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의 목숨도 중요한데, 몇 명 죽었다고 해도 난리가 날 일인데, 북한에서는 하도 많이 죽으니까 10만 명 그래도 사람들이 무감각해요. 대량 아사라 하면 아예 백만 명 이상을 생각해요. 사실은 만 명만 죽어도 대량 아사라 할 수 있잖아요. 사람 목숨 만 명이 얼마나 많은 거예요. 미국에서는 이라크 전쟁 때문에 미국인이 많이 죽었다고 난리인데 지금까지 대략 4천 명 정도가 전사했다고 합니다. 4천 명이, 그것도 군인이 죽었는데 저렇게 온 나라가 난리인데, 죄 없는 민간인이 몇 십만 명이 죽는다는데도 다 무감각해져서 조용합니다.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이렇게 시위를 벌이면서 다른 사람 일이라고 굶어 죽는다는 말에는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쇠고기 때문에 촛불 시위를 벌이는 사람에게 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고 있으니 도와주자고 하면, “우리도 힘든데 뭐 하러 도와주느냐. 그 자식들 굶어 죽어도 싸다” 이런 이중적인 생각을 보입니다. 너무나 이기적인 거 아닐까요?

북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거냐 하는 문제는, 지금 논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사람이 죽으니깐 물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빨리 건질 것이냐를 걱정해야 합니다. 건져 놓은 다음에, 이후에도 물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다리를 놓는다거나 배를 더 크게 만든다거나 하는 걸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람이 물에 빠져 떠내려가는데 “다리를 놓아야 한다. 큰 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우리들은 사람을 생각해야 합니다. 민족이니 평화니 통일이니 하는 그 모든 것도 다 사람이 살아야 가능한 거 아닙니까? 정말 정권을 무너뜨리려면 민심을 사야 무너뜨릴 수 있고, 정말 정권을 지키려면 민심을 사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사람을 살려야 합니다. 지금 민중이 겪고 있는 고통을 구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외면하고 무력으로 체제를 지키려고 하고 무력으로 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2008년 6월 6일 대학생정토회 간담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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