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 보니 어제 이건수 당원과 함께 개표장을 끝까지 지켰다. 양형모 당원은 노,심의 탈락소식에 장이 꼬인다며 이석봉 당원을 끌고 알콜을 섭취하러 갔다. 투표날에도 출근해 회의자료를 만들다 끌려온 황정현 당원도 다음날 출장을 염려해 먼저 들여보냈다.

선관위에서 현장에서 제공하는 투표소별 득표현황을 챙기다보니 끝까지 둘이 남아서 득표결과를 정리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노,심의 낙선은 석패다. 강기갑의 당선은 기쁜 일이다. 정당득표 2% 돌파는 큰 자산이다. 0.06%는 못내 아쉽다. 민주노동당은 반토막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텐데 그럴 수 있을지 비관적이다. (4년전 민주노동당에 투자되었던 7% 가까운 정당표는 창조한국당과 진보신당으로 분산투자되었다)

새벽 2시 넘어 양형모, 이석봉 당원이 고생했다며 굳이 소주 한잔 하고 가라 하신다. 역전의 용사들의 눈가가 축축하다.

8년전 우리가 그랬듯이 2년후 지방선거를 돌파하고 그리고 또 2년후 총선판을 뒤집기 위해서, 4년전 탄핵역풍에 굴러온 동전몇닢에 환호작약했던 민주노동당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졸린 눈 비벼가며 투표소별 득표현황을 챙겼다.

역사는 반복된다던가. 8년전 분루를 삼켰던 기억이 아득하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소극(笑劇)이 아니라 희극(喜劇)을 만들도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신나게 달려가자.

* 아침 옆사무실의 위로를 듣다가 한 분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겸연쩍은 고백을 했다. 아뿔싸.

작성일 : 2008-04-10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