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 좋은 도시가 살기좋은 도시

12일 열린 강원대 자전거포럼에서 생활자전거 필요성 강조돼

'지역을 잇는 자전거도로'보다 '생활 자전거'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12일 열린 자전거포럼에서는 '생활자전거 활성화'와 '지역 간 자전거도로 건설'을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사진=강원희망신문) 12일 오후 2시 강원대학교 서암관에서 열린 강원대학교 자전거포럼에서 '자전거 간선도로'와 '생활자전거도로'의 건설을 두고 열띤 논쟁이 펼쳐졌다. 이날 포럼은 '자전거 간선도로' 및 '생활자전거'에 관한 주제발표, 종합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자전거 길은 녹색성장의 출발점'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선 이상원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은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한 전국 자전거 투어로드 조성" 등 정부의 녹색 자전거길 조성사업에 관해 설명했다. 기조발표 후에는 「자전거 간선도로」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저탄소사회의 자전거도로 정책'과 '경춘선 폐철도를 활용한 자전거 도로 건설방안' 등 주제발표와 '춘천시 생활자전거도로 촉진방안' 및 'Velo-City 2009 유럽자전거학술회의 참관기 및 자전거도로 시스템 개발 정책 방향' 등「생활자전거」에 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백남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탄소사회의 자전거도로 정책'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9위(2005년 기준)이고, 1990년부터 2004년까지의 온실가스 증가율은 90.1%로 OECD 국가 중 1위"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백남철 연구원은 "전 세계 석유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운송 부문(57.2%, 2002년 기준)의 녹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간선국도의 1/3에 지역간 자전거도로가 설치된 독일을 사례로 들며 "도로다이어트와 함께 지역간 자전거도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경구 강원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경춘선 폐철도를 활용한 자전거 도로 건설방안'을 제시했다. 윤경구 교수는 "올해 5월에 춘천시와 가평군이 한강변에 자전거도로 건설을 합의한 바 있다"고 밝히고 "경춘선 폐철도를 이용해 자전거도로가 건설되면 간선 고속도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경구 교수는 또 "경춘선 철도에 자전거 승답 전용 칸을 개설하고 철도역에 자전거도로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철도와 자전거를 연계할 것"을 주장했다. '춘천 생활자전거 이용 촉진 방안'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노승만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전거 프렌들리 정책"이라며 "자전거를 대중교통수단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서로 간 시너지 효과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승만 연구위원은 또 "이용 가능성이 높은 노선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고, 학생 등 주요 수요층에 초점을 맞춰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Velo-city 2009 유럽자전거 학술회의 참관기 및 자전거도로 시스템 개발 정책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철우 강원대학교 건설공학부 교수는 EuroVelo(전 유럽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도시구간'과 운동이나 여행에 이용되는 '지역 간 이동 구간'의 자전거도로는 다른 시스템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 시작단계에서부터 설계 기준이나 재료선정 등 공학적인 자전거도로 시스템의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 내 생활자전거 안전성 확보 시급 기조발제가 길어진 탓에 종합토론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진장철 청정강원21 실천협의회장의 사회로 열린 종합토론은 강병로 강원도민일보 사회부장과 강창구 국토해양부 도로환경과 사무관이 불참한 가운데 시간을 줄여 7시까지 진행됐다. ▲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사진=강원희망신문) 첫 순서로 토론에 나선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자전거가 도로에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2조 1천억원을 들여 전국일주 자전거도로망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전거 이용자들은 비판적인 시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성철 사무국장은 "도심 지역에서 생활에 이용되는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보다 지역 간 연결이 시급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폐철도 활용은 도심 내 자전거 활성화와 함께 추진해야 하며 추진과정에서 동호회 등 자전거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기헌 삼우아이엠씨(주) 대표이사 (사진=강원희망신문) 김기헌 삼우아이엠씨(주) 대표이사는 "서울의 천 3백만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여건이 다 조성돼 있는데 이렇게 소극적으로 움직여서야 내 고향 춘천이 어떻게 될 것이냐"고 유성철 사무국장의 의견에 반박하면서 "서울~춘천을 잇는 자전거도로가 건설되기를 바란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토론에 나선 김석만 강원일보 정치부장은 "공지천 산책로에 대해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다 불편을 겪고 있고 지난 2007년에는 모 초교 앞에서 자전거 타던 어린이들이 레미콘 차량에 부딪쳐 한 명은 목숨을 잃고 또 한 명은 크게 다친 적이 있다"며 "도심 내에서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석만 강원일보 정치부장 (사진=강원희망신문) 김석만 정치부장은 "전시행정적인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하나하나 차분히 실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의 김승일 박사 역시 "장거리 자전거도로의 현실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김승일 박사는 "장거리 자전거도로 건설로 천 4백만 인구를 끌어올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하고, 무엇보다 춘천역에 내린 후 자전거를 대여해 관광할 수 있는 여건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프로그램을 가진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혜혜 춘천시의원 (사진=강원희망신문) 김혜혜 춘천시의원은 토론에 앞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가 살기좋은 도시"라고 전제했다. 김혜혜 의원은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4월의 자전거 사회실험이 홍보 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한편 "고속도로 건설로 50% 이상 통행량이 감소할 국도를 자전거도로로 활용하는 방안과 경강역~김유정역 간 폐철도를 따라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서광석 한국철도대학 교수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전거가 출퇴근 등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것인지 건강 등 레저수단으로 활용될 것인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심규호 춘천시 건설도시국장 (사진=강원희망신문) 마지막으로 토론을 맡은 심규호 춘천시 건설도시국장은 "고속도로 건설과 경춘선 복선전철이 완공에 맞춰 시내까지 들어오는 간선망 건설을 추진해 왔다"면서 "인프라 구축과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객석에 주어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철도시설공단의 허정 과장은 "폐선 개발 방안의 일환으로 자전거도로 건설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에 설명해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면서 "서울, 구리, 남양주, 가평, 춘천에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 따르면 '폐철도를 활용한 자전거도로 건설'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정책의 일환인 '강따라 자전거도로 건설'도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 내 생활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강원희망신문

작성일 : 2009-06-14 11:43