보매체를 통해 연결된 네티즌들이다. 이들은 우리사회의 세대, 연령, 계층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한다. “교복 입은 십대, 여성 직장인들, 유모차 앞세운 주부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장들,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 민주노총 노동자들 전교조 교사들, 한총련 학생들, 각급 시민단체 회원들 ......예비군, 작가, 의사, 해커”. 아마도 다양성 그 차체일 것이다. 그는 다양성을 넘어서는 고통의 지반을 형성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본다. 그는 그 속에서 특이성들로서의 다중을 볼 것이다.
한편으로 촛불집회에서 10대 여학생들과 함께 여성 참가자들의 증가와 그들이 새로운 “정치주체”로서의 등장했다는 것이 강조 된다.“정치가 미국산 쇠고기와 함께 생활 속에 잘게 쪼개지면서 시민들 속에 들어왔다. 20이 80을 지배하거나 말거나, ‘정치에는 문외한이에요, 호호호’라고 말할 수밖에 없던 아주머니들이 배운녀자의 살아있는 눈빛을 체득하면서 섹시한 여전사들로 변모했다. 성원의 변화는 시위의 본질과 양태의 변화를 본질적으로 가져왔다. 그러므로 2008년 촛불이 갖는 여성중심의 특징과 문화적 다양성의 특징은 불가분의 유기적 결합을 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들은 촛불집회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기존의 집회에서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정치 주체들의-청소년, 직장 여성들, 유모차부대, 예비군 등등- 등장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열거와 촛불집회 내부에서의 새로운 정치주체의 등장에 관련한 주장들은 동시에 배제된 사람들을 언급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촛불 집회의 과정 속에서 의제의 확장 - 광우병 위험의 쇠고기에서, 교육, 언론 공기업 민영화, 의료보험 민영화 등으로의 -은 자연스런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와 관련하여 촛불집회 내부의 평등하고 자유스러운 논쟁에서도 ‘발언 되어 질 수 있는 것과 발언 되어 질 수 없는 것들’이 존재 했다.
“지난 5월 초부터 촛불집회에 꼬박꼬박 참여했던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 양승준씨(36)는 어느 날 혼란에 빠졌다. 구사대로 파업의 폭력적 진압에 참여했던 회사 인사가 촛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양씨는 “내가 왜 그 사람과 같은 자리에 있게 됐는지…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울구로디지털단지 내 기륭전자 앞.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이런 말을 했다. “기륭 노조원들이 광화문 촛불집회 때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려고 하는데 못하게 막더랍니다. 그것도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이….” 현재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인, 비정규직이란 이름의 860만의 가장 척박한 소수자들이, 다양성과 창의성으로, 기존의 투쟁형식을 넘어 새로운 투쟁 방식을 창조하고, 직접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과 축제의 장이었다는 촛불 집회 내에서 조차도 외면이 아니라 ‘배제’ 당했다. 이것은 이중의 추방이다. 이랜드, 기륭전자, KTX 여승무원 노조 등의 비정규직 문제가 촛불집회 내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기륭전자의 목숨을 건 단식도 1000일이 넘는 장기 투쟁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문제는 촛불 집회 내에서 의제화 되지 않았다. 그것은 비정규직 문제는 촛불의 구성원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계급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 촛불 내에도 두 개의 계급이 존재 한다.”
촛불집회가 보여준 모든 가능성들을 인정하고, 새로운 투쟁 방식을 창조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새로운 주체들을 형성 하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다시금 사고해야 할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왜 이 사회의 가장 절박한 문제가 촛불 집회 속에서 배제 되었는가? 다시 계급의 문제를, 계급투쟁을, 계급적 관점을 사고해야 한다.
![[중앙당] 당원가입](/images/menu_top_ipdang.gi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