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신종플루가 대유행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맞이하여 강원도 당국이 신종플루 무상검진과 무상접종을 위한 예산을 시급히 편성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8월, 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에 의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정부와 강원도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계속해서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와 강원도의 대응은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대책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신종플루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11일 현재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52명으로 늘었으며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신종플루 확진자 중 사망사례가 9건(충청권 4건, 수도권 4건, 영남권 1건)인 것으로 나타나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런데 진보신당 강원도당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강원도 내 신종플루 거점병원에서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비용은 해당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검사 키트와 검사 절차, 병원 형태에 따라 5만원 정도에서 최대 1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저소득층, 서민들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비용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조차 알지 못한 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다른 시도의 경우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신종플루 확진 검사 등에도 특진비를 부과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종플루로 재난을 선포한 나라에서 치료거점병원을 찾아도 긴 대기시간과 질 낮은 서비스에 불만이고, 15만원에 이르는 확진검사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하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1만 5000원을 내고 백신을 접종하라는 게 도대체 온당한 조치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영유아, 노인, 만성질화자 모두 신종플루에 취약한 계층이긴 마찬가지지만 이들 사이에 백신접종 우선순위를 따지는 행태도 기가막힙니다. 특히 장애인들은 전염병에 취약한 만큼 특별한 대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배려가 없습니다.

정부가 예방접종율을 35% 선에서 지키고 있는 정책을 강원도에서 답습하고 있는 것도 재고해야 합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35%의 예방접종으로는 신종플루의 유행을 못 막으며, 최소 54% 이상 국민에게 접종해야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 신종플루 대유행에 대비한 백신 전략 자료에 의하면, 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사람에게 전염을 시키는가를 나타내는 R0( 기초 재상산수, Basic reproductive number)를 1.6으로 추산하고 이에 기초하여 백신접종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4% 이상에게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국민들, 특히 저소득층 서민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강원도 및 도내 각 시군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행동계획에 따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강원도 당국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며 강원도에서부터라도 시급히 예산을 편성하여 강원도 내 보건소에서 신종플루 무상검진 및 무상접종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미 울산 남구 의회 등에서는 ‘인플루엔자 등 신종전염병 검사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이미 자치단체 예산으로 신종플루 검사 장비 등을 구입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검사 키트를 사용하고 검사 절차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면 강원도 차원에서의 신종플루 무상 검진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부디 강원도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이 외에도 각 지역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저소득층, 서민들이 국가적인 규모의 전염병 방역 체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으로 저희들의 활동이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 11. 12.

진보신당 강원도당

[참고자료]

* R0라는 것은 기초 재상산수(Basic reproductive number)라고 하며 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사람에게 전염을 시키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R0값이 클수록 전염력이 강해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킨다.

R0가 1인 전염병은 한 사람의 감염자가 한 사람에게만 전파시키는 것을 의미하고, R0가 10이면 한 사람이 10명을 감염시킨다. 만일 R0가 1보다 작다고 한다면 유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신종플루의 R0는 1.4~4.0사이라고 한다. 계절독감 수준으로 본다면 R0는 1.3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스페인독감 수준이라고 보면 4까지 볼 수 있다.

결국 전염예방대책은 R0를 1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접종율을 과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 계획이라면 적어도 유럽의 경우처럼 최소 54% 이상, 70% 정도의 국민에 접종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작성일 : 2009-11-12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