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보이는 철길이 '박하사탕'에 나오는 그 철길이다. 여기서 촬영했단다>


2009년 4월 5일  일요일  맑고 포근

거북이 산악회에서 4월 정기산행으로 간현봉 등산을 하다. 산행인원 14명, 산행거리 5.3Km, 산행시간 3시간 45분.

09:55 출발
10:10 두몽폭포
10:42 동굴
11:20 간현봉
11:35-12:19 점심
13:17 정자
13:36 도착

  거북이 산악회 멤버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겨울 동안 쉬었다가 지난 3월에 재개한 이후 조합원들의 참가열기가 느껴진다. 등산 참가자가 늘어난 것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바꾼 덕도 있지만, 거북이 산악회의 취지가 공감을 얻은 때문인 것 같다. 원주 근방의 산을 주로 다니고, 너무 높지 않되, 동네 뒷산처럼 산책에 그치는 정도의 산은 아닌, 말 그대로 거북이 산악회란 취지가 공감을 얻은 것 같다.

  그나저나 요즘 봄철 산불조심기간이라 산행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다. 원주시에서 발행하는 ‘행복원주’에는 감악산은 등산로를 개방한 것처럼 되어 있어서 그렇게 공지를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입산금지란다. 부랴부랴 근처의 산 중에서 입산이 허용되는 곳을 알아보니 제천 청풍의 ‘동산’과 간현의 ‘소금산’이 입산가능하다.

  참가를 예약한 분들이 15명 정도 되는데  길동무의 ‘열매차’ 한 대로는 모자라서 한살림에서 봉고차를 한 대 빌렸다. 한살림에서 차를 빌려 집결장소인 따뚜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네 분이 와 계신다. 다들 모이기를 기다렸다 감악산에 가지 못하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 ‘동산’과 ‘소금산’ 중 어디가 좋을지 물으니 참가자 중 최고령이신 72세의 홍명희 어르신이 간현봉도 등산이 허용된다고 하신다. 잘 되었다 싶었다. 소금산보다는 간현봉이 훨씬 산도 부드럽고 전망도 더 좋기 때문이다.

  지정대교를 건너자마자 강물을 따라 오른쪽의 샛길로 들어가 차를 댄 다음, 동그라미 체조로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했다(09:55). 15분 정도 걸어서 두몽폭포를 지나 올라가면 분지 같은 골짜기를 통과한다. 산에 생강나무의 노란꽃은 벌써 패기 시작해서 약간 갈색 기운을 띈다. 참나무 잎을 비롯해 온갖 나뭇잎도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진달래도 이제 피기 시작한다. 봄도 초봄은 이제 지났다. 봄가뭄인데 며칠 전에 온 비 덕분인지 개울에 물이 꽤 있다.

  분지를 한참 진행하다가 본격적으로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면 큰 바위 밑에 동굴을 하나 만날 수 있는데 바위 위의 진달래가 인상적이다(10:42).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며 10분 넘게 쉬었다가 20여분 넘게 올라가서 간현봉에 도착했다(11:20)

  여기서부터 전망이 일품이다. 간현강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며, 건너편의 구룡산과 소금산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치는 역시 자리가 좋아야 하는데, 이곳 간현봉이 그렇다. 굽이 굽이 간현강 강줄기 바로 옆, 깍아세운 듯이 서 있는 봉우리를 따라 능선을 걸으니 경치가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간현봉 정상을 지나 밥 먹기 좋은 너른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다들 가져온 도시락을 꺼냈다(11:35). 14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갖가지 밥과 반찬을 꺼내 놓으니 조금씩만 맛을 보아도 배가 부르다.

  45분 정도의 점심과 휴식을 끝내고 출발해서(12:19) 건너편의 간현봉과 저 아래 간현강을 가로지르는 기차길과 간간이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며 능선을 내려왔다. 간현유원지 쪽과 두몽폭포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정자가 하나 있는데, 거기까지 오면 다 내려온 셈이다(13:17). 거기서 출발지까지는 10여분 거리, 정자에 써놓은 낙서들이 재미 있어서 그걸 보며 다들 키득거리다 원점으로 회귀했다.

  먼저처럼 회비 5,000원. 뒷풀이 비용 5,000원. 동동주 값 계산하고 남은 돈으로는 차량 두 대에 기름을 넣었다. 지정초등학교 부근의 음식점에 들러 감자전, 도토리묵에 동동주 한 잔씩 나누고 따뚜주차장에서 헤어졌다. 산행 끝난 후 막걸리는 딱 두 잔 정도가 적당하다.
 

작성일 : 2009-04-09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