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가운데, 당장의 방사능 피해를 넘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핵공포가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이미 21기의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한국형 원자로가 설계상 안전하다느니,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적이라느니 하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은 그 구조원리상 위험을 잠시 피하거나 지연시킬 수는 있을지언정 사고의 가능성은 항존할 수밖에 없다. 유일한 대안은 가동 핵발전소 수를 하루 빨리 줄여나가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이미 설계수명이 다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어 온 고리1호기의 재가동을 강행하고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시도를 중단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 2050년까지 핵발전의 전력생산 비중을 59%까지 끌어올린다며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을 강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핵발전을 심각하게 회의하며 핵발전 중단과 재생에너지로의 체제 전환을 서두르는 이 때 유독 한국만 거꾸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자체가 신규 핵발전소 유치를 신청한 삼척, 울진, 영덕은 너무나 익숙한 치킨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핵발전은 안전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경제적이지도, 환경적이지도 않으며 지역의 고용 창출과 경기 활성화에조차 별 도움이 되지 못함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오직 중앙정부와 한수원, 단기적 이익에 눈이 먼 단체장만이 모르거나 실체를 외면하고 있을 따름이다. 핵관련 시설 유치 갈등 속에서 지역민들만 갈가리 찢어놓는 이 악행이 다시 반복되려 하고 있는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도 삼척시민들과 강원도민들의 의지는 이미 뚜렷이 드러났다. 남은 것은 핵발전소 유치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삼척시장의 미련과 이명박 정부의 미몽뿐이다. 이런 고집스런 유치 신청과 부지 선정 작업을 지속하는 것은 삼척시민의 반핵투쟁 기념비를 욕되게 할 뿐이다.  

  진보신당 반핵도보행진단은 핵발전의 위험을 알리고 핵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5월 20일 해운대구청을 시작으로 전국 4곳의 핵발전소와 관련 시설, 그리고 신규원전 선정 예정지역을 두 발로 밟아왔다. 특히 행진단은 “고리1호기, 월성1호기 수명연장 중단”, “신규 원전부지(삼척, 울진, 영덕) 선정작업 중단”, “핵발전 정책 전환하고, 우리 세대에 탈핵 실현”을 요구하며 주민들을 만났다. 이제 반핵도보행진의 동부팀(해운대-삼척) 일정을 삼척에서 마무리하면서 진보신당은 엄중히 요구한다.

첫째, 정부와 한수원은 6월로 예정된 삼척, 울진, 영덕의 신규부지 선정 작업을 중단하라! 

둘째, 삼척시장은 핵발전소 유치 신청을 즉각 철회하고 삼척시민과 강원도민에게 사죄하라!

  진보신당은 향후 이명박 정부와 삼척시의 응답과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반핵도보행진의 의지를 모아 핵발전 정책 전환과 우리 세대 탈핵 실현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행진에 함께 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1년 5월 25일


진보신당 반핵도보행진단 / 강원도당

작성일 : 2011-05-26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